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법궁(法宮)이었던 경복궁의 발굴과 복원 30년사(史)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이 열린다.

경복궁의 발굴과 복원 30년사(史)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이 열린다.
경복궁의 발굴과 복원 30년사(史)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이 열린다. [사진=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우리 역사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전시인 ‘고궁연화’를 12월 1일을 시작으로 내년 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연화는 ‘年華(빛나는 해)’ 또는 ‘煙花(봄의 경치)’ 두 가지 중의적인 의미로, 고궁연화는 경복궁 복원이 끝나고 맞이하게 될 찬란한 시간이자 봄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현재 경복궁이 연간 천만 명이 찾는 문화유산으로 거듭나기까지를 사계절에 빗대었다. 전각 4곳에 역순으로 투영하여 겨울, 가을, 여름, 봄 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이는 전각들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회복했다’는 복원의 의미로 구현했다.

부제는 1927년 잡지 ‘동광’에 실린 시인 고궁단영(古宮短詠)에서 따 왔다. [사진=문화재청]
부제는 1927년 잡지 ‘동광’에 실린 시인 고궁단영(古宮短詠)에서 따 왔다. [사진=문화재청]

도입부 ‘적심(積心)’을 시작으로, 1부 ‘바람이 문에를 처도’, 2부 ‘진흙 속에 묻혀눕은’, 3부 ‘오백 년 거륵한 공’, 4부 ‘봄어름 처음 녹고’ 총 4부로 구성하였다. 각 부제는 1927년 잡지 ‘동광’에 실린 시인 고궁단영(古宮短詠)에서 따 왔다.

현대작가와 협업한 설치 미술 작품인 도입부 ‘적심’은 참되고 정성스러운 마음의 뜻으로 여러 마음이 쌓여 만들어지는 경복궁을 표현했다.

발굴 단계에 중점 된 도입부를 지나 1부에서는 과거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을 창문을 통해 겨울과 같은 일제강점기의 경복궁을 표현했다. 2부는 경복궁 터를 직접 발굴했던 전ㆍ현직 조사단 3인과 전시담당자의 인터뷰를 더하였다. 숨겨진 발굴 이야기가 실감 나게 표현된 것을 노동의 결실을 보는 것을 가을에 비유하여 느낄 수 있다. 궁궐 건축의 촘촘한 설계를 한 눈에 만날 수 있는 3부는 여름밤 궁궐을 거니는 느낌을 받도록 꾸몄다. 4부를 마지막으로 2045년 경복궁 복원이 마무리된 후 맞이할 경복궁의 봄을 3면 대형 영상으로 접할 수 있다.

경복궁 현장기록일지와 궁궐 건축에 사용된 목재와 기와 [사진=문화재청]
경복궁 현장기록일지와 궁궐 건축에 사용된 목재와 기와 [사진=문화재청]

경복궁 30년 결산은 새롭게 소개되는 발굴 현장 기록 일지와 발굴 실측 도면, 복원 도면 등 20여 점 원본 자료를 종합해 공개한다. 복원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이름 별무리로 그린 북궐도형을 디지털 상량문으로 재해석하였고, 경복궁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보수 방법과 노력을 선보인다.

복원과정에 참여한 사람들 이름을 별무리를 통해 전시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다. 신라시대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에도 종 제작에 참여한 기술자의 이름이 적혀있고, 수원화성에서도 동일하게 기술자의 이름을 기록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왕실 등 지배층이 유물 제작에 관여한 기록은 동서양에서 두루 있지만, 기술자의 이름을 남기는 것은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한편, 인터뷰 영상과 벽면에 다양한 콘텐츠 영상을 투사하는 기법인 미디어파사드 기법을 3면 영상으로 제작하여 더욱 몰입감 있게 감상할 수 있다. 잔잔한 감동과 함께 역사의 결산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전시와 관련된 온라인 콘텐츠도 제공한다. 타임랩스, 전시 해설 등 관련 영상을 문화재청과 박물관 유튜브로 제공하고, 전시실 전경, 유물설명, 사진을 담은 가상현실(VR) 콘텐츠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1년간 발굴 현장과 복원 공사 모습을 촬영하여 만든 경복궁의 사진집도 내년 초 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