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교과 과정에서 벗어나 세상을 무대로 1년간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하면 어떻게 성장할까? AI와 사물인터넷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미래사회는 급격히 앞당겨졌다. 원격학습이 일상에 자리잡은 대한민국 교육분야는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 20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고 평가되는 우리 교육환경에서 다른 커리큘럼을 만들어가는 교육현장을 찾는다.  

지난 8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서울학습관 학생들은 스스로 기획한 성장발표회 '벤자민 페스티벌'을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개최했다.
지난 8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서울학습관 학생들은 스스로 기획한 성장발표회 '벤자민 페스티벌'을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개최했다. 학생들의 부채기공, 벤자민 기공, 벤자민12단 등 단체공연.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지난 8일 국내 최초 갭이어형 대안고등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교장 김나옥)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한 ‘벤자민 페스티벌’이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서초구 양재동)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벤자민학교 전국 학습관 중 서울학습관 8기 재학생들이 마련한 이번 무대는 학생들의 기공 공연으로 시작되어 ▲노래와 댄스, 기타연주, 랩 등 다채로운 공연과 15명의 성장스토리 발표 ▲학부모의 시 낭송과 소감 발표 ▲학생과 동반성장한 멘토의 체험담 발표 ▲학생들의 감사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전 과정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갭이어 과정 학생들은 1년 간 키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휘했다. (왼쪽) 김규형 학생의 노래. (오른쪽 위) 강태모 학생의 기타연주. (오른쪽 아래) 김현우 학생의 자작 랩 공연.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갭이어형 대안고등학교 과정 학생들은 1년 간 키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휘했다. (왼쪽) 김규형 학생의 노래. (오른쪽 위) 강태모 학생의 기타연주. (오른쪽 아래) 김현우 학생의 자작 랩 공연.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 교육관계자들의 가장 많은 박수갈채가 쏟아진 것은 15명 학생들의 눈부신 성장스토리 발표였다. 웹소설가를 지망하는 우찬솔(19) 학생은 매일 창작사이트에 웹소설을 등재하는 ‘작심삼일 벗어나기 21일 프로젝트’를 2차례 도전한 경험과 성과를 소개하며 “나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준비를 좀 더 제대로 하고 진행하자는 것과 꾸준함을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자고 결심했다. 올해는 웹소설 한편을 완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꿈을 찾는 1년' 갭이어 과정을 밟은 청소년들의 성장스토리 발표. (시계방향으로) 우찬솔 학생, 신의영 학생, 심재경 학생, 김현우 학생.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꿈을 찾는 1년' 갭이어 과정을 밟은 청소년들의 성장스토리 발표. (시계방향으로) 우찬솔 학생, 신의영 학생, 심재경 학생, 김현우 학생.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신의영(19) 학생은 자신의 성장을 과도기와 변환기, 성과기로 나누어 개별 프로젝트와 시민사회 활동 참여 과정에서 겪은 성공과 시행착오, 변화를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어떤 것을 하든지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학습관 리더로 활동하고 자기 계발을 통해 국제대회 수상까지 하게 된 자신을 이제는 인정해주게 되었다”라고 발표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의영 학생은 봉사동아리 리더로 활동해 올해 6월 송파구청 주최 ‘제25회 모범청소년 청소년지도사 표창’에서 모범청소년상을 수상했고, 서울학습관 학생들과 함께 전통무예 국학기공을 연마해 7월 열린 제17회 대한체육회장기 전국국학기공대회에서 개인전 동상과 단체전 은상, 그리고 12월 열린 제9회 서울국제국학기공 대회에서 청소년부 단체전 은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올해 10월 ‘제17회 IBC 국제 뷰티콘테스트’에 출전해 웨딩메이크업 부문 은상을 받았다.

성장스토리를 발표하는 청소년들. (위) 강태모 학생, 김규형 학생, 박동재 학생, (아래) 박종현 학생, 백준호 학생, 손현우 학생.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성장스토리를 발표하는 청소년들. (위) 강태모 학생, 김규형 학생, 박동재 학생, (아래) 박종현 학생, 백준호 학생, 손현우 학생.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심재경(18) 학생은 “여러 활동을 하면서 나의 장점과 단점, 습관과 취향 등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되었고, 내 미래를 명확하게 그리게 되었다. 어둡고 깜깜하던 미래를 내가 환하게 바꾸고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내 길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페스티벌에서 자작 랩을 선보인 김현우(19) 학생은 자신감을 찾기 위해 도전했던 번지점프 등 한계극복 프로젝트와 국학기공 대회 출전, 지구시민 스피치 대회 대상 수상 등 성장담을 전했다. 그는 “자신감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었고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수많은 멘토님과 선생님, 전국의 친구들을 알게 되어 행복했다.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벤자민학교에서의 경험을 떠올리고 힘을 얻을 것”이라며 “래퍼로의 꿈을 이루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갭이어 과정을 통해 성장한 스토리를 발표하는 청소년들. (위) 유재신학생, 윤주혜 학생. (아래) 이서준 학생, 조원정 학생.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갭이어 과정을 통해 성장한 스토리를 발표하는 청소년들. (위) 유재신학생, 윤주혜 학생. (아래) 이서준 학생, 조원정 학생.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김현우 학생의 할머니는 손자와 그 친구들의 성장과정을 지켜 본 마음을 담아 시 낭송을 해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김규형 학생의 아버지 김병억(50) 씨는 “10대 시절 어디에 가서도 경험하지 못하고 배우지 못할 것을 학생들이 배웠다. 나도 이런 학교에 다니고 싶다. 아이가 성장한 만큼 부모도 더 성장하는 1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학생들의 1년 성장과정을 함께한 학부모와 멘토. (왼쪽부터) 김현우 학생 할머니의 시 낭송,  김규형 학생 아버지 김병억 씨의 소감발표, 멘토 한지수 화가 발표.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학생들의 1년 성장과정을 함께한 학부모와 멘토. (왼쪽부터) 김현우 학생 할머니의 시 낭송, 김규형 학생 아버지 김병억 씨의 소감발표, 멘토 한지수 화가 발표.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학생들의 예술 분야를 멘토링한 한지수 화가는 “벤자민학교 1기 때부터 멘토로 활동하며 ‘꿈을 찾는 1년’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각자의 빛과 개성을 키우고 꽃으로 활짝 피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어 기뻤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나옥 교장의 격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나옥 교장의 격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이날 김나옥 교장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학생들은 학교의 미래교육 시스템을 활용해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다”라며 수많은 동아리 활동과 도전을 통해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고, 자신만의 재능을 키우며 성장한 학생들을 격려했다.

현재 대한민국 교육은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대학입시를 중심으로 한 무한경쟁의 교육문화에서 오는 폐단이 끊임없이 지적되며,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모델에 대한 요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변화해가는 교육환경에서 학교와 부모, 그리고 사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채찍질이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 자기 안에서 재능과 열정을 일깨울 수 있도록 지지하는 역할이 아닐까.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