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문화학회(학회장 정경희)는 경기국학원과 오는 7월 10일(토) 한민족문화의 상징으로 알려진 단군신화, 그 중에서도 특히 ‘곰’ 전승이 갖는 역사문화적 의미를 동북아의 유서 깊은 ‘곰’ 전승이라는 거시적 시각으로 살펴보는 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단군신화의 곰토템과 연결되는 동북아·한반도의 곰 소조상들, 좌로부터 흑룡강 신석기 곰소조상 · 백두산문명권 통화 신석기 만발발자 유적 곰 소조상, 양양 오산리 신석기 곰소조상. [사진제공=유라시아문화학회]
단군신화의 곰토템과 연결되는 동북아·한반도의 곰 소조상들, 좌로부터 흑룡강 신석기 곰소조상 · 백두산문명권 통화 신석기 만발발자 유적 곰 소조상, 양양 오산리 신석기 곰소조상. [사진제공=유라시아문화학회]

1980년대 이후 중국 동북지역, 또 한반도 각처에서 고고학 발굴 성과가 쏟아지면서 동북아 상고~고대사에 대한 연구가 크게 달라져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동북공정의 차원에서 동북아 곰 전승을 중국문화의 일부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신화학자 예수셴葉舒憲은 중국문명이 곰토템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산문화에 나타난 곰토템을 황제족의 문화로 보고 중국문명으로 연결하였으며 이러한 선상에서 단군신화 등 동북아 여러 민족의 곰토템을 중국 곰토템의 변형으로 보았다.

단군신화의 곰 전승까지도 중국사이자 중국문화임을 강변하는 중국측의 달라진 태도 속에서, 동북아 일원의 유서 깊은 곰 전승은 중국문화로 새롭게 각색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단군신화를 역사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한국사는 중국사로 환원되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동북아의 곰 전승, 또 그 속에서 한국의 곰 전승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한민족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앞서 중국측의 주장에 대해 동북아역사재단에서는 『동북아 곰 신화와 중화주의 신화론 비판』(2009)이라는 관련 연구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중국측의 주장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또 우리 학계의 대응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점검해보게 된다.

[포스터제공=유라시아문화학회]
[포스터제공=유라시아문화학회]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근년에 들어 새롭게 연구되고 있는 단군신화 해석, 동북아 곰 전승에 대한 중국측 연구 동향, 단군신화와 맞물려 있는 한국사속 곰신앙의 구체적인 양태, 중국 동북지역의 고고학 성과에 나타난 곰 토템과 중국 토템과의 비교 등의 주제를 민속학, 신화학, 역사학, 고고학 방면에서 두루 살펴본다.

학술대회의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최몽룡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중국 상고사의 용 전승을 주제로 발표한다. 연구발표는 제1주제 곰과 범의 역사적 실체와 토템문화의 전통(임재해 안동대학교 교수), 제2주제 중국학계의 동북아 곰토템 연구 경향(김선자 연세대학교 교수), 제3주제 백제 웅진기 곰 신앙의 역사적 전개(이장웅 한성백제박물관 학술연구팀장), 제4주제 홍산문화 ‘곰(맥)-마고삼신-매’ 표상의 기원과 변천(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의 순으로 진행된다.

정경희 학회장은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동북아 고대사에 대한 인식이 한단계 깊어지고 중국측의 무리한 중화주의적 역사공정의 허구성이 명백해지게 될 것”이라고 학술대회 개최의 의미를 밝혔다.

학술대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발표자와 사회자 등 소수만 참석, 비공개로 진행하는 대신 유튜브 경기국학원 채널을 통해 생중계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