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신화’가 아니라 ‘환웅 신화’이다
‘단군 신화’가 아니라 ‘환웅 신화’이다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1-10-24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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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최광식 지음 "'삼국유사' 읽기"(세창미디어 간)

“《삼국유사》 ‘기이’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조선(왕검조선)’로서 이른바 환웅 신화와 단군 신화가 실려 있는 부분이다. 특히 ‘고조선’조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은 환웅이므로 우리는 이 신화를 ‘환웅 신화’라고 부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단군 신화가 아니라 환웅 신화이다. 이렇게 최광식 고려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삼국유사』 읽기》(세창미디어, 2021)는 그동안 우리가 《삼국유사》를 바라보는 익숙한 시각을 교정한다. 흔히 《삼국유사》를 《삼국사기》와 비교하여 본사에 대한 유사, 또는 정사에 대한 야사라고들 일컫는다. 즉 《삼국유사》는 유학자 김부식이 지은 정사 《삼국사기》에서 다루지 않는 역사적 사실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보충하여 저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익숙한 시각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면 《삼국유사》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최광식 지음 "'삼국유사' 읽기" 표지. [사진=김경아 기자]
최광식 지음 "'삼국유사' 읽기" 표지. [사진=김경아 기자]

 

“《삼국유사》는 《삼국사기》를 단지 보충하였다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5000년인 근거를 바로 《삼국유사》에서 찾을 수 있으니, 이 사료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

《삼국유사》의 가치를 이 책이 갖는 역사적 성격을 알면 더욱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삼국유사》의 역사적 성격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먼저, ‘역사의 유구성’이다. 《삼국사기》가 고구려와 백제 및 신라의 삼국시대사라고 한다면 《삼국유사》는 고조선부터 고려에 이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에 대한 한국 고대의 자료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조선’조는 우리의 역사가 중국의 역사와 같은 시기에 시작되었다는 한국사의 유구성과 독자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록 덕분에 “일본이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할 때 우리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조를 통하여 그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가야사를 체계적으로 인식하고 서술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뿐만 아니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하여 고구려사를 비롯하여 고조선과 부여사 및 발해사는 중국사라고 왜곡할 때 역시 《삼국유사》의 ‘고조선’조와 ‘북부여’조 및 ‘동부여’조, 그리고 ‘말갈 발해’조가 있어서 그들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우리 역사 왜곡에 대응할 무기가 《삼국유사》이다.

《삼국유사》의 역사적 성격 두 번째는 ‘영역의 광범위성’이다. 《삼국유사》는 공간적으로 한반도와 만주 지역뿐만 아니라 요하 지역과 연해주 지역까지 다루어 광범위한 영역을 상정하고 있다. 또한, 대륙뿐만 아니라 바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삼국유사》는 한반도에 갇혀 있는 한국사를 대륙과 바다로 확장한다.

《삼국유사》의 역사적 성격 세 번째는 ‘주제의 다양성과 내용의 융합성’이다. 《삼국유사》에는 역사, 신화, 설화, 불교, 고고·미술사, 문화유산, 토착 신앙, 민속, 도교와 유교 등 다양한 주제가 실려 있다. 등장인물도 왕을 비롯한 지배층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과 노비들까지도 망라하고 있다. 게다가 동물도 많이 등장하며, 동물이 주인공인 경우도 있다. 또한, 박혁거세 신화는 농경 생활, 석탈해 신화는 해상 활동, 김알지 신화는 발달한 제철 기술을 반영하며, 이러한 여러 계통의 신화가 남아 있는 것은 신라 문화의 다양성과 융·복합성을 보여준다.

《삼국유사》의 역사적 성격 네 번째는 ‘호국적 성격’이다. 《삼국유사》에는 많은 신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국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 신들과 국가를 보호하는 호국신들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역사적 성격을 지니는 《삼국유사》는 어떠한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삼국유사》는 한국의 문화유산 아카이브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한국의 고대 문화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기본 텍스트로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삼국유사》는 일찍부터 작가들의 문학적 소재로서 활용이 되었으며,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어 최근에는 한국문화콘텐츠의 원형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삼국사기"를 정사라 하고, "삼국유사"를 야사라고 언급한 육당 최남선의 견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사진=김경아 기자]
"삼국사기"를 정사라 하고, "삼국유사"를 야사라고 언급한 육당 최남선의 견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사진=김경아 기자]

 

한국문화콘텐츠의 원형, 지금 세계를 흔들고 있는 한류의 뿌리를 《삼국유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삼국유사》의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저자는 1. 신화적 가치와 의미 2. 불교문화적 가치와 의미 3. 고전 문학적 가치와 의미 4. 민속문화적 가치와 의미로 나누어 고찰한다.

《『삼국사기』읽기》는 이렇게 《삼국유사》를 다시 바라보는 책이다. 《삼국사기》를 정사라 하고, 《삼국유사》를 야사라고 언급한 육당 최남선의 견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렇게 보면 될 것이다. “《삼국유사》는 정치와 종교, 신화와 역사, 중앙과 지방, 지배 세력과 피지배 세력, 불교와 유교를 융·복합적으로 인식하여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을 기록한 민족문화의 아카이브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최광식 고려대 명예교수는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청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 《삼국유사의 신화 이야기》 《점교 삼국유사》(공저) 《삼국유사》(전 3권, 공역)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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