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은 새천년 10년 계획 가운데 하나였고, 2001년부터 2009년까지 8년간 계속되었으며 2009년 공식적으로 역사침탈 완료를 선포했다고 밝혔습니다. 2010년부터 훔쳐 간 역사를 자국의 국사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여 현재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는 중화인민공화국 국사로 바뀌고 온라인 백과사전 ‘백도백과’까지 국사(國史)로 기술하여 배치를 마쳤습니다.” 

서길수 고구리·고리연구소 이사장은 2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북공정 백서' 발표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2017년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한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다”라고 말한 뒤 고구리·고리연구소에서 4년간 한중 역사전쟁을 철저히 검토한 결과이다.

고구리·고리연구소는 2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동북공정 백서'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고구리·고리연구소는 2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동북공정 백서'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서길수 이사장은 “이제 이렇게 훔쳐 간 역사를 바탕으로 2017년 국제무대 G2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이 세계에 알린 뒤, 김치공정, 한복공정, 심지어는 손흥민도 중화인민공화국 사람이라며 역사와 정체성 침략이 봇물 터지듯 일반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한중 역사전쟁의 진행과 성과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에 대처하기 위해 《동북공정백서》를 통해 국민에 보고한다”고 밝혔다.

고구리·고리연구소는 중국의 한국 역사 침탈 목적과 그 전략·전술을 다룬 《동북공정백서》를 발간했다. '한중수교 30년 역사침탈 20년'이라는 부제가 붙은 백서는 900쪽 분량이다. 고구리는 고구려, 고리는 고려, (고)조선은 고조선을 의미한다.

《동북공정백서》에 따르면 동북공정은 2002년2월부터 2007년 1월까지로 계획됐으나 실제로는 2009년까지 8년간이나 진행됐다. 길림성사회과학원에서 낸 학술지 《동북사지》를 통해 역사 왜곡을 이어갔다. 2004년 창간된 《동북사지》는 첫해에는 월간으로 발간됐으며, 2005년부터는 격월간으로 발행했다. 2016년 3기부터는 다시 《학문》으로 제호를 바꿔 2016년 4기와 2017년 1기를 펴낸 뒤 폐간된다.

《동북공정백서》는 크게 두편으로 나눠 국책 역사침탈을 여섯 마당으로 정리했으며 뒤편에서는 《동북사지》를 통해서 본 동북공정 분석을 우실하 한국항공대 인문자연학부 교수, 고구리·고리연구소 박승범·박찬규 연구원, 한규철 전 고구려발해학회 이사장·회장, 박선영 세종대 교수 5명이 동북공정의 성과를 분석했다.

우실하 교수는 《동북사지》에 수록된 ‘(고)조선’에 대한 연구 동향 분석을 소개했다.

우 교수는 “《동북사지》(2004-2017)에는 ‘(고)조선’과 관련한 총 9편의 논문이 실려있다. 대부분은 기자조선과 관련한 것인데, 이는 중국이 단군조선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고)조선과 관련한 9편의 논문은 모두 역사침탈기간(2004-2009)에 전문적인 학술논문 분야에 실린 것들이다. 2009년부터는 단 한 편도 안 보인다.”며 “중화인민공화국 학계에서는 단군조선은 신화일 뿐이고,역사로 인정하지 않으며 기자조선, 위만조선은모두 화하족이세운 제후국, 번속국, 지방정권으로 본다. 몇몇 학자는 진국(辰國)은 조선보다 일찍, 한반도를 정벌한 하대(夏代) 제후국이던 商의 3대 군주 상토(相土)가 한반도 남부에 건설했다고 본다. 여러 학자는 ‘辰國은 한반도 남부’에 ‘기자조선(箕子朝鮮)은 한반도 서북부’에 공존하던 서로 다른 정권으로 보며 모든 논의는 ‘통일적다민족국가론’과 ‘중화민족’이라는 기틀 위에서 전개된다.”고 분석했다.

우 교수는 “‘중화민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문제가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에 속한 사람을 ‘중국인’이라고한다. 이 ‘중국인’은 56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56개 민족’을 하나로 묶어서 또다시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개념적으로 성립되기 어렵다”며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인’은 있어도, 56개 민족을 하나로 통합하는 ‘중화민족’은 없다. 이것은 수많은 민족으로 구성된 ‘미국인’은 있어도 이 민족들을 모두 합쳐서 ‘미국민족’이라는개념을 사용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또한 《동북사지》에 실린 논문들 이미 역사학의 한계를 넘어선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펴면서 한반도의 상고-고대사를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첫째, 모든 논문이 통일적다민족국가론에 입각한 중화민족이라는 비학술적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은 학술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이데올로기적 개념이다. 둘째, 이제는 신화시대부터 한반도에 전욱(顓頊) 고양씨족단(高陽氏族團)이 거주하고 있었다는 논리까지 나오고 있다.  단군조선에 대해서는 신화라고 비판하고 허구라고 주장하면서, 단군보다 더 오래 전의 신화적 인물인 전욱집단이 한반도 남부에 거주한 세력이라고 보면서, 마치 실제 역사인 것처럼 역사학자들이 논문을 쓴다는 것이다. 한국 역사의 순서를 ‘전욱집단– 진국 – 기자조선 – 위만조선……’의 순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중화인민공화국에 대응하여 우 교수는 “한국학계에서도, 중국의 논리를 해체하고, 이제는 (고)조선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첫째, 우선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 학계 역사 이론의 바탕이 되는 ‘통일적다민족국가론’과 그에 기반한 ‘중화민족’이라는 허구적 개념을 해체시켜야 한다. 둘째, 새롭게 발견된 요하문명에 대해서 우리의 관점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하문명지역을 중심으로 좌로는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우로는 한반도로 연결된다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며 "새롭게 전모를 드러내고 있는 요하문명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요하문명은 글자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문명’이다. 하나의 거대한 ‘문명’에 대한 연구는 고고학자나 역사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고고학, 역사학, 민속학, 사회학, 정치학, 문화학, 종교학, 신화학, 미술, 미학, 건축학, 철학 .... 등 많은 학문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집트문명의 상형문자 연구는 언어학자들이 연구하고, 그들의 상형문자에 드러난 사후세계나 종교에 대해서는 종교학자나 신화학자가 연구하고, 거대 피라미드에 대해서는 건축학자나 천문학자들이 더 잘 연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