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임시로 머무는 ‘자연공간’ 안에 도시의 모티프를 넣어 새로운 공간을 그려낸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는 늘 변화하는 풍경의 도시인 서울에서 ‘공간’이라는 것에 안정을 느끼지 못했고, 도시공간을 벗어나고자 종종 자연의 공간으로 도피를 떠난다. 하지만 도피도 잠시, 결국 자연 속에도 ‘완벽’한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작가는 캔버스 안,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그려낸다.

Walking together, 53x45.5cm, Oil on Canvas, 2020.[사진=갤러리도스 제공]
Walking together, 53x45.5cm, Oil on Canvas, 2020.[사진=갤러리도스 제공]

 

이렇게 작업을 한 조정은 작가가 2월 9일부터 15일까지 개인전 ‘Land(e)scape'를 연다. 갤러리도스의 2022년 상반기 기획공모 선정작가 展이다.

작가는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담아내지만 현실의 도시 모습을 은유적으로 볼 수 있다.

“자연공간에서 얻는 일시적 행복, 공간에 대한 불안감 해소로 인해 작품 속 공간은 자연, 풍경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불안감을 느꼈던, 나의 배경인 도시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 작품에 자주 쓰이는 형광은 도시 속 간판, 네온사인 등 도시의 색을 의미한다. 또한, 회화 안에서 여러 공간을 임의로 구성, 이어 붙이는 행위를 통해 도시에서 목격한 젠트리피케이션, 재건축 등 공간변화의 모티프를 담고 있다.이런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일련의 과정; 목격, 불안, 도피, 해소, 갈망-을 회화라는 매체로서 더 풍부하게 담아내고자 한다.”(조정은 작가 ‘작가노트’)

Honey, a lovely place isn’t it, 53x45.5cm, Oil on Canvas, 2020. [사진=갤러리도스 제공]
Honey, a lovely place isn’t it, 53x45.5cm, Oil on Canvas, 2020. [사진=갤러리도스 제공]

 

작가가 작품속에서 하는 공간 재배치는 자본주의에서 파생하는 도시의 젠트리피케이션, 건물의 재건축 등의 메타포이다. 형광색 등의 사용은 도시의 인공적인 색을 은유한다. 도시에서 변화하는 공간에 대한 불안을 작품을 통해 담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해소와 갈망을 바란다.

Life is like stalagmite fondue fountain, 60.6x60.6cm, oil on canvas, 2021. [사진=갤러리도스 제공]
Life is like stalagmite fondue fountain, 60.6x60.6cm, oil on canvas, 2021. [사진=갤러리도스 제공]

 

조정은 작가의 작업에 관해 갤리러도스 김혜린 큐레이터는 ‘전시 서문’에서 이렇게 소개한다.

“조정은의 작품은 이상적 공간을 찾아 떠난 도시 탈출에서부터 시작되었으나 작품의 양상은 도시적 배경으로부터 완전히 탈피하거나 분리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전시의 제목인 Land(e)scape가 이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일차적으로 본다면 도시풍경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함으로써 완전한 공백으로 균형을 잡고 있는 괄호( )라는 유토피아적 공간의 발견과 이를 통한 불안 해소에 대한 희망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결국 괄호 안에는 e라는 도시 탈출의 흔적이 남고 창작의 시작점이 도시적 풍경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점에서 도시를 진정으로 떠날 수는 없음을 즉 유토피아는 불가능한 것이므로 이상일 수밖에 없는 이상으로서의 이상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Back then,116.7x116.7cm,Oil on Canvas, 2020. [사진=갤러리도스]
Back then,116.7x116.7cm,Oil on Canvas, 2020. [사진=갤러리도스]

조정은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도쿄예술대학 미술연구과 글로벌아트 프랙티스를 전공하여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19년 도쿄에서 첫 개인전 ‘Landscape from nowhere’를 개최했으며,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갤러리 도스 2022년 상반기 공모 조정은 ‘Land(e)scape’ 전시는 2월 9일부터 15일까지 갤리러도스 제1전시관(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