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고궁, 창덕궁에서 조선 순조 때 효명세자가 창작한 ‘춘앵전’을 비롯해 궁중 춤과 노래, 연주로 가을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국립국악원과 공동으로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매일 오전 11시 ‘국립국악원과 함께하는 2021 창덕궁 풍류’를 개최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와 국립국악원은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2021 창덕궁 풍류'를 개최한다.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와 국립국악원은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2021 창덕궁 풍류'를 개최한다. 포스터에는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앵삼을 입은 무용수의 '춘앵전' 공연모습을 담았다. [사진=문화재청]

창덕궁 전문해설사의 깊이있는 해설을 들으며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인 대조전 권역과 계단식 화단인 화계花階를 둘러보고, 오색단풍이 절정을 이룬 후원을 배경으로 가정당에서 궁중무용과 음악을 관람할 수 있다. 주최 측은 평소 비공개 관람 구역인 가정당이 이번 행사를 위해 한시적으로 열었다.

이번 공연에는 궁중 춤인 ‘춘앵전’을 비롯해 ‘청성곡’, ‘가야금 산조’, 가곡 중 ‘언락, 우락’이 공연된다.

이번 행사의 사회를 맡는 문주석 학예연구사는 “춘앵전은 봄날 아침 버드나무 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를 표현한 궁중무로, 무용수는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의상을 입는데 이를 ‘앵삼鶯衫’이라 한다.”라며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가슴에는 붉은 띠를 두르며, 손에는 한삼을 끼고 꽃무늬를 수놓은 작은 화문석 위에서 혼자 춤을 춘다. 춘앵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춤사위로는 화전태花前態가 있다. 꽃 앞에서의 아름다운 자태를 표현한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창성곡은 조선말기 이후 관악기 연주자들이 즐겨 연주하던 곡으로, 연주자의 긴 호흡으로 만들어지는 여유롭고 자유로운 속도에 대금의 화려한 장식음이 어우러져 장쾌하면서도 고고한 멋을 즐길 수 있다.

거문고 산조는 조선 유학자들이 ‘백 가지 악기 중 으뜸’으로 손꼽은 현악기 거문고를 타악기처럼 명주실을 내려치는 방법으로 연주한다. 긴장과 이완의 선율진행과 느리게 시작해 점차 빨라지는 박자로 인해 연주자에게는 고도의 몰입감을, 감장자에게는 깊은 감흥을 준다.

2010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곡’ 중 ‘언락’은 9일과 11일, ‘우락’은 10일과 12일 공연될 예정이다. 노랫말은 시조시를 바탕으로 전주와 간주를 포함, 5장 형식으로 구성되며, 관현악반주에 맞춰 노래한다.

과거 창덕궁 풍류 행사를 소개된 '수제천' 공연. [사진=문화재청]
창덕궁 풍류 행사를 소개되었던 '수제천' 공연모습. [사진=문화재청]

주최 측은 9일부터 11일까지 3회까지는 만 7세 이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마지막 12일 4회는 다문화가족을 초청해 평소 접하기 어려운 궁중무용과 음악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를 원하는 경우 5일 오전 10시부터 ‘11번가 티켓’에서 1회당 40명 선착순 예매를 접수하며, 관람료는 성인 한 명당 1만5천 원이다.

창덕궁관리소는 이외에도 국립국악원과 협업으로 창덕궁을 배경으로 도살풀이춤 양길순팀과 해금첼로피아노 3중주 조은진팀 영상 2편도 제작한다. 국악인(Gugak in 人) 행사를 위한 영상으로, 문화재청 유튜브와 국립국악원 유튜브에 게재해 창덕궁의 숨은 아름다움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