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아키에서는 6월 10일부터 7월 17일까지 서상익 작가 개인전 ‘Cold on a Warm Day’를 개최한다.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까지 작업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20여 점의 페인팅 작업과 드로잉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현대판 정통 구상 회화로 거론되며 국내외 미술계로부터 지속적으로 주목받아왔다.

강변유람 - 외로움의 균형, oil on canvas, 130.3x97cm. 2020.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강변유람 - 외로움의 균형, oil on canvas, 130.3x97cm. 2020.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그의 작품은 모더니즘적 도시 풍경과, 사실적으로 표현된 인물 등 다양한 소재로 구성하여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지 않는다. 일상을 스토리텔링으로 작품에 담고 재해석하는 작가는 이론적 구성에 국한된 정체가 가장 두려운 존재라고 하며, 개인사에서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의 모습까지 자신만의 화풍으로 담아낸다.

바다를 기다리며, oil on canvas, 162.2x97cm,  2020.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바다를 기다리며, oil on canvas, 162.2x97cm, 2020.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이번 전시는 2019년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서상익 작가의 개인전으로, 누군가에 대한 ‘관심’과 ‘경계심’을 동시에 지니며 살아가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거리두기’에 대한 서사를 담아낸 20여 점의 페인팅 작업과 드로잉 신작들로 구성된다.

Untitled, Water color on paper, 21x13.5cm(4). 2020.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Untitled, Water color on paper, 21x13.5cm(4). 2020.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이번 개인전은 작품에 담긴 서상익 작가의 거리감과 태도에 주목한다. 개인사부터 사회구조에 이르기까지 현실과 상상 속 다양한 장면을 표현하는 서상익의 작업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보편적 풍경에 작가가 지닌 개인적 태도와 감성을 부여한다.

지금까지 서상익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관찰되는 것은 차가움과 무심함이다. 초기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던 시기에도 작가의 입장은 참여가 아닌 관찰이었고, 발언이 아닌 무심코 던지는 농담에 주목하였다. “작가와 거리가 너무 가까운 그림은 힘들고 부담스럽다”라는 작가의 말은 그가 추구하는 위치를 잘 설명해준다.

구성 Composition 1-1 윤주와 지현, oil on canvas, 162.2x112.1cm, 2019.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구성 Composition 1-1 윤주와 지현, oil on canvas, 162.2x112.1cm, 2019.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이런 태도와 위치는 형식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날카롭게 재단된 직선들의 공간, 수직 수평을 통해 감정과 깊이를 배제한다. 인물들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그림 속 작은 역할만 수행할 뿐이다. 색은 차갑게 식어 있다. 사진적 표현을 벗어날수록 이런 차가움은 더 강해진다.

많은 작가가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붓질과 물감의 물성에 집중하지만, 작가는 절제하고 숨겨버린다. 모두 존재를 어필하지만 묻혀버리는 시대의 혼돈과 화려함 속에서 작가는 기꺼이 숨어들기를 선택한다.

Untitled,  Water color on paper, 21x13.5cm (6), 2020.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Untitled, Water color on paper, 21x13.5cm (6), 2020.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전시 제목인 ‘Cold on a Warm Day’는 이질적 요소들 사이의 간극에 대한 작가의 관심에서 기인한다. 작가는 날카로운 직선과 유동적인 터치, 구성되고 재단된 공간 속 군상의 자연스러움, 평면성을 드러내며 입체감을 띠는 공간과 같은 양극을 적극적으로 공존시키는 작업을 통해 요소 간의 거리감을 복기함과 동시에 그 경계를 흐리며 이미지가 지닌 관념적인 면에 대한 탐구를 가시화하였다.

익숙한 풍경 - Welcome, oil on canvas, 145.5x112.1cm. 2019.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익숙한 풍경 - Welcome, oil on canvas, 145.5x112.1cm. 2019.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까지 작업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것이다. 전시 작품들은 그의 20년대 초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해 보이지만, 초기 사진적 표현에서 나아가 점들로 쌓아 올린 면, 단순화된 선, 디테일이 생략된 공간 등의 변화된 표현 방식을 통해 그림을 구성하는 조형 요소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고찰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작가 고유의 개념적 사고와 은유에 집중되었던 작업에서 회화의 조형미를 작업의 중요한 지점으로 잡은 변화된 그의 화면이 우리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이러한 형식적 요소들이 의식적으로 탐구된 것이라기보다 대상에 대한 작가의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 것이기 때문이다.

익숙한 풍경 - No Signal, oil on canvas, 162.2x112.1cm, 2019.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익숙한 풍경 - No Signal, oil on canvas, 162.2x112.1cm, 2019. [사진제공=아뜰리에아키]

 

아뜰리에 아키에서의 이번 개인전은 표현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자기 성찰을 통해 구축한 서상익 작가만의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서상익 작가는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

 

■전시개요

-전시 제목 :서상익 개인전 「Cold on a Warm Day」

-전시 장소 : 아뜰리에 아키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 포레 1층)

-전시 일정 : 2021년 6월 10일(목) – 2021년 7월 17일(토)

-참여 예술가 : 서상익

-출품 작품 : 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