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리·고리연구소는 중국의 한국 역사 침탈 목적과 그 전략·전술을 다룬 《동북공정백서》를 발간해 2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동북공정백서》 는 '한중수교 30년 역사침탈 20년'이라는 부제로 분량이 900쪽에 달한다. 

박승범 고구리·고리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東北史地》를 중심으로 본 중화인민공화국의 고구리사 연구 동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공식적으로 동북공정은 끝났지만, 여전히 동북공정은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최근 중화인민공화국이 보여주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끊임없는 왜곡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동북공정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치공작이며,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어 자국의 세력에 포섭하려는 전쟁의 일단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더는 고구리사를 학문의 영역에서만 다루어서는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박승범 고구리·고리연구소 연구원. [사진=정유철 기자]
박승범 고구리·고리연구소 연구원. [사진=정유철 기자]

박승범 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동북공정은 ‘중국사회과학원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에서 공식적으로 2002.2~ 2007. 2 동안 진행되었고, 이후 동북공정 수행기관이 확대 개편되었다. 즉 2004년 8월 길림성고구리연구중심, 2006년 통화사범학원의 기존 고구리연구소를 고구리연구원으로 개편하는 등 길림성, 요녕성, 흑룡강 성 등에 다수의 ‘동북’ 역사및 민족학 관련기관을 동북공정 이후 고구리사연구 기반으로 확대 개편된 것이다.”면서 “‘길림성사회과학원’은 2004년 1월 그 기관지라 할 수 있는 《東北史地》를 발행하며 고구리사 연구를 주도하였다. 《東北史地》는 본래 길림공학원인문학원의 《장백편총(長白諞叢)》(1996)이 1997년 11월에 《세기평론(世紀論評)》으로, 다시 1999년 2월 길림성문학예술계연합회의 《학문(學問)》으로 제호가 바뀐 것에서 시작하였다. 2006년 3기부터는 《학문》으로 변경되었다가 2017년 1기를 마지막으로 폐간되었다. 따라서 중화인민공화국의 동북공정에 기반한 연구결과물은 다종 다양한 출판사 및 연구기관 에서 발행되기도 했지만, 이 《동북사지》가 사실상 동북공정 결과물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 연구원은 “《동북사지》는 발간 첫해인 2004년 매월 1기씩 12기로 출발하여 모두 첫 섹션으로 ‘동북사지논단’을 두어 각 간기의 전체 방향과 수록 논문의 개요를 제시하였다”며 “첫 간기에서는 동북공정 연구의 대상과 연구범위를 명확히 하고 ‘동북지역의 역사와 지리, 문화, 민족, 고고학 등의 연구발전’을 통해 ‘학술적 권위, 가독성, 지식과 과학적 연구 결과의 교환’을 활발히 하여 ‘동북변경의 역사와 지리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 방향이 ‘국가 주권과 영토보건의 유지’에 있임을 최종적으로 밝힌 것은 ‘동북공정’이 단지 학술적 목적을 위해 시도된 것이 아님을 천명한 것이라고 박 연구원은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정치 외교적으로 주변국 특히 한국에 대한 역사적 도전 즉 역사 왜곡을 통해서 한국 고대사의 영역을 자국사화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경제적 성장에 따른 빈부격차와 지역 간 갈등을 봉합하여 내부의 단결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중화인민공화국의 의도는 6기, 10기, 12기를 제외하고 고구리사와 관련하여 모두 9편의 ‘동북사지논단’이 제시되었을 만큼 《동북사지》가 기획하는 동북공정의 주 목적이 고구리사에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박 연구원은 “요컨대 중화인민공화국은 만주의 역사 지리 연구를 통해 고구리사를 중심으로 이 지역의 역사문화 전통을 중화인민공화국의 문화권으로 규정하고 나아가 경제적 발전을 통한 사회주의적 통일성과 지역발전을 빌미로 한국 고대사의 영역을 자국사화하는 데 목저을 두었다”며 “이것이 바로 ‘동북공정’이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것으로 ‘동북공정’이 단지 학술적 연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 외교적 수단에 지나지 않음을 노골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동북사지》는 이를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분식하기 위한 수단이다”고 지적했다.

《동북사지》 게재 논문의 연구 경향으로 박 연구원은 첫째 ’동일 문화권으로서 고구리의 자국사화‘를 지적했다. 이 논문들은 기본적으로 고구리사가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고 이를 위한 논리를 개발하거나 결론에 도달하지는 않더라도 논문의 서두에서부터 강조하는 논문들이 이 시기에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동북공정기에는 치나(중화인민공화국)의 문화를 중심으로 고구리사가 ’한문화권‘에 속하기 때문에 치나사로 규정하였다.

박승범 고구리·고리연구소 연구원. [사진=정유철 기자]
박승범 고구리·고리연구소 연구원. [사진=정유철 기자]

박 연구원은 두 번째로 ’귀속론(세계유산)‘을 《동북사지》 게재 논문의 연구 경향으로 들었다. 고구리사가 치나사에 속한다는 이른바 귀속론은 《동북사지》 외에도 다른 저작물에서도 많이 다루었는데 동북공정 이후 고구리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은 국제화와 법적 과학적 보호, 관광상품개발이라는 측면으로 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동북사지》의 논문 연구 경향으로 박 연구원은 ’유이민사‘를 들었다. 즉 고구리사를 자국사화하는 주요 근거를 고구리 지역 사람들의 ’중원‘으로 이민에서 찾는 것인데 이 이민을 ’한족‘으로의 동화라는 한 가지 의미에 국한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유이민사를 통해 고구리사가 치나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동북공정기와 그 이후에도 변함없는 논리인데 고구리지역에서 치나로의 유이민만 아니라 치나 지역에서 고구리 지역으로의 이민사를 통해서도 고구리사의 자국사화하는 논리도 있다.

또한 신화와 전설을 이용하여 자국사화하는 경향도 있다. 우리 학계는 고구리의 건국신화가 부여 동명의 건국신화를 차용한 것으로 보는데, 동북공정 이후 고구리의 신화전설이 부여가 아니라 치나의 문화전통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동북사지》를 중심으로 본 중화인민공화국의 고구리사 연구 동향을 분석한 박 연구원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장에 따르면 동북공정은 2007년 종료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동북공정 기관지라 할 수 있는 《동북사지》에 대한 분석으로 볼 때 동북공정은 2009년도에 사실상 종료되었다.”라며 “그러나 《동북사지》의 폐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북공정은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최근 중화인민공화국이 보여주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끊임없는 왜곡과 이를 인터넷 통제 속에서 고착화하려는 시도가 그 반증이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동북공정은 단순한 학술적 수단을 동원한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에 대한 도전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하고 “동북공정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치공작이며,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어 자국의 세력에 포섭하려는 전쟁의 일단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더는 고구리사를 학문의 영역에서만 다루어서는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