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2학기, 자신감을 키우는 도전으로
새로운 2학기, 자신감을 키우는 도전으로
  • 김진희 교사
  • oyeoye071@hanmail.net
  • 승인 2021-09-0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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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진희 교사(서울온곡초등학교)
김진희 교사(서울 온곡초).
홍익교원연합 김진희 교사(서울 온곡초).

새로운 2학기가 시작되었다. 방학을 자율적으로 잘 보내고 온 아이들은 개학을 맞이하는 얼굴도 밝다. 코로나19 감염상황이 심각해서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쌍방향 수업에서 방학 동안 있었던 일을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반갑다.

방학에 계획한 것을 꾸준히 실천해보고 온 아이들이든, 조금 하다가 그만 포기해버린 아이들이든 시도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무언가 얻는 게 있을 거라 다 괜찮다. 그리고 우리에겐 새로운 도전의 2학기가 기다리고 있다.

1학기 동안 꾸준히 해왔던 뇌체조와 명상, 긍정적인 마음을 체험하는 성찰 놀이로 아이들은 밝아졌고 서로를 배려하고 격려하는 학급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이제 2학기에는 집중력을 기르는 신체활동들과 더불어 ‘나의 도전과제’라는 이름으로 각자 도전할 거리를 1가지씩 정하기로 했다.

도전과제 세우기로 시작하는 2학기

도전과제는 자신감을 키우기 위한 활동이다. 언제 자신감을 갖게 되느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무언가 잘하게 되면, 다른 사람보다 내가 낫다는 걸 느끼면 생긴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기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려 하면 쉽게 지치고 불안하다. 자신감은 말 그대로 나를 믿는 마음이니 내가 하기로 정한 목표를 이루어냈을 때 생긴다. ‘나는 마음먹으면 해내는 사람이구나.’라는 체험이 자신감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으로 우선 신체 도전 활동이 있다. 1분 동안 팔굽혀 펴기를 목표 개수를 정하고 연습한다든지, 플랭크나 스쿼트 등을 개수나 시간을 늘려가며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몸을 단련해가는 도전은 몸의 느낌을 통해 변화과정을 스스로 알 수 있고 어느 정도로 성장했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 도전과제가 된다.

이번에 우리 반 아이들이 정한 도전과제에도 10초 이상 물구나무서기, 푸시업 50개 하기, 플랭크 1분 30초 이상하기 등의 신체 도전과제들이 있다. 몸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나 몸의 활력을 높이는 게 필요한 아이들은 이런 도전 활동이 효과적이다.

도전과제로 다른 해내고 싶은 일을 정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목표를 세운다거나 새로운 걸 배우기로 하거나 공부에 대한 도전을 하기도 한다. 우리 반 아이 중에는 법에 관심이 있어서 어려운 법학 입문 책을 읽어보겠다는 아이도 있고,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는 노래 3곡을 계속 연습해서 친구들 앞에서 불러보기로 했다. 또 새로 배우게 된 칼림바라는 악기를 꾸준히 연습해서 어려운 곡을 외워서 발표하겠다는 아이도 있다.

이렇게 세운 도전과제는 월별로 목표를 나누어 실천계획을 세운다. 한 단계 한 단계 이루어지는 과정을 떠올리면서 9월에는 어느 만큼, 10월에는 어디까지 이루어 갈지 목표를 쪼개어 세우는 것이다. 12월까지 물구나무서기 10초를 해내기로 한다면 월별로 3초, 5초, 7초, 10초 이렇게 목표를 세워 집중해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실천과정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실천표를 만들어 교실에 붙여둔다. 한 달에 한 번씩 자신의 현재 도달 수준을 적으며 스스로 확인도 하고, 친구들의 성장도 격려해줄 수 있게 된다.

도전하는 마음을 체험하는 성찰놀이

도전과제를 정하다 보면 혹시 못 해낼까 봐 쉬운 수준의 목표를 정하는 아이들이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보다 조금 더 어려운 목표를 정하라고 계속 말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크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자꾸 목표 수준을 낮추게 된다. 그래서 도전을 할 때 겪을 두려움도 체험해보고, 도전을 하는 마음을 다져보는 성찰놀이를 한다. 바로 ‘도전, 줄 뛰어넘기’라는 놀이이다. 자신의 도전과제를 3번 크게 외치고, 두 사람이 잡은 고무줄을 뛰어넘는 놀이이다.

이 놀이는 점점 높이가 올라가는 고무줄을 뛰어넘는 단순한 놀이지만, 발목에서 시작한 줄의 높이가 무릎으로, 허벅지 높이로, 허리 높이로 올라가면 줄을 넘기 위해 달려올 때 몸이 저릿할 정도로 긴장이 된다. 줄의 높이가 허벅지 정도를 넘어서면 달려오다가 포기해버리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아예 넘으려고 시도조차 안 하는 아이들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 줄에 걸리든 안 걸리든 상관없이, 줄 뛰어넘기를 그만둘 것인지 계속 도전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에 맡긴다.

놀이의 상황은 도전과제를 해나가면서 내가 부딪히게 될 마음의 장벽과 닮아있다. 줄을 넘기 위해 달려올 때 나는 어떤 마음으로 달려오는가? 만약 꼭 해내겠다는 마음이라면 도움닫기 하는 거리를 최대한 늘릴 것이다. 실제로 줄의 높이가 점점 높아질수록 더 멀리서 달려오며 뛰어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전할 때 내 마음의 준비도 이것과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해 준다.

또 줄이 점점 높아지면 줄 앞에 설 때 어떤 마음이 드는가? 높은 줄을 뛰어넘으려고 하는 순간, 두려움이 확 밀려오는 걸 체험할 것이다. 몇몇 아이들은 그런 두려움을 즐기고 계속 뛰어넘기도 하지만, 소극적인 아이들은 줄이 높아지면 포기하고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그냥 구경하기도 한다. 줄 뛰어넘기는 자신이 정한 도전과제를 실천하다 보면 만나게 될 내 안의 두려움과 직접 만나는 체험이기도 하다. 나는 두려운 순간 무엇을 선택하는가를 스스로 바라보게 하는 놀이이다.

전에 이 놀이를 했을 때 줄이 허리 높이를 넘어서자 다들 포기하고 구경하고 있는데 끝까지 온몸을 던지며 도전하던 아이가 생각난다. 두 번, 세 번 계속 여러 가지 방법으로 줄을 넘기 위해 애쓰는 그 아이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고, 아이들은 그 아이의 도전에 진심으로 박수 쳤다. 평소에 공부도 못하고 늘 기죽어 있던 아이였는데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싶어서 나도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

함께 하는 도전

‘도전, 줄 뛰어넘기’ 놀이에서 보듯이 도전은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쉽게 포기하고 구경했던 아이가 놀이가 끝나고 썼던 글에 ‘계속 도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부럽고 멋져 보였다. 나도 이렇게 다시 도전할 거다.’라고 썼던 게 생각난다. 또 줄을 넘는 아이들도 다른 친구들의 격려 덕분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켜보는 사람도, 줄을 뛰어넘으려고 애쓰는 사람도 서로에게 좋은 자극과 경험이 된다. 혼자서 어려운 도전이라도 서로 격려하고 확인해주면 더 잘 해낼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늘 아이들과 도전을 함께 한다. 어떤 해는 운전면허 따기에 도전하기도 했고, 함께 하는 도전으로 기타를 배우기도 했다. 올해는 물구나무서기 10초에 도전하고 있다. 물론 나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과연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하다. 그래도 아이들 앞에서 한 약속이니 끝까지 도전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까마득히 잊고 있지만 처음 걸음마를 뗄 때 우리는 누구나 두려움을 넘어서는 도전에 성공했기에 두 발로 걷고 뛸 수 있게 된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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