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국학원(원장 권나은)은 6월 21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제44회 국학원 특별학술회의 단군탄신기념학술회의를 개최했다.

권나은 국학원장이 6월21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2동에서 열린 제44회 국학원 특별학술회의 단군탄신기념 학술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권나은 국학원장이 6월21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2동에서 열린 제44회 국학원 특별학술회의 단군탄신기념 학술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날 학술회의에서 권나은 국학원장은 “‘홍익인간’은 외국의 그 어느 사상 못지 않게 인류를 이롭게 하는 철학이며 21세기에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이다”며 “한국인이 먼저 홍익의 가치를 알고, 그 가치를 이 시대에 실현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장관, 김총회 인향회 회장, 양정무 (사)행복만들기 상임의장, 서울시의회 이병도 의원은 각각 축사를 통해 ‘홍익인간’ 정신의 가치와 이의 계승 발전을 강조했다.

축사하는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장관. [사진=김경아 기자]
축사하는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장관. [사진=김경아 기자]

 제1발표자 이만열 하버드대 박사(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홍익인간’ 정신의 위대성”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수년 전 정부기관에서 해외홍보 관련 회의를 할 때 한국의 홍익정신과 선비사상을 홍보하자고 제안했으나 공무원들이 반대했다”며 “미국에서 일본문학교수로 있으며 지켜본바 일본은 자기문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고 말했다.

인향회 김총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인향회 김총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따라서 일본어 ‘사무라이’는 어린아이도 알고 있으며 세계 누구라도 상관없이 보편적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사무라이 경영학, 사무라이 전법, 사무라이 영화도 수백 개가 넘고 세계 어린이들은 사무라이 만화를 보고 사무라이 게임을 하고 논다. 이렇게 함으로써 외국인들이 일본 문화를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이만열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은 그러한 개념이 없다며 ‘홍익인간’  ‘선비정신’을 한국을 알리는 개념으로 소개했다.

축사하는 양정무 (사)행복만들기 상임의장.  [사진=김경아 기자]
축사하는 양정무 (사)행복만들기 상임의장. [사진=김경아 기자]

 이 교수는 “서양의 정신사는 18세기에 보편성을 띠기 시작했는데, 결국에는 제국주의와 연결되어 아직도 그 잔재가 많지만, ‘홍익인간’ 정신에는 제국주의 식민주의 잔재가 없이 보편성을 갖는다”며 “인류의 보편적 정신으로 아주 적절하다고”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한국의 문화는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며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形而上學)이 없는 대한민국은 망한다. 국내에서 홍익인간을 먼저 실천하여 통일된 한국의 정체성을 알리고 국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학원이  6월21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2동 2층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제44회 국학원 특별학술회의 단군탄신기념 학술회의에서 시민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국학원이 6월21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2동 2층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제44회 국학원 특별학술회의 단군탄신기념 학술회의에서 시민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에 “한민족 반만년의 중심철학 ‘홍익인간’ 정신을 논한다”를 발표한 심백강 박사(아시아태평양역사재단 공동회장)는 “대한민국의 지난 70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동안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몸뚱이를 만든 사람은 있어도 그 속에 혼을 불어넣어준 사람은 없었다. 경제대통령, 민주화 대통령은 있었어도 민족혼을 바로 세운 홍익대통령이 없었다”며 “오늘 조국광복, 산업화, 민주화를 모두 달성한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사대정신과 식민사관을 청산하고 한국인의 민족혼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국혼의 부활이 오늘의 시대정신이다”고 강조했다.

이만열 하버드대 박사(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홍익인간' 정신의 위대성'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만열 하버드대 박사(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홍익인간' 정신의 위대성'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는 “홍익인간은 우리민족을 반만년동안 이끌어온 중심철학이자 민족혼이다. 한국인을 이끌어온 정신적 지주는 홍익인간 네 글자로 요약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족혼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 역사의 외침이요 시대의 함성이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역사기록과 유적으로 보면 “우리의 첫 국가는 고조선이 아니라 환국이고 고조선의 발상지는 한반도가 아니라 발해만 유역이다”며 “‘홍익인간 재세이화’는 환국의 건국이념이거니와 엄격히 구분하여 말한다면 홍익인간은 환인 환국의 건국이념이고, ‘재세이화’는 환웅 환국의 정치이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백강 박사(아시아태평양역사재단 공동회장)이 '한민족 반만 년의 중심철학-'홍익인간' 정신을 논하다'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심백강 박사(아시아태평양역사재단 공동회장)이 '한민족 반만 년의 중심철학-'홍익인간' 정신을 논하다'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천부경과 홍익인간 정신’의 관련성에 관해 심 박사는 “치우천황이 후세에 유일하게 천부신으로 추앙되었기 때문에 천부경을 치우 환웅시대 환국의 경전으로 본다”며 “환국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네 글자를 81자로 풀어서 설명한 것이 천부경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자(箕子)의 홍범(洪範)과 홍익인간 정신’에 관하여 심 박사는 “홍범은 지금은 ‘서경’에 실려서 중국 화하족의 전적(典籍)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홍범은 본래 현이족 상나라의 국가 경영을 위한 민족 경전으로서 대를 이어 전해내려왔는데, 태사(太師)의 직위에 있던 기자가 이를 전해받았고 은나라가 망하자 기자는 이 국보급에 해당하는 귀중한 민족 경전을 간직한 채 망명길에 올랐던 것”이라며 “‘홍익인간 재세이화’를 81자로 풀어놓은 것이 천부경이라면 천부경을 다시 9개 항목으로 나누어서 그것이 추구하는 이상과 실행방법을 구체화한 것이 홍범구주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국학원은 6월 21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제44회 국학원 특별학술회의 단군탄신기념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사단법인 국학원은 6월 21일 오후 1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제44회 국학원 특별학술회의 단군탄신기념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심 박사는 “묵자(墨子)의 ‘겸상애(兼相愛)’ ‘교상리(交相利)사상과 홍익인간 정신”에 관해서 “홍익인간 정신을 계승하여 이용 후생과 아울러 정덕을 강조한 은나라의 홍범구주 사상은 춘추시대에 이르러 묵자에 의해 계승되어 ‘겸상애’ ‘교상리’로 나타난다”며 “ 사랑과 이익을 아울러 강조하고 민중지향적인 묵자사상은 우리 한국인의 중심철학인 홍익인간 사상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생명을 다해가는 자본주의 말기를 맞아 홍익인간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묵자사상은 한국에서 또 세계에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고구려, 백제, 신라와 홍익인간 정신’을 살핀 심 박사는 “고구려는 광개토대왕비문에 ‘이도여치(以道如治)’라는 기록이 보이는데 이것이 ‘재세이화’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라고 본다”며 “신라에는 화백제도가 있다고 전해진다. 전원 합의체를 지향하는 아름다운 화백제도는 신라에서 창안된 것이 아니라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환국에서 시작되어 그것이 고조선을 거쳐 신라에 계승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가 "'홍익인간' 사상의 현대적 가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가 "'홍익인간' 사상의 현대적 가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아울러 “홍익인간사상이 바로 선가의 핵심사상이며 이 홍익인간사상이 신라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 신라의 세속5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세속오계 중 하나인 ‘살생유택’은 홍익인간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살생하지 않는 것도 도덕이고 이상이다. 그러나 불가피한 경우에 살생을 하되 무자비하게 하지 말고 선택적으로 하라는 살생유택의 정신은 바로 이상과 현실의 조화와 균형을 강조하는 홍익인간 정신이다”고 덧붙였다.

‘고려시대와 홍익인간 정신’과 관련하여 심 박사는 “고려의 사대를 배격한 민족자주의식과 분열을 싫어한 민족화합 정신은 환국에서 고조선, 고조선에서 고구려로 이어진 ‘홍익인간 재세이화’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킨 데서 유래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씨조선과 홍익인간 정신’과 관련하여 심 박사는 “중국의 사상과 제도,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여 흉내내기에 바빴던 이씨조선은 대동이(大東夷)의 홍익인간 정신을 버리고 소중화(小中華)를 자처하며 한족의 핵심가치인 존화양이(尊華攘夷)를 자랑스럽게 여겼다”라며 “이에 대한 반성으로 실학(實學)이 나타게 되었다. ‘실사’는 ‘실리’를, ‘구시’는 공정과 정의를 가리킨다. 홍익인간에서 ‘익’은 실리를 ‘홍’은 더불어 함께누리는 공정과 정의를 의미하므로 ‘실사구시’ 네 글자는 곧 홍익인간에서 말하는 ‘홍익’ 두 글자에 대한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과 홍익인간 정신’과 관련하여 심 박사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3.1운동과 4.19정신만을 언급하고 홍익인간 정신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민족혼이 빠진 것으로 크게 유감스러운 일이다”며 “홍익인간은 우리의 첫 국가 환국의 건국이념이고 대한민국은 신생 독립국가와 달리 반만년 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홍익인간 건국 정신을 계승하여 건국된 나라이므로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은 홍익인간 건국정신을 계승하여 건국된 나라이다’라고 명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익인간’사상과 현대적 가치”를 발표한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는 “‘홍익인간’은 원조선(고조선)을 계승한 많은 나라들, 단군 할아버지의 자손인 우리 민족의 구성원들에게 존재 이유와 명분, 그리고 인간관과 세계관을 알려주는 지침서였다. 추상적이고 박제화된 ‘언어’로 존재한 것이 아니었다. 중국문화에 홀려 자의식을 잃거나,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혈연공동체임을 자각하고, 힘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한 실체였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후 발표자들이 시민들의 질문을 받으며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주제 발표 후 발표자들이 시민들의 질문을 받으며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윤 교수는 홍익인간 사상의 ‘인간관’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단군신화의 핵심논리인 ‘홍익인간’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원론적이고 보편적인 용어이지만 환인, 환웅, 웅녀, 단군왕검이 이루고자 한 궁극적인 목적이다. ‘수의천하’하고 ‘탐구인세’하는 환웅의 의지가 발현되고, 환인이 준 지도이념으로서 원조선의 존재 목표이고 사상이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홍익인간은 ‘철저한 인간주의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환웅은 인간의 모습[假化]으로 웅녀와 결합하여 단군왕검을 낳는다. 이 문장은 환웅과 웅이 ‘신(God)’에서 ‘신인(神人, Demi-God)’의 단계를 거쳐 마지막 ‘인간(Human)’까지 3단계의 변화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중요성과 자격을 확인시키고, 단순 참여자가 아닌 적극적인 역사창조자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단군신화는 역사의 주체는 신과 함께 인간이고, 역사운동의 목적이 ‘홍익인간’이라고 명기하여 철저하게 ‘인간주의’를 표방했다”고 설명했다.

국학원이 개최한 제44회 국학원 특별 학술회의에서 국학원, 인향회 관계자들과  주제발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국학원이 개최한 제44회 국학원 특별 학술회의에서 국학원, 인향회 관계자들과 주제발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윤 교수는 홍익인간은 ‘평등주의’와 ‘역할론’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환웅은 아버지인 ‘天’의 인정과 강력한 협조 아래서 평등한 관계로서 자신의 의지를 실천한다. 즉 일반 신화에서 나타나는 부와 자의 반역적인 모습, 갈등과 대립관계가 나타나지 않고 평등한 관계로 나타난다.

홍익인간 사상은 ‘변혁과 합일’의 논리로 나타난다. 윤 교수는 “단군신화는 한민족사에서 진폭과 갈등이 심각한 질서 재편기의 역사적 상황을 주제로 삼고 있다. 따라서 홍익인간은 그러한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시대정신을 담은 일종의 해결방식이었을 것이다. 천상에 있던 환웅이 기존질서를 탈히고 새로운 공간인 지상에 내려와 그 행위에 적합한 이념(홍익인간)을 갖고 새로운 상황(신시)을 건설한다. ”며 “결국 홍익인간은 변혁과 새로운 질서의 창조를 지향하는 사상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홍익인간 사상이 현대 문명에 유효성을 가지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첫째, 선언성과 추상성을 극복하고 논리(logic)를 정교하게 이론화시키고, 합리적으로 유형화시켜야 한다. 둘째, 주관성과 절대성을 넘어 객관성과 상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계승된 용어와 개념을 현대 문명과 학문의 용어와 개념으로 재해석하고 재정의해야 한다. 넷째 다른 문명권과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인류 보편적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다섯째, 추후 활용할 필요성과 그 가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