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영원한 천재 예술가 국내 최대 규모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 개막
20세기를 대표하는 영원한 천재 예술가 국내 최대 규모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 개막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1-11-28 1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11월 27일 ~2022년 3월 20일 개최

“세상 모두가 살바도르 달리를 안다. 그 남다른 성품과 놀라운 자기애, 사교 생활에 대한 열광은 비범한 시각적 상상력과 강렬한 창조적 지성을 가진 이 위대한 예술가를 오늘날에도 여전히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살아 있는 신화로 만들었다.”

피오렐라 니코시아는 저서 《달리》에서 살바도르 달리를 이렇게 소개했다.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1904-1989)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회고하는 대규모 전시가 11월 27일(토)부터 2022년 3월 20일 (일)까지 열린다. [사진=김경아 기자]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1904-1989)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회고하는 대규모 전시가 11월 27일(토)부터 2022년 3월 20일 (일)까지 열린다. [사진=김경아 기자]

살아 있는 신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1904-1989)는 스페인 출신의 화가이다. 자세히 몰라도 독특한 팔(八)자 모양 수염을 한 화가, ‘늘어진 시계’ 작품은 기억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그가 바로 살바도르 달리이다. 이 달리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회고하는 대규모 전시가 11월 27일(토)부터 2022년 3월 20일 (일)까지 열린다.

살바도르 달리 재단(Fundació Gala-Salvador Dal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지엔씨미디어(GNC Media)가 함께 <살바도르 달리전: Imagination and Reality>을 개최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은 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i’의 작품세계를 10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연대기별로 소개한다. 전 생애를 걸친 유화 및 삽화, 대형 설치작품,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의 걸작 140여 점을 선보이며 다방면으로 천재적이었던 살바도르 달리의 예술 여정을 조명한다.

살바도르 달리전 포스터  ver.1 [포스터=GNCMedia]
살바도르 달리전 포스터 ver.1 [포스터=GNCMedia]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의 공식 협업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스페인 피게레스에 있는 달리 미술관(Fundació Gala-Salvador Dalí)을 중심으로, 미국 플로리다의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Salvador Dali Museum),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ia) 소장품으로 구성하였다.

살바도르 달리는 누구인가

달리는 1904년 5월 11일 스페인 카탈루냐의 소도시 피게레스에서 공증인 살바도르 달리 이쿠시와 그의 아내 펠리파 도메네크의 아들로 태어났다. 달리가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난 형으로 인해 상심한 부모는 달리를 죽은 형의 환생으로 여겼다. 이는 달리에게 정신적인 상처를 안겼고 죄책감과 강박증, 편집증, 정신 분열 증상인 이중성 혹은 다중성을 갖게 했다. 달리는 온전한 자신으로 인정받길 원했으며, 그 열망을 온갖 기행과 일탈로 표출했다.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웃기, 개미에 뒤덮인 박쥐를 입에 넣기, 망토와 왕관을 쓰고 왕 행세하기, 염소 똥으로 만든 향수 뿌리기 등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시선을 끌었으며, 평생 천재적인 화가로 칭송받으면서도 동시에 기상천외한 괴짜 취급을 받았다.

“달리의 문화적 토대를 이루고 그 시각적 인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에스파냐 전체라기보다 풍요롭고 자부심 강한 카탈루냐이다. 일생 동안 달리는 어린 시절의 신화적 상징들에 속해 있는, 그리하여 화가 자신에겐 세계의 중심을 상징하는 이곳으로 끊임없이 회귀하고자 했다.”(《달리》)

달리가 첫 작품을 그린 것은 1910년, 여섯 살 때였다. 달리가 예술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가족 전체가 예술가이거나 음악가였던 이웃 라몬 피홀트의 영향이 컸다. 달리 아버지가 모두의 반대에도 화가가 되겠다는 아들의 결심을 허용하게 된 것도 라몬 피홀트의 영향이 컸다.

달리는 1917년 이후 시립조각학교에서 정규적인 예술교육을 받고 마드리드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이 학교 선생님들은 어느 누구도 자신을 평가할 능력이 없다고 해서 1926년 마드리드 미술대학에서 제적당했다. 이후 그는 파리로 가서 평소 자신이 존경하던 피카소를 만나게 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는 '살바도르 달리전: Imagination and Reality'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는 '살바도르 달리전: Imagination and Reality'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입체파의 영향을 받은 달리는 벨라스케즈, 라파엘로 등 고전화에 관심을 보였으며,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충격을 받아 무의식과 꿈의 세계에 심취하게 된다. 무의식과 본능의 세계를 해방시키고자 한 초현실주의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달리의 명성은 점차 높아졌다.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 탄생한 초현실주의(Surrealism)는 산업혁명이 초래한 물질주의를 비판하는 예술가들이 뭉쳐 개척한 사조였다.

달리는 이후 초현실주의 그룹과는 다른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다. 그는 평생 시달린 불안감과 광기를 독창적인 예술 언어로 표현했다. 대표적으로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기록하는 ‘자동기술법(Automatisme)’과 어떠한 사물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거나 응시할 때 나타나는 왜곡을 표현한 ‘편집광적 비판(Paranoiac Critic)’ 기법이 있다. 달리는 비이성적인 환각 상태를 객관화하여 사실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정통적인 회화기법과 정밀한 소묘, 오차 없는 원근법을 이용해 완성한 몽환적이고 기묘한 그림은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달리는 “그림이란 비합리적인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천연색 사진”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또한 원자 과학이나 DNA, 가톨릭의 신비성을 추구했던 달리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에 충격을 받아 '핵-신비주의(Nuclear Mysticism)' 이론을 발표했으며, 강렬한 화면과 정교한 표현 방식을 위한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파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유럽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친 달리는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영화, 사진, 연극, 패션 등 상업적인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영화감독인 월트 디즈니, 알프레드 히치콕과도 협업한 달리는 슈퍼스타 대우를 받았다. 로고를 디자인하고, 광고에 얼굴을 내밀며 예술과 상업 경계를 무너트려 팝아트 탄생의 기반을 마련했다.

1982년 6월 10일 아내 갈라가 사망하고, 1989년 1월 23일 달리가 사망했다. 피라가스의 갈라-살바도르 달리 미술관 지하묘지에 안장됐다. 스페인 정부가 달리의 유산 전체를 물려받았다. 

종잡을 수 없는 기행과 획기적인 이슈를 만들며 화제를 몰고 다녔던 천재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세계적인 스타로, 또한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의 대가로, 오늘날 현대사회 예술문화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우리의 삶 속에 강렬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덧붙이자면 파블로 피카소, 후안 그리스,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는 모두 스페인 출생이면서도 전 생애를 스페인에서 보낸 적이 없으며 세계 대전과 스페인 내전 등을 겪으면서 정치적으로 가장 불안한 시대를 살아갔다. 당시 프랑스에 모여든 세계 각국의 미술가들은 스페인과 프랑스 내에서 정치적 불안감이 조성되자 이들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개최하는 등 미국과 유럽을 자유롭게 왕래하였다. 

피카소, 미로, 달리와 같은 스페인 예술가들은 결국 전후 미국미술이 전 세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유럽의 모더니즘을 미국으로 전파하는 주요 역할을 했다. 1945년을 기점으로 이뤄진 미술계의 지각변동은 파시즘과 스페인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해 온 유럽 아방가르드 미술가들의 기여 덕분이었다.(김창민 편, 《스페인 문화 순례》)

 

■ 전시 구성

이번 전시에서 꿈의 세계를 가장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그려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시기별 작품을 총 10개의 주제에 따라 구성하였다. 140 여 점의 유화와 삽화, 설치미술, 영화와 다큐멘터리, 사진, 멀티미디어 영상물 등의 작품을 소개하여 풍성하다.

1. 천재의 탄생 (1904-1926) Birth of a Genius

살바도르 달리의 독특한 성격과 세계관에 강한 영향을 끼친 성장 배경과 고향, 가족 관계 등을 살펴본다. 당시 유행하던 미술사조인 인상주의와 입체주의 등을 탐구하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아버지의 초상화와 에스 야네르에 있는 집 Portrait of My Father and the House at Es Llaner,  c.1919 ⓒ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SACK, 2021. [사진=GNC Media 제공]
아버지의 초상화와 에스 야네르에 있는 집 Portrait of My Father and the House at Es Llaner, c.1919 ⓒ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SACK, 2021. [사진=GNC Media 제공]

 특히 <스튜디오에서 그린 자화상 Self-Portrait in the Studio> (c.1919) 작품은 달리가 만 15세에 얻은 첫 스튜디오에서 그린 자화상으로, 세 개의 거울을 곁에 두고 반사된 각도를 계산하며 정확하게 그렸다. 일찍부터 달리는 과학적인 접근법을 시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달리는 1918년 피게라스 시립극장에 초기작 몇 점을 전시하여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1925년 11월 바르셀로나 달마우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26년 첫 번째 파리 여행에서 피카소를 만났다.

2. 초현실주의: 손으로 그린 꿈 속의 사진들 (1927-1939) Surrealism: Hand-painted Dream Photographs

살바도르 달리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존재 ‘갈라’. 달리와의 운명적인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마치 영화 같았던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위대한 예술가에는 뮤즈가 있었으니 달리에게는 ‘갈라’가 뮤즈였다. 달리가 작품에 전념하도록 갈라는 모든 것을 바쳐 그를 뒷바라지했다.

“나는 내 어머니보다, 내 아버지보다, 피카소보다, 심지어 돈보다도 갈라를 사랑한다.”-살바도르 달리

"달리의 긴 생애에서 화가 자신 이상으로 중요했던 사람은 그의 반려 갈라였다. 폴 엘뤼아르의 아내였던 35세의 갈라를 처음 만나 그녀가 87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달리는 그녀를 여신처럼 숭배하고 찬미했으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철저히 의존했다. 그녀는 화가 달리에게는 예술적 영감을 주는 영원한 뮤즈요, 인간 달리에게는 정신과 감정의 균형을 잡아준 아내이자 조언자였다."(《달리》)

살바도르 달리는 현실과 현실을 초월한 새로운 차원을 탐구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연구한 잠재의식에 강한 충격을 받은 달리는 기이하고 몽환적인 꿈의 세계를 가장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그려내는 화가로 거듭났다. 달리는 현실을 변형하고 전복하고, 재해석하는 초현실주의의 대표적인 ‘편집광적 비판(Paranoian Critical Method)’기법을 제시하고 새로운 화풍의 작품들을 탄생시킨다.

달리는 각종 예술가 모임에 참석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며 초현실주의의 가장 열렬한 전파자가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현실파 주요 일원이었던 루이스 부뉴엘(Luis Bunuel)과 함께 제작한 초현실주의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u> (1929)를 스크리닝한다.

“ 두 사람은 컷의 서술적 연속을, 무의식과 상상력으로 열려 있는 우발적이고 비이성적인 연속으로 대체함으로써 전통적인 영화 촬영 기법과 아방가르드 영화 촬영 기법을 전복하고자 했다.”( 《달리》)

3. 미국: 새로운 기회와 자유 (1940s) America: New Opportunities, New Freedom

달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미국으로 갔다. 해당 섹션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시기의 대표작들을 볼 수 있다. 달리의 자유분방함과 도발적인 행보, 그리고 예술적 천재성은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시기에 달리의 활동 범위는 장르와 매체 구분 없이 확대되었다.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Napoleon’s Nose, Transformed into a Pregnant Woman, Strolling His Shadow with Melancholia  amongst Original Ruins", 1945      ⓒ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SACK, 2021. [사진=GNC Media 제공]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Napoleon’s Nose, Transformed into a Pregnant Woman, Strolling His Shadow with Melancholia amongst Original Ruins", 1945 ⓒ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SACK, 2021. [사진=GNC Media 제공]

 달리는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를 다르게 인식할 수 있는 ‘이중 이미지’ 기법을 다양한 작품에 적용했다. 이러한 기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표작품으로는 <볼테르의 흉상 Bust of Voltaire> (1941)과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Napoleon’s Nose, Transformed Into a Pregnant Womans, Strolling His Shadow with Melancholia amongst Original Ruins> (1945) 등이 있다.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반복하여 그린 얼굴은 권력을 상징하는 ‘나폴레옹’이다. 어린 시절 달리의 꿈이었던 ‘나폴레옹’에 대한 강한 집착이 드러난다. 부드러운 곡선형 구조물은 스페인의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에 대한 달리의 존경심을 나타낸다. 화려한 도상들로 장식되어 있음에도 달리 특유의 적막함과 우울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표작이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달리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다. 이후 많은 작품이 핵과 연관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것이다. 스페인 신비주의적 전통이 가미된 ‘핵-신비주의(Nuclear Mysticism)’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달리는 과학의 진보와 고전의 신비함을 자신만의 예술언어로 녹여낸다. 대표적인 작품 <네로의 코 주위의 탈물질화 Dematerialization Near the Nose of Nero> (1947)에서 중력이 소멸된 듯한 풍경 속에 모든 물질의 분열이 일어났음을 볼 수 있다. 달리가 회화 소재로 즐겨 삼았던 도상들인 사이프러스 나무와 신고전주의 건물, 잉크병, 유기적인 형체의 인물 등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새로운 사상과 사건을 접목하면서 끊임없이 시도하고 영역을 확장해 나갔음을 알 수 있다.

4. 그래픽 아티스트, 이상한 나라에서 온 돈키호테처럼 Graphic Artist, like Don Quichotte from Wonderland

이 섹션에서는 달리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책이나 잡지 커버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았던 달리는 1920년 초부터 다양한 삽화 작품을 남겼다.

책이나 잡지 커버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았던 달리는 1920년 초부터 다양한 삽화 작품을 남겼다. [사진=김경아 기자]
책이나 잡지 커버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았던 달리는 1920년 초부터 다양한 삽화 작품을 남겼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그 중 4가지 문학 작품인 <돈키호테 데 라만차 Don Quixote of La Mancha> (1957), <삼각모자 Le Tricorne> (1959), <셰익스피어에 대한 소동 Much Ado About Shakespeare> (1968),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1969) 삽화 시리즈를 보여준다. 각 삽화는 주어진 주제에 맞게 달리의 상징적인 요소들과 기법, 예술관이 적절히 녹아 있다. 그래픽 아티스트로서 달리의 작업물은 그가 회화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독창적인 행보와 자유로운 표현 방법을 시도했음을 알 수 있다.

5. 나의 영원한 왕국, 포트이가트 (1950s)My Forever Kingdom, Portlligat

8년간의 미국 생활을 뒤로하고 달리의 고향인 스페인 포트이가트로 돌아간 시기이다. 달리는 어린 시절부터 항상 보아왔던 포트이가트 풍경을 미국에서 탐구한 핵과 신비주의 주제와 접목하여 새로운 화풍을 제시한다. 달리는 종교적 주제와 핵융합, 핵분열 같은 과학적 개념을 담아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르네상스 회화기법과 새롭게 발견한 세계관을 융합하여 이색적인 회화를 선보인다.

6. 시각적 환상에 대한 탐구 (1960-1970s) Optical Illusions

달리는 수학과 과학을 탐구하면서 기존의 착시 기법을 넘어서는 실험에 몰두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편집광적-비판 기법, 이중 형상, 스테레오스코피, 홀로그래피, 4차원의 탐구와 같은 다양한 기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페인 피게레스의 달리 미술관에 설치된 스테레오스코피 체험 공간의 설계를 똑같이 재현하여, 착시효과를 이용해 평면의 입체화를 직접 겪어볼 수 있도록 한다. 이 시기의 가장 특징적인 표현방법은 현대 과학과 고전주의 미술의 융합이다.

그러한 시도가 가장 잘 드러나는 대표작으로 <후안 데 에레라의 “입방체 연구”에 대하여 About the “Speech on the Cubic Form” of Juan de Herrera> (c.1960)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알파벳 문자로 구성된 정육면체 안에 또 다른 작은 정육면체를 그려 넣었다. 현대 수학의 이론을 풀어내려는 시도일 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맥락에서 “하늘”과 “못”이라는 요소가 융합되면서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또한 허공에 떠다니는 무중력 상태는 “핵 신비주의” 시기에 탄생한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특징이다.

7. 영원불멸한 거장들의 천국 (1980s) Following the Path of the Geniuses

후기의 달리 작품들은 특히 고전주의 미술의 거장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달리가 깊이 존경했던 벨라스케즈부터 미켈란젤로까지 대가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소개한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재해석한 <전사 혹은 “로스 엠보자도스” 미켈란젤로의 로렌조 메디치의 무덤에 있는 조각상 재해석 The Warrior or “Los Embozados”. Lorenzo de’ Medici after the Tomb of Lorenzo de’ Medici by Michelangelo> (c.1982), <지질학적 메아리.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재해석 Geological Echo, After ‘Pieta’> (c.1982)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시기에 완성한 작품들은 위대한 거장들의 유명 작품을 재해석하거나 응용하는 대신, 엄격한 전통적 회화 기법을 적용하여 표현했다. 달리의 천재성과 창조성은 예술사적으로 뛰어난 화가들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계승하고, 동시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기를 들며 발전했다. 말년기의 작품들에서는 그들에 대한 깊은 경의를 찾아볼 수 있다.

종잡을 수 없는 기행과 획기적인 이슈를 만들며 화제를 몰고 다녔던 천재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세계적인 스타로, 또한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의 대가로, 오늘날 현대사회 예술문화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우리의 삶 속에 강렬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종잡을 수 없는 기행과 획기적인 이슈를 만들며 화제를 몰고 다녔던 천재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세계적인 스타로, 또한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의 대가로, 오늘날 현대사회 예술문화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우리의 삶 속에 강렬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8. 달리의 꿈속으로 떠나는 여정 Dreams of Dalí

미국 플로리다의 달리 미술관에서 특별 제작한 <달리의 꿈 Dreams of Dali> (2016) 예술과 기술의 놀라운 결합으로 펼쳐지는 멀티미디어 영상 작품이다. 달리의 작품 <밀레의 만종에 대한 고고학적 회상 Archaeological Reminiscene of Millet’s “Angelus.”> (1935) 을 중심으로 재해석 된 다양한 상징물 사이를 떠다니듯이 유영하는 초현실적 경험을 선사한다.

9. 메이 웨스트 룸 Mae West Room

메이 웨스트(Mae West)는 1920년대~30년대 당시 극장과 할리우드에서 관능적인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이다. 달리는 그녀의 매력을 높이 칭송했고, 신문에 실린 메이 웨스트의 얼굴을 콜라주를 활용해 입체적인 방처럼 탈바꿈하였다. 달리는 건축가 오스카 투스케츠(Òscar Tusquets)와 협업하여 정확한 설계에 따른 설치작품으로 만들었다. 메이 웨스트의 눈과 코, 입이 각각 가구와 인테리어 장식 요소들로 바뀌면서 공감각적인 작품으로 탄생했다. 보는 이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서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들은 온전한 메이 웨스트의 얼굴로 모여지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흩어지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이 실제로 전시장을 찾아 달리의 무한한 상상력을 직접 체험해 수 있도록 공식 도면에 따라 작품을 설치하였다.

10. 전설과 함께, 살바도르 달리 Dali, the Legend

예술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는 달리의 신념은 그의 삶 전반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달리는 자기 자신에게 한계점을 두지 않고 새로운 매체와 장르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달리의 폭발적인 창조성과 상상력은 캔버스 밖에서도 무한대로 펼쳐졌다. 수많은 패션 디자이너와 영화 감독, 배우, 가구 디자이너 등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과 협업을 이어나갔다. 상업적인 예술가라는 비판적인 견해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늘 획기적인 이슈를 만들며 틀을 깨는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실험했던 전설적인 예술가로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러니 그의 콧수염, 기행, 상업주의가 아니라 그의 작품에 집중하여 천재 작가의 어마어마한 예술적 재능을 느껴보자. 

3
0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