국제항로표지협회(IALA)가 주관하는 2022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호미곶 등대’가 선정됐다.

2022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 ‘호미곶 등대’ 선정 [사진=해수부]
2022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 ‘호미곶 등대’ 선정 [사진=해수부]

‘호미곶 등대’는 한반도 지도 형상 중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경상북도 포항시 호미곶면 영일만 입구에 지어졌다. 한반도 동쪽 땅 끝에 위치한 호미곶은 해를 제일 먼저 맞이하여 근현대사 한국 사학자이자 문인 육당 최남선은 ‘호미곶의 해 뜨는 광경’을 《조선십경朝鮮十景》 중 하나라고 꼽았다.

등대는 1908년 12월 20일에 처음 불을 밝혔다. 등탑 26m 높이에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붉은 벽돌로만 건축되었다. 고대 그리스 신전 양식의 장식적인 문양이 활용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각 층 천장에는 대한제국을 상징한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창문 위치도 층마다 다르게 마련되어 통풍과 비를 막고, 계단은 철재 주물로 108단이 설치되어 총 6층까지 연결되어 있다. 매일 밤 12초마다 불빛을 반짝이며 동해안을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을 책임진다.

2022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 ‘호미곶 등대’ 선정 [사진=해수부]
건축적 특성과 보존 상태, 예술성에서 높은 평가 [사진=해수부]

해양수산부는 지난 2월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항로표지공학회에 ‘호미곶 등대’를 2022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 후보지로 추천했다. IALA는 전 세계 회원국으로부터 등재를 신청받아 등대 ▲역사성 ▲건축적 특성 ▲보존 상태 ▲접근성 등을 평가해 세계등대유산으로 결정한다.

한국을 비롯한 90개 회원국으로부터 많은 신청을 거쳐 호미곶 등대를 포함하여 최종 후보 3곳이 선정됐다. 2월 28일부터 3월 17일까지 제15차 정기회의 끝에 ‘호미곶 등대’가 2022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확정되었다.

다른 회원국들이 신청한 등대들보다 역사는 짧으나, 건축적 특성과 보존 상태, 그리고 예술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파트 9층 정도의 높이에도 불구하고 이중 튜브 구조 설계를 적용해 지진과 해풍에도 손상되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고대 그리스 신전 양식의 정교한 박공지붕과 오얏꽃 문양 천장 장식에서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6월에는 덴마크에서 열리는 제75회 이사회에서 ‘호미곶 등대’를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공식 발표한다. 외에도 경상북도 포항시 제4회 세계항로표지의 날 기념식과 등대문화유산 세미나 기념행사가 열린다. 등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학습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된다. 7월 재개관하는 등대박물관 등을 통해 특별전시회, 등대문화유산 탐방 및 교육, 등대 도장 찍기 여행 시즌3 등 다양한 체험행사로 해양문화관광자원으로서 가치를 전한다.

브라질 ‘산토 안토니오 다 바라 등대(2020년)’  [사진=해수부]
브라질 ‘산토 안토니오 다 바라 등대(2020년)’ [사진=해수부]

한편, 국제항로표지협회(IALA)는 2019년부터 매년 1개의 등대를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하고 있다.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등대를 보존하고 등대를 비롯한 항로표지의 중요성과 역할 재조명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까지 프랑스 ‘코루두앙 등대(2019년)’, 브라질 ‘산토 안토니오 다 바라 등대(2020년)’ 그리고, 호주 ‘케이프 바이런 등대(2021년)’가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