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꼽히는 나태주 시인이 신작 산문집 《봄이다, 살아보자》를 한겨레출판에서 출간했다. 시집이 아니라 산문집으로 우리에게 나직히 말을 건넨다. 

시인은 「풀꽃1」에서 이렇게 읊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봄이다, 살아보자》는 나태주 시인이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오랫동안 차근히 집필해온 산문집으로, 일상에서 만난 놀라운 생명력과 회복력에 관한 그의 섬세한 마음이 담겨 있다. 자신의 시처럼 일상을 오랫동안 자세히 보고 느낀 것을 담았다.

나태주 시인이 신작 산문집 "봄이다, 살아보자"를 한겨레출판에서 출간했다. [사진=한겨레출판 제공]
나태주 시인이 신작 산문집 "봄이다, 살아보자"를 한겨레출판에서 출간했다. [사진=한겨레출판 제공]

 

 1부 '사람이 봄인 날이었습니다'에는 ‘소박한 인연’에 대한 따뜻한 예찬들이, 2부 '마음을 빨래하듯 시를 쓴다'에는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숙고와 특별히 아끼고 사랑하는 시에 대한 소개가, 3부 '뜨락에서 배운다'에는 작은 풀꽃들에게서 배운 눈부신 회복력과 지혜가 담겨 있다. 나태주 시인이 삶의 군데군데 끼워둔 ‘풀꽃’ 책갈피를 따라 시인 세월 50년 아름다운 순간들을 함께 느끼다 보면, 다시 일어나 새롭게 살아볼 마음이 차오른다. 《봄이다, 살아보자》는 생의 몇몇 지점들을 이미 통과해 온 기성세대에게는 따뜻한 도닥임과 위로를, 앞으로 가야 할 길 위에 놓인 젊은 세대에게는 생에 관한 기대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쪽에서 ‘너’라고 하면 저쪽에선 ‘나’가 된다. ‘나’는 ‘너’의 슬픔을 알아주고 고달픔을 위로해주는 동행이 된다. 우리는 온순하게 받아들여 손을 맞잡는다. 우리는 서로에게 위로와 축복과 응원이 된다.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다. 너와 나의 소통. 그 연결고리에 상생이 있고 평화가 있고 사랑이 깃들어 산다.”

여든을 바라보는 시인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젊은 세대에게 ‘나태주’라는 이름은 무척 친숙하다. 시인은 최근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탄소년단(BTS) 제이홉, 소녀시대 태연, 배우 이종석에게 자신의 시집을 선물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태주 시인의 작품뿐 아니라, 삶 자체가 ‘MZ 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에게도 어필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무릇 인간의 일은 유한합니다. 부질없습니다. 떵떵거리던 그 사람도 그 자리에서 내려오면 그만이고 많이 가졌다고 배를 두드리던 사람도 그 물건 사라지면 초라한 신세가 됩니다. 하지만 글만은 그럴 수가 없지요. 비록 그가 세상에서 목숨 사라진 존재가 된다 해도 글만은 그 대신 세상에 살아서 영원히 그의 이름과 함께할 테니까요.”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도 어느덧 3년 째. 나태주 시인은 《봄이다, 살아보자》를 통해 ‘우선 1년을 살아보자.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겠지’라며 응원의 손길을 내민다. 위로와 용기가 필요할 때 《봄이다, 살아보자》를 펼쳐보면 어떨까.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하여 1963년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 서다가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교직 생활을 마쳤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이래 시집, 산문집, 시화집, 동화집 등 150여 권을 출간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유심작품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하였다.

공주문인협회장, 충남시인협회장, 충남문인협회장, 공주문화원장, 한국시인협회장 등으로 일했다. 현재는 공주시의 도움으로 공주풀꽃문학관을 설립하여 운영중이며,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시인상을 제정하여 시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