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해외 한국학의 우수 학술성과를 홍보하고 확산하여 한류 열풍을 가속하고자 해외한국학지원사업성과물을 국내외에 공유했다.

먼저 서울대 중앙도서관, KDI 국제정책대학원 도서관 등 국내 주요 대학 도서관과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등 총 50여 곳에 올해 발간된 5권의 우수 출간물을 배포했다.

이번에 배포한 5권의 우수 출간물 가운데 하나인 《Kinship Novels of Early Modern Korea》(한국어 서명, 근대 초기 한국의 가문소설)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크세니아 치조바 교수가 2018년도 해외한국학지원사업의 지원을 올해 미국 컬럼비아대학 출판부(Columbia University Press)에서 출간하였다.

크세니아 치조바 지음. "Kinship Novels of Early Modern Korea"(한국어 서명, 근대 초기 한국의 가문소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크세니아 치조바 지음. "Kinship Novels of Early Modern Korea"(한국어 서명, 근대 초기 한국의 가문소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이 책은 17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조선시대에 성행했던 가문소설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가문소설은 가문과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과 문제를 핵심 주제로 다룬 고전 소설로서 당시 조선의 사회적 변화와 한국 근대 초기의 문학 발전을 투영하고 있으며, 주로 상류층 여성에 의해 기록되었다.

특히 저자는 조선시대 상류층이 배타적으로 사용한 언어 관습의 형성 과정에서 여성이 어떤 중심적 역할을 했는지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국내에 초점을 둔 소설과 이야기가 부계 친족 중심의 가족제도의 출현과 지속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조선의 사회적 변천과 초기 한국 현대 문학의 발전을 재조명하였으며, 한국 문학사에 대한 더 넓은 시각을 제공한다는 평을 받았다.

2020년도 해외한국학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민병갑 교수는 《Korean Women's Brutal Experiences at Japanese Military Brothels and the Transnational Redress Movement》 (한국어서명, 한국 위안부-군 위안소, 잔혹성, 배상운동)(Rutgers University Press)를 올해 출간하였다.

민병갑 교수는 1993년부터 20여 년 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만난 위안부 할머니 22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당시의 위안부 진상을 고발했다. 이 책에는 위안부 피해자 103명의 증언 모음, 일제의 1932~1945년 위안부 운용 역사, 1980년대 한국 여성운동과 위안부 피해 고발 등을 담았다.

이 책은 영미권 독자들을 대상으로 위안부 피해자에 관해 밝혀진 주요 사실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해서 정리하고, 위안부 문제에 관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몇 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보여주어 주목받고 있다.

민병갑 교수 지음
민병갑 교수 지음 "Korean Women's Brutal Experiences at Japanese Military Brothels and the Transnational Redress Movement"(한국어 서명, 한국 위안부-군 위안소, 잔혹성, 배상운동).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해외한국학지원사업의 학술연구 분야를 지원받은 하와이 대학교의 이연주 교수는 《Divorce in South Korea: Doing Gender and the Dynamics of Relationship Breakdown》 (한국어 서명, 대한민국에서의 이혼)(University of Hawaii Press)을 출간하였다.

개인주의적인 태도가 이혼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이 논리적이겠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전문화된 성역할의 보수적 규범이 결혼 해체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남성이 해야 할 일과 여성이 해야 할 일을 규정하거나 그러한 기대가 결혼 관계를 무너뜨린다고 언급한다.

이 책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의 데이터를 통해 성 역할의 규범이 오래 지속되면 기혼자의 자아 정체성과 결혼 생활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밖에도 △벤자민 영 교수의 Guns, Guerillas & the Great Leader: North Korea and Third World(Stanford University Press)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 북한과 제3세계)와 △한상진 교수의 Confucianism and Reflexive Modernity in East Asia: Bringing Community back to Human Rights in Global Risk Society(동아시아의 유교와 성찰적근대성: 글로벌 리스크 사회에서 공동체의 인권 회복) 가 출간되었다.

이처럼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학의 위상을 강화하고 세계인의 학문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해외 소재 대학 및 연구기관 소속 한국학자들을 지원하는‘해외한국학지원사업’을 2006년부터 수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16년간 총 24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공모를 통해 선정된 60여 개국 450여 기관에서 그간 1,000개 이상의 연구 성과물을 냈다.

이연주 지음
이연주 지음 "Divorce in South Korea: Doing Gender and the Dynamics of Relationship Breakdown" (한국어 서명, 대한민국에서의 이혼).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그 결과 우수한 학술 결과물이 나왔다. 대표적으로, 2019년에는 해외한국학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UCLA 허브 앨퍼트 음대 민족음악학과 이인영 부교수의 단행본이 미국작곡가작가출판사협회로부터 Béla Bartok Award를 수상했고, 2020년에는 미국 텍사스 A&M대학교 역사학과 김회은 교수의 연구논문이 미국기업사학회로부터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올해 해외한국학지원사업은 34개국 116개 기관에서 5개 분야(△학술연구, △학술회의, △학술지 및 단행본 출간, △교육 및 문화행사, △해외한국학 저서 번역)에 대해 149개 과제를 지원했고, 그 중 94개 과제가 선정되어 현재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근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K-팝을 선도하는 BTS 등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치솟으면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연구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정부와 민간에서 수십 년간 노력해온 결실이라 할 수 있는데, 그중 한국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한국학중앙연구원을 빼놓을 수 없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K-콘텐츠가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간이 되는 한국학 연구가 필수”라며, “전 세계에 한국학 연구의 저변을 넓혀 한국학 연구가 더욱 심화될 수 있도록 해당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