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는 동현이가 어떻게 클지 너무나 기대가 돼요.”

이동현(논산중 1)군의 어머니 최수정 씨는 지난해 동현이의 6학년 담임선생님께 이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한다. “그동안 힘들었던 게 다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 그날 선생님은 교육부 주최 영재과정을 추천했고, 학원을 다녀 본 적이 없는 동현이는 어려운 테스트를 통과해 현재 매주 토요일 영재수업을 듣고 있다.

이동현(논산중1) 학생은 뇌교육 최고과정인 일지영재에 도전하며 체중을 16kg 감량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 감정을 조절하는 힘도 키웠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동현(논산중1) 학생은 뇌교육 최고과정인 일지영재에 도전하며 체중을 16kg 감량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 감정을 조절하는 힘도 키웠다. [사진=김경아 기자]

동현이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어머니 최수정 씨는 “동현이가 초등학교 1, 2학년때 억울하고 속상하면 수업 시간에도 울음을 멈추지 않고 1~2시간씩 계속 울기 때문에 직장 일을 하다가도 연락을 받으면 바로 뛰어갔죠. 동현이는 진정이 될 때까지 말을 하지 않아서 먼저 담임선생님께 상황을 듣고서 제가 아이에게 설명했을 때 그게 이해되어야 울음을 그쳤죠. 그러다 3학년이 되니까 화를 참지 못해 친구와 싸워서 교장실로 불려갔어요. 학교에서 좋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했다.

친구들의 짖굿은 장난이나 놀림도 동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고, 엄마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사촌 형에게 “난 반에서 왕따”라고 했다. 뚱뚱한 체격에 체력은 부족하고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게 느린 편이었다.

주변에서는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는 동현이를 ‘ADHD 검사를 받아봐라, 괜찮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등 많은 조언을 했다.

4학년 말 뇌교육을 하면서 동현이는 변화의 계기를 맞았다. 최수정 씨는 막내딸의 친구가 한다는 뇌교육에 관심을 가졌고, 아이들 속에 쌓인 스트레스와 감정을 푸는 ‘화풀이캠프’가 있다는 소식에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기관 BR뇌교육 논산지점을 찾았다.

캠프를 마치고 뇌파검사를 받은 동현이에게 논산지점 윤은정 원장은 “잘 다듬어지면 빛을 발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아이”라고 했다. 동현이는 엄마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재미있게 뛰놀고 충분히 에너지를 발산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 좋은 상태로 시작하는 뇌교육 수업을 잘해나갔다.

어느 날 작은 다툼으로 목놓아 울고 있을 때 김다예 뇌교육트레이너는 눈을 마주 보며 “동현이 속상했구나. 너 그렇게 울면 목만 아프고 힘들어. 네 자신을 더욱 사랑해봐. 넌 소중한 사람이니까.”라고 넌지시 이야기했고, 동현이도 “우는 게 의미가 있나? 맨날 울었는데 달라진 건 없잖아.”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5학년이 되었을 때 동현이는 일지영재에 도전하게 되었다. 스피치부터 신체 자신감을 키우는 푸시업과 연단, 그리고 한계를 넘어 체력과 심력, 뇌력을 키워야만 해낼 수 있는 HSP12단(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해내야 하는 통합적인 리더 과정이었다.

이동현 군의 어머니 최수정 씨(왼쪽)와 이동현 학생, 그리고 일지영재과정을 담당한 김다예 뇌교육 트레이너. [사진=김경아 기자]
이동현 군의 어머니 최수정 씨(왼쪽)와 이동현 학생, 그리고 일지영재과정을 담당한 김다예 뇌교육 트레이너. [사진=김경아 기자]

“처음에는 선생님과 엄마가 시키니까 했는데 점점 더 제가 하고 싶어졌어요. HSP12단 특별반 수업을 할 때 일지영재 선배들이 도와주었는데 정말 멋있었어요. 한 번도 화내는 걸 본 적이 없고 환한 얼굴로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도우려 했고 무엇보다 당당해서 저도 하고 싶어졌어요.”

자신의 롤모델을 찾은 동현이는 제주HSP캠프를 가기 전 중대한 결심을 했다. 캠프에서 여러 도전 종목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브레인체인지 테스트’가 있었다. 그중 도보로 일정 구간을 시간 안에 왕복하는 마고대장정이 어려웠다.

당시 73kg의 거구였던 동현이에게 김다예 트레이너는 “몸이 무거우면 다칠 수 있고 많이 힘드니까 5kg 정도만 빼면 어떨까?”라고 제안을 했다.

일지영재라는 목표가 생긴 동현이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체중관리를 했다. 먼저 식습관을 바꿨고, 점심 급식에 나오는 기름진 튀김은 친구에게 양보했다. 한번은 이모댁에 놀러 갔을 때 이모가 동현이와 사촌들을 위해 치킨을 시켜주었는데 동현이는 물을 마시며 강한 유혹을 물리쳤다.

최수정 씨는 “언니가 놀라서 ‘동현이 괜찮니?’라고 전화를 했죠.(하하) 저도 체중조절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권하지 못했는데 동현이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절제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배달 음식을 끊었고, 나중에는 동현이 덕분에 남편과 저도 체중감량을 하게 되었죠.”

캠프를 앞두고 동현이는 10kg을 감량해냈고, 캠프에서 모든 과정을 통과해 일지영재 도전을 하면서 총 16kg을 감량해 나갔다. 동현이는 "약속했으니까 그냥 했어요"라고 오히려 담담하게 답했다. 체형은 날렵해졌고 어둡던 얼굴빛이 환해지고 눈밑에 있던 다크 서클도 사라졌다.

눈에 띄는 변화보다 더 큰 변화는 내면의 변화였다. 자신감과 집중력은 물론 감정조절 능력을 얻어 친구 관계도 좋아졌고 공부에도 점차 두각을 나타내 친구들을 돕게 되었다. 친구의 도움 요청을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는 동현이에게 친구가 많이 생겼다.

이동현 학생의 HSP12단 시범.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수많은 한계를 넘어 체력과 심력, 뇌력을 키웠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동현 학생의 HSP12단 시범.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수많은 한계를 넘어 체력과 심력, 뇌력을 키웠다. [사진=김경아 기자]

동현이의 도전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동현이 물구나무서서 걷는 데까지 어렵게 성공했으나 36걸음은 너무나 멀었다.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들은 그렇게까지 도전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고 동현이도 중도에 그만둘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윤은정 원장은 "누구나 그런 과정이 있어. 쉬고 돌아오면 어때?"라고 제안했고, 동현이는 3주 후 다시 시작했다. 연습을 하지 않은 만큼 실력은 후퇴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잠들기 전 항상 어제보다 나아진 자신을 칭찬하고 "내일은 성공한다."는 희망을 품고 응원했다.

마지막 3일을 놔두고도 아직 절반인 18걸음에 머물렀다. 끈질긴 연습으로 30~34걸음을 오가다 24걸음이 되기도 하면서 될 듯 되지 않는 치열한 시간을 견디어 낸 동현이는 마지막 날 마침내 통과했다. 동현이에게도 어머니에게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되었다. 반대하던 아버지도 "수고했다."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동현이를 자랑스러워했고, 뇌교육에 확신을 가지고 주변 지인에게 권한다.

동현이는 더이상 감정의 파도에 휩싸이지 않는다. "웬만한 건 다 웃어 넘길 수 있게 되었어요."

최수정 씨는 "동현이가 게임 시간을 정해서 하는 데 한번은 상대가 계속 비신사적인 행동을 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고 나갔더군요. 저도 화가 났는데 오히려 ‘굳이 내가 이런 사람 때문에 감정에 휘둘릴 필요 없잖아.’라고 말하더군요.

또 한번은 게임 참여자끼리 인터넷상에서 싸움이 났더군요. 동현이는 ‘엄마 내가 해결해야 할 것 같아. 시간을 좀 줘.’라고 했어요. 결국 동현이의 중재로 하지 말 것, 서로 이해해야 할 것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서로 사과하고 마무리했어요. 그런 일은 거의 없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동생 때문에 화가 났을 때도 잠시 시간을 두고 ‘오빠, 아까 진짜 화가 났거든. 앞으로 그렇게 말하지 말아 줄래.’라고 부탁했죠. 정말 현명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뿌듯합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주변상황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집중하면서 성적도 점점 올라갔다. "제게 몰입학습 수업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언제 집중이 잘되었는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발표했어요."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메타인지가 높아졌다. "전에는 수학과 과학 등 관심있는 과목일 때만 집중했는데 몰입학습과 뇌교육 수업 후 모든 수업에 집중하는 게 어렵지 않게 되었어요."

6학년인 지난해 일지영재로서 활동하면서 홍익프로젝트를 했다. 외부인들이 출입이 많아 학교 내에 쌓인 쓰레기 줍기와 집 청소, 그리고 친구들이 모르는 문제를 가르쳐주었다. 동현이는 “누가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보게 되었어요. 하지만 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이런 때 우쭐해지면서 자만하기 쉽거든요.”

단 두 줄의 소감문도 쓰기 어려워했던 이동현 학생은 시를 통해 감동을 선물하는 재능을 발견했고, 자신만의 동시 노트를 채워가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단 두 줄의 소감문도 쓰기 어려워했던 이동현 학생은 시를 통해 감동을 선물하는 재능을 발견했고, 자신만의 동시 노트를 채워가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동현이는 일지영재 도전 중 동시를 쓰는 수업을 했는데, 시를 잘 짓는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다. 표현지에 소감을 단 두 줄 적기도 힘들어했던 동현이가 이제는 동시 노트를 만들어 매일 자신의 생각과 감상을 표현할 줄 알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인터뷰를 마치며 꿈을 묻자 동현이는 “기계공학자와 고생물학자에 관심이 있지만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하고 싶은 걸 찾을 거예요. 변화를 계속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 꿈”이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자신을 절제하고 조절하는 경험을 하는 것은 평생 가져갈 보물을 얻는 것과도 같다. 동현이는 자신을 사랑하고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힘을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