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가 웅혼한 기상을 펼칠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 시국이 3년째를 맞지만 K 팝, K 드라마, K 영화, K 푸드, K 뷰티, 그리고 K방역까지 한국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은 어느 때보다 높았고, 올해도 K콘텐츠의 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바라보는 각계각층 한국인의 시각은 어떠할까? 또한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 주요한 선거를 앞둔 올해 대한민국의 희망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30일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반도 남단 부산광역시 북구를 ‘공존이 아름다운 품격 높은 도시’로 구현하고자 하는 지자체장 정명희 북구청장을 만났다.

지난해 12월 30일 만난 부산광역시 북구 정명희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30일 만난 부산광역시 북구 정명희 구청장은 "한류의 절대다수가 대중문화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을 극복하고, 우리 민족 고유의 철학이나 사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사진=부산광역시 북구청]

세계 속에서 한류 열풍이 대단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 얼마 전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열풍이라든지,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석권,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의 각종 영화제 수상 등 한류 열풍이 대단한데요. 정말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드라마, 음악,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류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불고기와 비빔밥으로 대표되는 한식이라던가, 만화‧애니메이션, 화장품, 관광, 한국어 등 다방면적인 양상을 띄고 있지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앞으로의 미래 사회는 한국이 세계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앞으로도 한류 열풍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한류의 절대다수가 대중문화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을 극복하고 우리 민족 고유의 철학이나 사상 같은 요소들에 무관심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질 높은 참신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한국 대중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제공과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소비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구청장님이 생각하는 한국인의 정체성, 가치는?

- 과거부터 이어온 전통적인 한국의 정체성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샤머니즘이나 집단주의, 혹은 ‘흥’이나 ‘바람’이라고 하는 것들, 또는 농부의 근면함이나 현세 집착 등 좋은 쪽으로든 안 좋은 쪽으로든 다양하게 있겠는데요. 지난 지방선거를 치를 때 어떤 유권자 분께서 저와 성씨가 같다는 이유로 저에게 투표를 해주셨다고 하더군요. 저로서는 어쨌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만 이와 같이 우리 사회는 개인보다는 가족, 공동체를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위 혈연, 학연, 지연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하나다”라는 공동체적 가치와 이 울타리 안에서 안정과 행복감을 느끼는 심리가 강한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점점 잘 사는 나라가 되어가면서 부유함에 대한 인정 욕구 등 “물질적 행복”에 대한 충족이 점차 중요시되어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결국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은 과거부터 이어져오며 현재의 대중에게 관찰되는 집단적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자신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개선한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명희 구청장은 인본주의적 사상과 이타주의적 윤리관, 현세주의적 사고를 핵심가치로 하는 '홍익인간' 정신이 글로벌 이념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곽귀숙 기자]
정명희 구청장은 인본주의적 사상과 이타주의적 윤리관, 현세주의적 사고를 핵심가치로 하는 '홍익인간' 정신이 글로벌 이념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부산광역시 북구청]

우리 한국인의 뿌리 정신은 홍익인간이라 할 수 있는데 21세기 홍익인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홍익인간’은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다"라는 뜻으로, 《삼국유사》와 《제왕운기》 등에  우리나라 건국이념으로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몇 사람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고루고루 돕고 사랑하고 이익이 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우리의 윤리의식과 사상적 전통의 바탕을 이루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21세기에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가까워지고 있는데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과학기술만 급속도로 발달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소프트웨어 역할을 할 좋은 이념이나 사상의 부재가 아쉽습니다. 이러한 부재의 대안으로 인종과 민족, 국가와 국경, 이념과 종교를 초월한 홍익인간의 개념이 급부상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인본주의적 사상과 이타주의적 윤리관, 현세주의적 사고를 핵심가치로 하는 ‘홍익인간’은 우리 민족정신의 정수로 계승 발전시킴과 아울러 세계인을 위한 글로벌 이념으로 널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올해 주요 선거가 있는데 투표를 할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할 정치인의 자질은 무엇일지.

- 정치인에게는 무엇보다 올바른 신념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신념윤리 원칙에 입각해 말과 행동을 하여야 할 것이며, 책임윤리에 따라 행동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에 더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갖춰야겠지요. 이러한 기본적인 정치인으로서의 덕목 외에 제가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시하는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열정'입니다.

저는 취임 초기부터 이러한 열정을 가지고 다소 무모해 보이기도 한 일에 달려들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기초지자체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기초연금법시행령 개정을 건의하는 편지를 보내 화답을 받은 것이라든지, 수십 년간 해결이 되지 않으며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구포가축시장의 완전폐업을 달성한 것이라든지, 전국 자치구 단위로는 개최한 적이 없던 대한민국 독서대전 유치에 뛰어들어 단 한 번의 도전으로 유치에 성공한 것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열정은 정치를 하는 데 필수적인 소신이며 원하는 목표를 쟁취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 투표권을 행사하실 때 좋은 공약 외에 과연 이 후보자가 올바른 신념, 책임감, 도덕성을 갖추고 열정적으로 일할 후보자인지를 생각해 보시고 투표하신다면 후회 없으실 것입니다.

부산광역시 북구 정명희 구청장은
부산광역시 북구 정명희 구청장은 "우리 북구의 미래 모습은 자연과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공존이 아름다운 품격 높은 도시 북구"라고 밝혔다. [사진=부산광역시 북구청]

본인이 구현하고싶은 부산광역시 북구의 미래 모습은 무엇인지.

- 우리 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재정자주도가 최하위권이며, 변변한 산업단지도 없어 세수확보에 애로가 많습니다. 하지만 낙동강과 금정산ㆍ백양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고, 이에 더해 우리 구 최고의 자산인 28만 구민이 있습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우리 북구가 최고의 주거지역으로 각광받을 수 있도록 대규모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추진하고 각종 생활환경 및 편의시설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부산 최고의 주거지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제가 중점적으로 힘을 쏟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문화도시’와 ‘교육도시’입니다.

얼마 전에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제4차 예비 문화도시’에 선정되어 우리구가 문화와 예술이 일상이 되는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였으며, ‘북구의 미래는 사람이며, 사람이 진정한 자산이다’라는 믿음으로 취임 초기부터 다양한 교육정책 발굴과 예산 확충에 주력하여 교육여건 개선과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한 시책을 적극 추진하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작년에 전국 자치구 최초로 성황리에 개최한 ‘대한민국 독서대전’입니다. 이에 더해 부산의 오랜 현안이자, 동물단체의 지탄의 대상이었던 구포가축시장을 물리적 충돌 없이 전국 최초로 완전 폐업을 이루어낸 바 있는데, 이곳을 생명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는 전국적인 반려동물의 메카로 거듭나도록 할 계획입니다.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제가 구현하고 싶은 우리 북구의 미래 모습은 자연과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공존이 아름다운 품격 높은 도시 북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