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정성조)가 경복궁 향원지(香遠池)의 향원정(香遠亭)과 취향교(醉香橋) 복원을 3년 만에 완료하고 11월 5일 언론에 공개한다.

향원정(보물 제1761호)은 오랜 세월에 낡고 기울어지면서 지난 2012년 정밀실측조사를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안전진단을 하다가, 2018년 11월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가 총 3년 간의 공사 끝에 이번에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취향교는 건청궁에서 향원정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향원정의 북쪽에 세운 다리인데, 한국전쟁 때 파괴되었다. 1953년 관람 편의를 위하여 본래 위치(향원정 북쪽)가 아닌 향원정 남쪽에 세웠다가 이번에 원래의 자리를 찾아 복원하였다. 모습 또한 이전에는 석교 교각에, 목재 난간을 갖춘 평교 형태였다가 이번에 아치형 목교로 제 모습을 찾았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경복궁 향원지(香遠池)의 향원정(香遠亭)과 취향교(醉香橋) 복원을 3년 만에 완료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경복궁 향원지(香遠池)의 향원정(香遠亭)과 취향교(醉香橋) 복원을 3년 만에 완료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3년만에 복원 완료한 경복궁 향원정과 취향교.  [사진=김경아 기자]
3년만에 복원 완료한 경복궁 향원정과 취향교. [사진=김경아 기자]
복원 전 경복궁 향원지(香遠池)의 향원정(香遠亭)과 취향교(醉香橋) 모습. [사진=문화재청]
복원 전 경복궁 향원지(香遠池)의 향원정(香遠亭)과 취향교(醉香橋) 모습. [사진=문화재청]

그동안 경복궁 향원정과 취향교는 정확한 창건연대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1887년(고종 24년)의 ‘승정원일기’에 ‘향원정’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면서 건립 시점을 1887년 이전으로 추정해 왔다. 하지만, 이번 복원공사에서 실시한 목재 연륜연대조사를 통해 1881년과 1884년 두 차례에 걸쳐 벌채한 목재를 사용한 것을 확인하여, 건립 시기를 추정하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향원정 건립 시기는 1885년으로 추정하게 되었다.

이번 복원작업을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구들의 구체적인 형태와 연도(煙道, 연기가 나가는 통로)의 위치 등도 확인했다. 현재 남아있는 유구를 그대로 활용하여 향원지 호안석축 외부와 연결된 낮은 형태의 굴뚝을 복원하였고, 배연실험으로 아궁이에서 연도를 통해 연기가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것도 확인하였다.

또한,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楚石, 주춧돌)을 조사하여 건물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이 초석을 받치는 초반석의 균열로 인한 초석 침하현상이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복원과정에서는 전통방식의 말뚝기초 시공을 통해 지반을 보강하였으며, 향원지 영역의 옛 사진을 분석하여 변형·훼손된 절병통, 창호, 능화지, 외부 난간대 등을 복원했다. 또한, 과학적 실험을 통해 향원정의 원형 단청도 확인하였는데, 향후 단청안료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취향교 복원과 향원정 보수는 현재 추진하는 경복궁 2차 복원정비사업과 함께 경복궁의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가까운 시일 내에 국민에게도 복원된 향원정 내부와 취향교를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