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서너 권의 책을 꾸준히 몇 십 년을 사게 되면 책장에 책이 넘치게 된다. 이 책들을 계속 보관하려면 정리에 고민하게 된다. 그대로 둘 것인가 버릴 것인가, 둔다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특히 이사를 할 때는 비용도 추가되어 더욱 심각하다. 이런 고민을 덜어줄 책이 《서재의 마법》(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미디어숲)이다.

"서재의 마법". [사진=김경아 기자]
"서재의 마법". [사진=김경아 기자]

이는 20년간 지식전달자의 삶을 살아온 저자 김승의 특별한 공간인 서재를 독자에게 공개하는 책이다. 저자의 한 사람인 김미란 박사가 김승의 서재를 방문하여 서재 주인 김승을 인터뷰한다. 덕분에 독자는 김 박사의 시선을 따라 김승의 서재를 깊숙이 살펴보며 두 저자의 대화를 통해 서재의 내부 구조, 그렇게 만든 이유, 목적, 그로 인해 얻은 것 등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제품설명서 같은 딱딱함이 없어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책을 읽다보면 알겠지만 저자 김승에게 서재란 베이스캠프이다. 히말라야를 등반할 때 설치하는 베이스캠프. 지식전달자인 김승에게도 그런 베이스캠프가 필요했다. 저자 김승이 말하는 ‘지식전달자’는 어떤 의미일까. 이를 이해하는 데는 그가 ‘나의 소명’으로 정리한 내용이 도움된다.

“나는 교육혁신가, 교육선교사, 지식선교사의 삶을 위해 태어났다. 내가 어느 곳에 있든지 나는 ‘교육’이라는 영역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의 삶을 살 것이다. 내가 깨달은 모든 지식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지식이다. 나는 그 지식을 아낌없이 공유하고 나누며 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 오늘도 살아야 하는 이유, 내 심장이 뛰는 이유이다.”

‘내 지식을 아낌없이 공유하고 나누는 삶’, 지식전달자의 삶이란 이런 것이다.

김승의 서재는 지식전달자로 20년간 살아온 그의 삶이 남긴 흔적이며 역사이다. 저자 김승이 자신을 이해하려면 그의 서재를 이해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저자는 독자에게 자신처럼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저자 김승은 이 책을 읽고 “단 한 명이라도 당장 자신의 작은 집 한편에 작은 책장을 들여놓기 시작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한다. 이미 책장이 있다면 책을 꽂아만 두는 장소로 방치하지 말고 그 책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며 새롭게 책을 배열하고 꽂아보며 정돈하면 그것으로 우리의 삶에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서재의 마법" [사진=김경아 기자]
"서재의 마법" [사진=김경아 기자]

 

저자들은 서재를 이야기하며 독서방법론, 책 활용법, 주목할 만한 저자, 시간활용법, IT기기 활용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독자는 다양하고 유익한 내용을 얻을 수 있다.

《서재의 마법》은 서재이야기이지만 결국에는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서재를 활용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 나만의 베이스캠프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