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유 음식인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 용례에서 ‘파오차이(泡菜 포채)’가 삭제되고, ‘신치(辛奇 신기)’로 대체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2일  발표한 '공공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지침' 개정안 시행에 따라 우리 고유 음식인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로 한다. [사진=Pixabay 이미지]
문화체육관광부가 22일 발표한 '공공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지침' 개정안 시행에 따라 우리 고유 음식인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로 한다. [사진=Pixabay 이미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는 22일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지침’ 개정안 시행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에는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과 더불어 지명, 한국 음식명을 외국어로 표기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 이를 반영했다.

특히, 김치에 대해 중국의 절임음식인 ‘파오차이’로 번역되어 논란이 되는 등 공공 용어 번역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 이번 개정에서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살려 번역하고 표기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두었다.

한국어와 달리 중국어에서는 ‘기’, ‘김’ 소리를 내는 글자가 없어 김치를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지 못한다. 지난 2013년 농식품부에서 중국어 발음 약 4천 개 분석, 중국 8대 방언 검토, 주중 대사관과 전문과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한 ‘신치(辛奇)’를 마련한 바 있다.

올해 초 ‘김치’의 중국어 번역 후보 16개를 추가 검토한 결과 ‘신치(辛奇)’는 김치와 발음이 유사하고 ‘맵고 신기하다’는 의미를 나타내 적절한 용어로 선정되었다. 또한 최근 식품업계 등 민간의 요구도 반영되었다. 이번 개정으로 우리 김치와 중국 음식 파오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중국에 우리 고유의 김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김치를 판매하는 경우, 김치를 ‘신치(辛奇)’로 단독 표기할 수는 없어 주의를 요한다.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GB) 등 현지 법령상 중국 내에서 유통·판매되는 식품에는 제품의 ‘진실 속성(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명칭)’을 반영하는 표기를 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김치수출협의회 등 유관 단체를 통해 우리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치(辛奇) 용어의 사용 가능 범위에 대해 자세히 안내할 예정이다.

이외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훈령 개정으로 한국어 발음 그대로 살려서 하는 번역의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에 ‘순대’나 ‘선지’의 경우, 뜻을 살려 ‘blood sausage’, ‘blood cake’라고 번역할 경우 외국인에게 혐오감, 거부감을 준다는 우려를 반영해, 소리나는 대로 ‘sundae’, ‘seonji’로 표기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박태영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우리 김치와 중국 파오차이를 구분할 필요성이 있어 훈령에 신치라는 표기를 명시했다.”며 “한중 문화교류의 해(2021~2022)를 기념해 양국 음식 문화를 포함, 다양한 고유문화에 대한 논의와 교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