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국가기록원이 291년 전 한반도 동쪽 바다를 ’소동해(小東海, MARE ORIENTALE MINVS)‘로 표기한 1730년판 고지도를 공개했다.

지난 3일 오후(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헝가리 국가기록원을 방문한 가운데 처버 써보(Csaba Szabo) 헝가리 국가기록원장은 1730년 유럽에서 제작된 고지도의 복제본을 김정숙 여사에게 전달했다.

지난 11월 3일 오후(헝가리 현지시각) 헝가리 국가기록원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 [사진=청와대]
지난 11월 3일 오후(헝가리 현지시각) 헝가리 국가기록원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 [사진=청와대]

해당 고지도에는 조선의 국호를 ‘CAOLI KUO, COREA, CHAO SIEN’로 표기했다. 1730년 유럽에서 제작된 이 지도의 가치는 18세기 유럽에서도 한반도 동쪽 바다를 ‘동해’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이 고지도는 현재 가장 많이 존재하는 1739년판이 아니라 초기본인 1730년판이어서 희소성과 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된다.

이날 최재희 한국 국가기록원장과 함께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기록보존 기술과 인적 교류를 통해 한국과 헝가리 양국의 국가기록원이 동서양 기록의 보고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또한, “헝가리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총연장 3,000km의 기록 속에 한국의 과거와 오늘을 잇는 기록을 찾아 준 한국과 헝가리 양국 국가기록원 연구자들께 경의를 표한다.”라고 했다.

현장에서 최재희 한국 국가기록원장과 처버 써보 헝가리 국가기록원장은 구한말 조선에 머물던 헝가리 신부 ‘버이 삐떼르(Vay Péter)가 선교활동을 펼치며 당시 시대 상황과 자신의 느낌을 적은 일기(1902) 및 저서(1918) 중 일부를 우리말과 헝가리어로 각각 낭독했다.

김정숙 여사는 “격동기에 조선에 머물던 헝가리 신부는 조선인에 대해 ’예의와 품위와 위엄을 갖고 있으며, 어떤 무력과 가혹함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하게 저항하는 고귀한 자존심을 가졌다‘고 기록했다.”라며 “100년 전 헝가리 신부가 마치 100년 후 한국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지난 6월에도 스페인은 코로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첫 국빈으로 맞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게 독도와 울릉도를 조선 영토로 표시한 1730년대 고지도를 공개한 바 있다.

현지시각 6월 16일 오후 문 대통령이 스페인 상원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앙헬 곤잘레스 도서관장은 조선왕국전도를 보여주며 “한국인들에게 가장 와닿은 기록이 아닐까 한다.”라고 했다. 해당 지도는 18세기 프랑스 지리학자이자 지도 제작자 장 밥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그린 한반도 지도이며, 서양인이 그린 현존하는 조선지도 중 가장 오래된 지도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