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54년 10월 3일 개천절, 하늘이 열린 날, 대한민국의 생일을 우리는 국경일로 경축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750만 재외동포도 ‘한국의 날(Korea Day!)’로 축하하고 즐기는 날입니다. 이런 개천절을 맞아 개천의 의미, 국경일 개천절의 역사를 되새겨 보겠습니다.

한승용 국학연구소 실장
한승용 국학연구소 실장

‘개천’은 환웅(桓雄)이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 문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이화세계(理化世界)의 밝은 광명의 문화를 전하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웅족의 공주를 교화하고 결혼하여 그 아들인 단군이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이 땅에 나라를 건설하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한민족은 상대적인 세상에서 절대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던 조상의 DNA를 물려받았습니다. ‘개천’이란 ‘하늘’이라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절대적인 가치관에서 열린 열매입니다. 시대가 변한다고 해서, 장소가 변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변한다고 해서 바뀌는 가치관이 아닙니다.

개천으로 탄생한 ‘홍익인간’의 개념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하늘의 세계를 잇는 우주적·자연적 질서를 회복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이 꿈꾸는 세계가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하늘과 땅과 사람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이화세계’로 확장되는 것을 반영합니다.

그러한 개천절이 국경일이 된 과정과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1919년 3월 전국적으로 펼쳐진 기미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의 열기와 염원을 모아 1919년 4월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탄생했습니다. 나라 이름을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두 개의 국경일을 제정했는데 바로 ‘독립선언일’과 ‘건국기원절’입니다. ‘독립선언일’은 나라의 ‘독립’을 선언한 1919년 3월 1일을 말하며, ‘건국기원절’은 단군이 나라를 처음 ‘건국’한 기원전 2333년 음력 10월 3일을 기념하는 날이었습니다. 임시정부가 제정한 2대 국경일은 그 법통을 이어받은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또한 국경일로 지정하여 건국기원절이 ‘개천절’, 독립선언일이 ‘삼일절(3·1절)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주권을 되찾은 날, 광복절을 국경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3·1절이나 광복절은 역사적, 정신적 뿌리를 단군왕검께 두고 있습니다.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선언서’에서 “아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의 자주민을 선포”하였는데 그 마지막에 “조선을 세운 지 4252년이 되는 해 3월 초하루, 조선민족대표” 33인이라고 명기함으로써 다시 찾으려는 조선이 단군조선을 지칭하는 것임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1945년 8월 15일 독립을 맞이한 날을 ‘광복(光復)’이라 하여 ‘빛을 다시 회복하였다’는 의미를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면 언제 그 최초의 빛이 이 땅에 비추었습니까? 바로 하늘이 열린 날, 지금으로부터 4353년 전 음력 10월 3일에 개천을 통해서 그 빛이 이 땅에 비추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광복절도 다시 그 역사적, 정신적 뿌리가 단군왕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개천절은 우리 민족 최대의 국경일이 아닐까요. 한민족인 우리는 우리의 뿌리와 그 정신을 잊지 말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제4353주년 개천절을 맞아 우리 모두 개천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민족으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