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올 한해를 정리하고 싶다면 도심 속 궁궐을 걸어보자.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창경궁의 자연 속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머리 속이 맑아진다. 창경궁 입구인 홍화문에서 오른쪽으로 걷다가 춘당지를 지나면 '창경궁 대온실'과 마주하게 된다. 대온실은 일제강점기인 1909년 지어졌으며 목조 뼈대에 유리를 장착해 지금 보아도 색다른 건물이다.

창경궁 대온실은 1909년 건축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이다 [사진=김경아 기자]
창경궁 대온실은 1909년 건축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이다 [사진=김경아 기자]

1907년 일제는 창덕궁으로 옮겨온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창경궁의 전각들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었으며, 대온실은 그 당시에 지어져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건축된 지 110여 년이 지나 역사적 가치와 건축적 의미를 지닌 근대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한 대온실은 창경궁을 찾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과 야생화, 자생식물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꽃 모양이 극락조라는 새를 닮아 '극락조화'라고 불리며 '신비'라는 꽃말을 지녔다 [사진=김경아 기자]
꽃 모양이 극락조라는 새를 닮아 '극락조화'라고 불리며 '신비'라는 꽃말을 지녔다 [사진=김경아 기자]
장미과에 속하는 키 작은 나무 '피라칸사스'. 라틴어로 '불의 가시'를 의미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장미과에 속하는 키 작은 나무 '피라칸사스'. 라틴어로 '불의 가시'를 의미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부안 중계리 '꽝꽝나무'는 5~7월에 흰꽃이 피며 9~11월에 열매가 검게 익는다 [사진=김경아 기자]
부안 중계리 '꽝꽝나무'는 5~7월에 흰꽃이 피며 9~11월에 열매가 검게 익는다 [사진=김경아 기자]
국화과의 '털머위'. 9~10월에 노란 꽃이 피며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나다 [사진=김경아 기자]
국화과의 '털머위'. 9~10월에 노란 꽃이 피며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나다 [사진=김경아 기자]
대온실에는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과 야생화, 자생식물 등이 전시되어 있고, 야외의 화단에는 직접 꽃을 가꿀 수 있는 '자생화단'이 있어 궐내의 자연학습장이 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대온실에는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과 야생화, 자생식물 등이 전시되어 있고, 야외의 화단에는 직접 꽃을 가꿀 수 있는 '자생화단'이 있어 궐내의 자연학습장이 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장수매(長壽梅). 명자나무의 원예 품종으로 사계절 꽃이 피며 개화 기간이 길다 [사진=김경아 기자]
장수매(長壽梅). 명자나무의 원예 품종으로 사계절 꽃이 피며 개화 기간이 길다 [사진=김경아 기자]
습한 그늘에서 자라는 '속새'. 뚜렷한 마디와 능선이 있고 높이 30~60cm의 짙은 녹색이다.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기에 실내에서 키울 때는 물 빠짐이 좋지 않은 화분에서 키운다 [사진=김경아 기자]
습한 그늘에서 자라는 '속새'. 뚜렷한 마디와 능선이 있고 높이 30~60cm의 짙은 녹색이다.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기에 실내에서 키울 때는 물 빠짐이 좋지 않은 화분에서 키운다 [사진=김경아 기자]
차나무과의 '동백나무'. 겨울에서 초봄에 걸쳐 가지 끝에 분홍색 꽃이 1개씩 달리며 9~10월에 열매가 익는다 [사진=김경아 기자]
차나무과의 '동백나무'. 겨울에서 초봄에 걸쳐 가지 끝에 분홍색 꽃이 1개씩 달리며 9~10월에 열매가 익는다 [사진=김경아 기자]

창경궁의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다. 입장은 관람 마감 1시간 전까지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궁일이다. 대온실은 겨울철 식물 생육에 적정한 온도유지를 위해 동절기(202년 2월 28일까지)에는 야간 관람을 통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