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구| 삼성엔지니어링 전무, 육군준장(예)

망망대해에서 거센 풍랑을 만나 모든 사람이 죽을 위험에 처하더라도 그 중 누군가가 간절하게 기도하면 모두가 살아날 길이 생긴다는 비유가 있다. 수천 년의 우리 역사 속에서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이런 누군가가 있었다. 어쩌면 국립현충원에 작은 돌비석 하나에 이름 새긴 그 모든 전사자, 그리고 전쟁기념관 벽에 새겨진 그 이름 하나하나의 모든 분이 다 ‘그 누군가’의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또 거기에 이름조차 오르지 못한 무수한 우국충정의 민초들이 있었고 열사와 순국선열들이 있었다.

세상을 다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할 만큼 개개인의 존재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고 견줄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다. 존재하는 자체로 보면 다 개인이지만 그 역할 면에서 보면 천지현격 차이가 있다. 세상을 다 포용하고도 남을 만큼 커질 수도 있고 작은 바늘 하나 꽂을 틈이 없이 작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그 기나긴 역사 속에서 전란과 위기를 수도 없이 겪어 왔다. 그 온갖 와중에서도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천손민족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해 온 것은 어쩌면 기적 같은 일이다. 풍전등화 같은 위기가 수도 없이 밀어닥쳤고 그 무언가가 우리에게는 있어 그때마다 이겨 내었다.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모습이 될 기회도 많았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기는 하다. 만약 지나간 위기가 다시 반복된다면 나는 그들보다 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자문자답해 보기도 한다. 

개인보다는 가정, 가정보다는 사회, 사회보다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던진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그들은 모두 영웅이다. 가치관이 클수록 객관적이 되고 진리에 가까워 진다. 나 개인의 부귀가 다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남들이 모두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가 되면 국민 모두가 행복해 한다. 그래도 역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가 모두 평화롭게 잘 사는 세상이 되면 모두가 행복해 지게 될 것이다. 바로 인류의 행복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편리하고 잘 살기 위해 자연의 동식물이나 환경을 지나치게 훼손한다면 결과적으로 사람이 잘사는 세상이 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나 자신뿐만 아니라 국가와 세계 인류가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길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 되는 것이다. 바로 홍익인간 이념이 그것이다. 그런 가치관으로 생활 속에서 이를 실천해 나가는 것이 삶의 진정한 보람이 되지 않겠는가? 

세계 어느 나라나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일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다르다. 사명감이 살아 있다. 우리 자신도 모르게 핏줄 속에 면면히 흘러 내려와 여러 모습으로 세계를 향해 실천되어 오는 것이다.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 한국군이 나가서 평화유지 역할을 한다. 다른 나라 군대가 해내지 못하는 일을 한국군이 나서면 해낸다. 다른 나라에서 배워가기도 하지만 한국인의 외형적 모습이지 마음가짐, 태도까지 흉내 낼 수는 없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의 마음도 우리는 열게 할 수 있다. 절대 우연이 아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민족적 DNA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온 결과이다. 한류문화가 그렇고 태권도, 심신수련법이 그렇다. 그 정신문화가 기업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 등 사업적으로도 세계 구석구석 우리의 손길 발길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우리의 정신문화 방식으로 들어가면 세계 어디를 가도 다 통한다. 그들에게 이익을 주고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홍익인간 이념을 실현할 사명을 가진 우리 대한민국이 잘 되어야 한다. 남북통일이 되어 에너지를 키워야 하고 또 그 뒷받침이 되는 고유한 정신문화가 되살아나야 한다. 그 힘을 바탕으로 하여 인류와 지구의 번영, 행복을 위해 뛰어야 한다. 우리의 자부심이자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