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산 김석진 선생/ 주역의 대가
‘역성’(易聖: 주역의 성인)이라 불리는 대산 김석진 선생. 그는 경제위기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지구 온난화 문제 등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가 홍익정신으로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희망찬 앞날을 예견했다.

사단법인 국학원은 대산 김석진 선생을 초청, ‘주역을 통한 한민족의 미래와 천부경, 홍익정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국학활동가 및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석진 선생은 강의하는 2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잊을 만큼 집중했고 마치 소년같이 즐거워했다.

대산 선생은 “천부경은 하늘 천(天), 합할 부(符), 길 경(經)으로 ‘하늘 이치에 딱 부합되는 글’이고, 중국의 주역보다 오래전에 나온 우리나라 역학”이라며 천부경을 주역의 음양, 숫자개념과 맞춰 설명했다. 끝으로 “60년 전인 단기 4280년 정해년에 선천(先天)시대가 끝나고 후천(後天)시대가 왔는데 그 중심이 될 홍익정신은 어떻게 알리나 걱정했다. 이번에 국학원에 와보고 안심했다. 이 사상과 철학을 세계에 꼭 펼치고 세계가 하나 되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이 시대에 큰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사명감을 일깨워준 김석진 선생께 큰 박수와 감사를 표했다. 강의 후 대산 김석진 선생과 인터뷰를 통해 그의 깊은 뜻을 살펴보았다.

- 주역을 알리는 게 기쁘신 것 같다
떠돌아다니며 가산을 다 없앨 만큼 평생 주역공부에 몰두했는데 나이 들어 써먹을 데가 없어 병이 났지. 이제 날 새면 강의할 생각에 다른 것은 다 잊는다.
 
- 왜 그렇게 주역을 알리겠다고 생각하시는지?
지금 사회가 서양의 물질문명과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해 살기가 좋아졌다. 그런데 사람들은 위기를 느끼고 늘 불안에 떨고 있어. 우리 고유한 전통적 정신문화가 피폐해졌기 때문이지. 사람이 정신은 허약한데 육체만 비대해지면 성인병에 걸려 쓰러져. 사회도 마찬가지야. 정신이 불건전한 사회에 물질만 팽배해지면 살기는 편해지는데도 옛 사람들이 어렵게 살면서도 마음 편하게 살던 것만 못해. 지금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인간성을 회복해야 해. 주역은 사람이 자연에서 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이치를 설명하는 고도의 학문이고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야. 앞을 내다보고 거기에 대처해 나가는 것이 바로 주역이기 때문에 알리고 싶지.

- 홍익인간 정신을 찾으라고 하셨는데 주역의 핵심도 ‘홍익인간’ 인지요.
주역에서는 음과 양이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고 사랑하고 의지하지. 바로 홍익인간 정신과 통해. 세계가 모두 하나 되는 것. 내가 잘 되려면 네가 잘되고 내 나라가 잘되려면 네 나라가 잘되고 내 종교가 잘되려면 네 종교도 잘되는 정신이야. 사람들이 천부경에서 말하는 ‘태양의 밝음’을 깨달아야 해.

- 천시(天時), 하늘의 때가 되면 한민족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고 하셨는데.
별자리로 따져 28수(宿) 중 우리나라가 간방(艮方)이라는 곳인데 해가 뜨는 곳, 밝은 뿌리를 가진 곳이어서 여기서 문명이 시작되었지. 주역에서는 만물의 처음과 끝이 모두 간방에 있다(終萬物 始萬物)고 했어. 바로 천부경의 일시일종(一始一終)이 다 간방에 있어. 그러므로 세계가 하나 되는 후천(後天)시대에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나가야 해. 지금까지 우리가 작은 나라로 힘이 약해 중국, 일본에 당했지만 앞으로의 세계는 그렇지 않아. 흑인이 대통령이 되는 때니까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머리가 좋고 비상한 사람이 나와 이끌게 되어 있어.
 
- 우리가 중심이 되는 것은 경제력, 군사력이 아닌 정신문화로 된다는 뜻인지요.
그렇지. 홍익인간 정신이 되어야지.

- 한민족 중 선구자가 이끌어 가야 할텐데 이 시대에 선구자가 있는지
왜 없어. 여기 국학원을 설립한 이승헌 총장이 계시던데. 그런 분이 하는 거지. 사람이 하는 것이지 귀신이 내려와 하는 것이 아니야. 이 나라에 사는 사람이 이 나라를 위해 하는 것이지.

- 한민족의 홍익정신이 앞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철학이 되고 나아가 인류의 철학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홍익인간 정신만 있으면 돼. 홍익인간이 무엇인지 똑바로 알아서 태양이 온 천하를 비추듯 마음의 근본으로 삼아 너와 내가 홍익인간이 되고 홍익사회가 되면 돼. 홍익정신은 전체가 하나 되는 통합의 원리니까 남북도 통일되고 세계가 내 나라 네 나라 없이 전부 하나 되는 거야. 모두가 베풀고 통합되는 사회. 그러려면 필요한 것도 있고 사람들이 깨닫는 것도 있어야 하는데 바로 ‘천부경(天符經)’이라는 글만 깨달으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어. 천부경 공부를 제대로 해서 천부경의 ‘태양앙명(太陽昻明)’을 근본으로 삼아 깨달으라는 것이지. 옛날에도 천부경의 뜻은 몰라도 외우면 액운이 물러간다고 세 번씩 외우고들 했어. 천부경의 이치를 깨닫는 사람이 많이 나오면 이 나라가 중심이 되고 세계를 주도하게 돼.

- 국학회원들은 천부경을 다 배우죠. 오늘 국학원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을 처음 방문하셨는데 감회는?
전에는 ‘천부경’ 하면 ‘나’라고 생각했고 후천시대를 꿰뚫어 보지는 못해도 윷판이나 주역에 의해 조금 짐작은 하는데 세상 사람들이 모두 홍익인간이 뭔지 아무도 모르고 기가 막혔지. 그런데 여기 와서 깜짝 놀랐어. 여기가 천부경도 홍익인간도 공부하는 데고 그런 노력을 해왔다는 것에. 돈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고 홍익정신이 집약되어야 이런 큰일을 하는 거거든. 올해 <우리의 미래>라는 책을 내고 걱정이 돼서 신문에 홍익인간에 대해 몇 마디 했는데 여기 와보니 챙길 것도 없이 다 하고 있네. 큰 짐 하나 덜어낸 것처럼 홀가분해.

-국학원에 덕담 한마디
국학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야. 천부경에서 ‘근본은 다하지 않는 것이고 근본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듯 근본 없는 나라가 존립할 수 없어요. 원래 간방은 모든 곳이 그치는 곳이지. 가령 예를 들면 모든 종교가 여기 와서 그쳐. 그치면 뿌리를 내리지. 홍익정신이 이것을 허용해 주는 거야. 그렇다고 조국도 조상도 모르면 안 돼. 국조 단군의 홍익정신은 종교와는 다르지. 종교를 초월했어. 국학은 하늘 천 따지나 가갸 거겨 말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수천 년 전 국조 단군 때부터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사상과 철학, 우리 조상의 얼, 우리 정신을 기르고 배우는 것이지. 국학원을 창립한 분도 훌륭하지만 국학을 공부해 세계로 펼치자는 뜻에 동참해 모여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훌륭하다.  이 정신을 놓치지 말고 계속해서 앞으로 더욱 발전해서 한국의 국학만이 아니라 세계의 국학이 되도록 모두 노력해 주시오.

김석진 선생은 1928년 충남 논적 함적골에서 태어났다. 조부 청하 선생에게서 6세부터 천자문 소학 논어 맹자 등을 배우고, 19세에 야산 이달 선생으로부터 주역을 수학했다. 59세 때 서울 흥사단에서 주역 강의를 해 23년간 정계와 재계 및 법조계 를 포함해 전국 8천여 명이 선생을 스승으로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