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안에는 총 1,915종의 해양생물종이 분포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갯벌’이 해양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서울대 김종성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50년간 총 37개 해역에서 출연하거나 서식이 확인된 대형저서무척추동물을 전수조사하고 다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해양학해양생물학 리뷰(Oceanography and Marine Biology Annual Review: OMBAR)’ 최신호에 발표했다.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는 지난 15일 이를 밝혔다.

한국 연안 대형저서무척추동물 주요 분류군 및 종수(왼쪽)과 국가 및 주요해역별 대형저서무척추동물 생물다양성 비교(오른쪽). [사진=해양수산부]
한국 연안 대형저서무척추동물 주요 분류군 및 종수(왼쪽)과 국가 및 주요해역별 대형저서무척추동물 생물다양성 비교(오른쪽). [사진=해양수산부]

해당 학술지는 1963년 창간해 해양학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과 명성을 가진 국제학술지로, 해양과학분야 세계 최고 저널 중 하나이다. 이번 논문은 OMBAR 총괄편집장 스티븐 존 호킨스 교수가 서울대 김종성 교수에게 논문 발표를 요청해 한국인 최초로 OMBAR에 발표되었다. 

논문에서 김 교수는 독도와 우리 해역의 영문명을 Dokdo(독도), West Sea(서해), South Sea(남해), East Sea(동해)로 표기해, 과학외교 면에서도 중요한 학문적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 연안과 전 세계 해양에 서식하는 대형저서무척추동물의 다양성을 국가 간 비교 검토가 가능해졌다. 유럽 와덴해 400여 종, 영국 530종, 터키 서부연안 685종, 북태평양 576종, 북극 전체 2,636종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해양저서무척추동물 총 1,915종(조간대와 하구의 갯벌만 약 1,000종)은 해양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이란 점이 국제 학계에 알려진 것이다.

이번에 정리된 17개 문 1,915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체동물문 670종, 환형동물문 469종, 절지동물문 434종, 극피동물문 79종, 그 외 분류군 263종이다. 한국 연안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군은 연체동물문이며, 다음으로 환형동물문과 절지동물문의 종이 우세하다. 해역별로는 남해에 1,103종으로 가장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며, 서해 829종, 동해 621종이 서식한다.

한편, 시화호와 새만금 갯벌의 연안 매립으로 인해 제방 건설기간 대형저서무척추동물 군집의 변화가 가장 컸다. 2007년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사고 이후 10년간 해양환경 모니터링 자료 분석 결과, 1989년 미국 알래스카 해안 원유 유출사고인 Exxon Valdez 사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반적으로 해당 리뷰를 통해 한국이 연안생태계에 대한 심각한 인위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높은 해양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논문은 그간 일부 해역 중심으로 추진되었던 해양생물다양성 연구를 한반도 전체 해역(서해 15지역, 남해 10지역, 동해 12지역)으로 확대한 점에서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또한, 1970년부터 2020년까지 50년간 출현하거나 서식이 확인된 대형저서무척추동물 1,915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목록과 분포도로 작성하고, 해역과 해양환경 특성에 따른 해양생물종 분포와 관련성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양생물다양성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입증하는 고무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우리나라 서해, 남해, 동해의 다양한 대형저서무척추동물들. [사진=해양수산부]
우리나라 서해, 남해, 동해의 다양한 대형저서무척추동물들. [사진=해양수산부]

김종성 교수는 “앞으로도 한국의 갯벌이 가진 고유하고 독보적인 해양생물다양성과 그 기능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한국의 갯벌’의 우수성을 국제사회, 학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송상근 해양정책실장은 “한국 갯벌이 바다의 탄소흡수원으로서 가치가 크다는 최근 연구성과에 이어, 해양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이 입증되었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한국 갯벌의 중요성과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국제사회에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