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부귀, 장수, 자손번창 등 길상적인 의미를 새긴 다채로운 문양판과 관련 소장 유물을 볼 수 있는 '소망을 새기다' 특별전이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서 4월 30일까지 열린다. 

[사진=김경아 기자]
코리아나화장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소망을 새기다' 특별전 [사진=김경아 기자]

문양文樣은 인류가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의사소통과 장식을 목적으로 다양한 종류, 재료, 기법, 형태로 만들어 삶의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용도로 사용해왔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 동물, 기하, 문자 중에서 건강과 부귀, 자손 번창, 행복 등의 의미를 지닌 문양으로 신분이나 지위를 표현하거나 의식주 생활 전반에 사용했다. 나무판이나 흙을 빚어 문양을 섬세하게 새기고 찍어서 표현할 수 있게 만든 문양판은 용도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했으며, 같은 종류의 문양이라도 구성을 달리해서 변화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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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와 다복을 상징하는 '수壽'와 '복福'을 반복해서 구성한 8폭 자수병풍으로 각 글자마다 서체를 바꾸고 색을 다르게 구성한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사진=김경아 기자]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했던 옛 책은 예로부터 보배로운 물건의 하나로 귀하게 여기며 서보書寶라 부르며 소중히 다루었는데, 겉표지에는 능화판으로 문양을 밀어 은은한 아름다움이 배어나도록 장식했다. 

능화판菱花板은 옛 책의 표지에 마름꽃 무늬 등 여러 가지 문양을 장식할 때 사용하는 나무판이다. 만卍자, 귀갑, 연꽃, 모란, 박쥐, 수복壽福 등을 음각과 양각으로 새긴 능화판에 밀랍을 바르고 종이를 올려 밀돌로 문질러서 문양을 표현했다. 이때 사용하는 밀랍에 의해 표지 문양은 선명하게 나타나고, 이물질에 의한 오염과 습기를 막아주어 책의 보호와 함께 장식적인 기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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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판 전체에 연꽃과 연잎을 새겨 넣은 '능화판菱花板' [사진=김경아 기자]

또한, 의복에는 가정의 화목과 다산, 부귀 등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금박판을 새겼으며 화려함과 품위를 더했다. 금은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값진 보석으로 권력과 위엄을 상징하여 왕실의 의례용 예복인 적의, 원삼, 당의 등을 장식했고, 반가에서도 의복과 댕기, 복건, 풍차 등 쓰개류에 금박을 찍어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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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조선시대 남성들이 사용하던 모자였던 '복건'과 (사진 오른쪽) 신부의 혼례용 댕기인 '도투락댕기' [사진=김경아 기자]

왕실의 의례 및 반가의 일생 의례 행사에 빠지지 않았던 음식인 떡과 다식에는 국화와 연꽃, 수복壽福, 물고기 등으로 다식판을 만들었고, 일반 가정에서는 다른 사람의 것과 구별하기 위해 떡살과 다식판에 제작일, 이름, 여러 가지 글귀 등을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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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및 상류층에서 사용던 '백자떡살' [사진=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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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용문을 상징하는 물고기, 다산의 상징인 석류, 꽃과 나비 등을 새겨 넣은 '약과판藥果板' [사진=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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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장수, 행복을 의미하는 글자나 꽃 등을 새긴 '다식판茶食板' [사진=김경아 기자]

'소망을 새기다' 특별전은 4월 30일(토)까지 유료로 관람할 수 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일 3회(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3시)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주말과 월요일, 설날 명절 연휴에는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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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상설전시장 [사진=김경아 기자]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한국의 화장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고자 설립한 국내 유일의 화장 전문 박물관이다. 상설전시에는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남녀 화장도구, 화장용기, 장신구 등 화장 관련 유물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화장의 역사와 재료 및 제조기술 등 화장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