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와 사도세자의 무덤이 있는 융건릉을 무대로 옛 조선군사들의 군사훈련을 담은 ‘정조의 꿈-야조夜操’공연이 펼쳐지고,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합장릉인 홍릉에서는 홍유릉 오페라 ‘나는 조선에서 왔습니다’가 선보인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한국문화재재단과 공동으로 지난 10월 9일부터 11월 7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6개 조선왕릉에서 ‘2021년 제2회 조선왕릉문화제’를 개최한다.

경기도 수원 화성에서 있는 정조와 사도세자의 무덤 융건릉에서 펼쳐지는 창작공연 '정조의 꿈- 야조'. [사진=문화재청]
경기도 수원 화성에서 있는 정조와 사도세자의 무덤 융건릉에서 펼쳐지는 창작공연 '정조의 꿈- 야조'. [사진=문화재청]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국민을 위로하기 위한 문화행사라는 취지를 담아 왕릉을 직접 방문하는 관람객뿐 아니라 직접 찾지 못하는 국민을 위한 온라인 체험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되었다.

지난 9일 저녁 7시 50분 경기도 여주 영릉 세종대왕릉에서 펼쳐진 개막식이 MBC 유튜브 생중계로 나간 것을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세종대왕릉(영릉)과 동구릉, 서오릉, 선정릉, 융건릉, 홍유릉에서 펼쳐진다.

1893년 고종임금이 미국 시카고만국박람회에 조선관을 개관하며 국중악사를 파견한 내용을 담은 홍유릉 오페라 ‘나는 조선에서 왔습니다’는 오는 10월 31일 밤 12시 30분 MBC에서 방송으로 볼 수 있다. 거문고 연주와 판소리 31명의 오케스트라 합주가 결합한 새로운 크로스오버 오페라극으로, 조선왕릉문화제 기잔 홍유릉 입구에 마련된 스크린으로 상영하며, 주연배우들의 사진으로 꾸민 포토존도 마련했다.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합장된 홍유릉에서 펼쳐지는 창작 오페라 '나는 조선에서 왔습니다' 공연. [사진=문화재청]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합장된 홍유릉에서 펼쳐지는 창작 오페라 '나는 조선에서 왔습니다' 공연. [사진=문화재청]

경기도 화성 융건릉에서는 ‘융건릉 야조-정조의 꿈’ 창작공연이 펼쳐진다. 학문은 물론 무예에도 뛰어나 백동수, 박제가, 이덕무에게 무예훈련교범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발간하게 하고 직접 시범을 보였던 정조가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현륭원을 참배하고 서장대에서 주야간 군사훈련을 참관한 기록을 모티브로 했다. 관람객들은 융릉으로 가는 길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영상 관람이 가능하고 포토존도 마련되었다.

또한 ‘채붕綵棚-백희대전’ 공연은 선대왕이 돌아가신 후 3년 상을 마치고 종묘에 신위를 부묘한 후 ‘채붕(갖가지 채색으로 아름답게 꾸민 무대)’을 설치하고 가요歌謠를 불렀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한 연희이다. 동구릉과 서오릉, 세종대왕릉 재실 앞에 설치한 스크린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

궁중연희 '채붕-백희대전' 공연모습. [사진=문화재청]
궁중연희 '채붕-백희대전' 공연모습. [사진=문화재청]

올해 처음 ‘찾아가는 왕릉문화제’를 도입해 경남 진주성에 10월 30일과 31일, 경주 교촌 한옥마을에 11월 6일과 7일 오후 2시에 ‘채붕-백희대전’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이와 함께 ‘융건릉 야조를 만나다’ 야외 전시 세트가 설치되고 창덕궁 달빛기행 비대면 체험 ‘궁-바퀴를 달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창덕궁 차비差備와 나인이 사전 신청한 학교들에 직접 찾아가 학생들에게 가상현실(VR) 카드보드와 청사초롱 만들기로 창덕궁 달빛기행을 체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한편 조선왕릉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스스로 체험 프로젝트’로는 동구릉 9곳과 서오릉 5곳의 능에서 방문 인증도장을 찍으면 기념품 ‘그립톡’을 선물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건원릉 억새풀이 바람에 휘날리는 소리, 세종대왕릉 정자각에서 들리는 빗소리 등 왕릉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와 영상을 결합한 ‘왕릉을 듣다’ 시청각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능별로 설치된 스피커로 생생하게 듣거나 테블릿으로 영상을 같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