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난파된 고선박을 비롯해 고려청자, 분청사기 등 수많은 유물이 매장된 수중유적이 발견되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21년 고군산군도 해역 일원에 대한 수중문화재 탐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확인된 유적은 작년에 접수된 수중문화재 발견 신고를 토대로 올해 60여 일간 고군산군도 해역을 조사해 그 존재를 파악한 것이다.

청자다발을 수습하고 있는 수중조사원 [사진=문화재청]
청자다발을 수습하고 있는 수중조사원 [사진=문화재청]

고군산군도는 전라북도 군산시 앞바다에 유인도 16개, 무인도 47개, 총 63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섬의 무리이다. 대표적으로 옥도면의 무녀도, 선유도, 신시도 등이 있다. 이곳에서 고려청자 125점, 분청사기 9점, 백자 49점, 닻돌 3점 등 200점 가량의 유물을 발견했다.

청자다발 수중 상태 [사진=문화재청]
청자다발 수중 상태 [사진=문화재청]

수중에는 81점의 청자주발과 접시가 다발로 포개진 선적화물 형태로 확인되었다. 더불어, 난파될 당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로 만든 닻과 노, 그리고 물에 잘 가라앉도록 나무닻의 몸통에 묶는 닻돌과 선박에서 사용하는 여러 점의 기구인 선구도 함께 발견되었다. 이는 조사 해역 인근에서 고선박이 난파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고군산군도 조사해역 내 선유도는 송나라 사신 서긍이 지은 고려방문 여행보고서 ≪선화봉사고려도경≫에 고려로 오는 사신이 묵었던 객관(客館)인 군산정이 있었던 곳이라 적혀있다. 또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선박들의 중간 기착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과거 선박 정박지나 피항지로 이용되었던 해역은 한꺼번에 많은 배들을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야 했다. 1872년 만경현에서 제작한 『고군산진 지도』에서 이 해역을 ‘조운선을 비롯해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머무는 곳’이라 기록했다.

고선박 4척과 3,000여 점의 유물이 확인된 충남 태안 마도해역도 안흥량을 통과하는 배들의 정박지였음을 참고할 때, 이번 조사해역 역시 같은 용도로 이용되었음을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 이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22년 고군산군도 해역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를 시행하여 고선박과 관련 유물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군산은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시간여행의 도시’라고 불린다. 근대문화를 시작으로 고대문화에 대한 연구 및 보존을 통해 근대와 고대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바다 위에 무리 지어져 있는 섬들이라는 고군산군도는 산이 무리 지어 있다는 뜻의 ‘군산’이 되었다. 이름의 유래로 고군산군도를 옛날에는 ‘군산도’라고 했으나 지금은 그 명칭을 현재의 군산시에 넘겨주고 옛(古) 군산이라고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