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보고인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5번째 세계유산이며,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두 번째 등재되는 세계자연유산이다.

제4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26일 (현지시간)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할 것을 최종 결정했다. 이번 회의의 의장국은 중국이며, 7월 16일~31일까지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 중이다.

지난 7월 26일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서천갯벌. 1만 킬로의 대여정 중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요물떼새(유부도). [사진=문화재청]
지난 7월 26일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서천갯벌. 1만 킬로의 대여정 중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요물떼새(유부도). [사진=문화재청]

이번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 순천) ▲신안갯벌(전남 신안) 등 4개 갯벌로 이루어졌으며, 모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신안갯벌 전 세계에 기록된 바 없는 모래-자갈 선형체(갈우섬). [사진=문화재청]
신안갯벌 전 세계에 기록된 바 없는 모래-자갈 선형체(갈우섬). [사진=문화재청]

이번 등재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한국의 갯벌’이 지구상의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서식지라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반려’를 권고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문화재청이 해양수산부, 지자체 등과 협조를 통해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비롯해 코로나로 인한 이동제한의 악조건, 각국 시차 속에서도 각 위원국의 대표단, 전문가 그룹을 설득하기 위한 화상 회의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렸다.

또한, 외교부, 특히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가 문화재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였다. 이와 함께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과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들은 「한국의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면서 힘을 보탰다.

고창갯벌 외측에 발달된 국내 최대 쉐니어(해안을 따라 모래 혹은 조개껍질 등이 쌓여 만들어진 언덕). [사진=문화재청]
고창갯벌 외측에 발달된 국내 최대 쉐니어(해안을 따라 모래 혹은 조개껍질 등이 쌓여 만들어진 언덕). [사진=문화재청]

적극적인 외교교섭 활동을 전개한 결과, 세계유산협약국 194개 국 중 투표권을 가진 21개 위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에 등재할 것을 결정했다. 등재 논의에서 키르기스스탄이 제안한 등재 수정안에 총 21개 위원국 중 13개국이 공동서명하고, 17개국이 지지 발언을 하였다.

현재 대한민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13건, 자연유산 2건 총 15건이다. 구체적으로는 ▲1995년 등재된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1997년 등재된 창덕궁, 화성 ▲2000년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2009년 조선왕릉 ▲2010년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 ▲2014년 남산산성 ▲2015년 백제역사 유적지구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2019년 한국의 서원, 그리고 이번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이다.

보성갯벌 일출에 반사된 넓은 펄갯벌. [사진=문화재청]
보성갯벌 일출에 반사된 넓은 펄갯벌. [사진=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