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고(故) 홍원기 명인이 소장했던 '악리·악제(樂理・樂制)'와 '악보 가야금 보(樂譜 伽倻琴 譜)'를 묶은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56집'을 발간했다.

'악리,악제' 표지. [사진=국립국악원]
'악리,악제' 표지. [사진=국립국악원]

'악리·악제(樂理・樂制)'와 '악보 가야금 보(樂譜 伽倻琴 譜)'는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아악부원양성소에서 교재로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로 고(故) 홍원기 명인의 부인 김봉순 님이 국립국악원에 기증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자료 총서 발간을 통해 최초로 전문을 영인·해제해 공개한다. 이번 자료는 국립국악원 문주석 학예연구사가 해제하여 각 자료에 대한 서지 및 내용적 가치와 정보를 함께 담았다.

‘악리·악제’는 음악의 이론과 음악 관련 제도에 관한 내용을 수록한 책이다. 편찬 연대는 넓게는 1911년부터 1950년 사이로 추정되며 좁게는 1934년 무렵으로 추정된다.

악보 '가야금 보' 표지 .[사진=국립국악원]
악보 '가야금 보' 표지 .[사진=국립국악원]

수록한 책 가운데 '조선악의 대요'에는 고대시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음악에 대해 간략히 기술하였다. 고대시기에는 단군과 기자를 언급하였고 이 시대에는 중국 주나라의 음악과 서로 대립하여 동양음악의 제일번성기를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삼국시대는 제이번성기로 이 시기의 음악은 향악과 중국에서 유입된 아악으로 구별하였다. 고려시대가 음악적으로 가장 번성한 시기로 기술하였다. 특별한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조선시대는 왕조별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태조-세종 시기는 고대음악의 제도와 이론을 정비하고 악기를 법제화하여 성취한 국중음악의 혁신을 높이 평가하고 혁신의 중심에 박연이 있었다고 하였다. 세조시기에는 악곡이 창작과 개작이 다수 있었으며 악보를 간행하였다. 성종시기에는 조선 최대의 음악서 《악학궤범》 편찬을 성과로 기술하였다.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56집 표지. [사진=국립국악원]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56집 표지. [사진=국립국악원]

 

수록 내용 중 '조선악부호집'은 고악보와 근대 악보에 수록된 음악 관련 기호·부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자료이다.

‘악보 가야금 보’는 12율명을 약자(略字)로 표기한 ‘오운개서조’, ‘하성환입’, ‘황하청지곡’ 등과 한자(漢字)로 표기한 ‘수요남극’, ‘중광지곡’ 등을 수록하였다. 약자로 기보한 악보의 발견이 매우 드문 상황에서 기보법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국악원은 “‘악리·악제’에 수록되어 있는 ‘조선악부호집’과 ‘조선아악’ ‘조선악대요’ 등에서 인용하거나 참고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내용들은 근대와 현대의 음악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간물은 비매품으로 제작해 전국의 주요 국공립 및 대학 도서관에 배포하며, 국립국악원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국립국악원 김영운 원장은 “이번 자료 총서 발간은 조선 시대부터 현재까지 국악의 전승을 가능하게 한 아악부 자료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소장 자료를 제공해주신 고(故) 홍원기 명인과 그 유족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국악박물관 수장고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이 자료가 국악을 연구하는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