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진 작가는 대학 시절부터 20년 동안 병 (bottle) 과 색채를 담은 극사실주의 회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실험해왔다. 일상의 소재를 물성, 색채의 변주, 빛의 투영과 반사 등을 이용해 매번 조금씩 새로운 모습으로 재현 회화 작업을 고수해왔다. 회화의 근본적 실천이라 할 수 있는 캔버스 위에 정교하게 안착한 붓질을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왔다.

허유진 작가가 인공 다이아몬드라는 새로운 오브제를 재구성하여 전시회를 연다. 작가 삶의 두 번째 오브제이자 첫 번째 변화다.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이길이구 갤러리는 6월 1일부터 6월 19일까지 허유진 작가의 아홉 번째 개인전 ‘플라스틱다이아몬드'를 개최한다. 이번 이길이구 갤러리에서의 전시는 새로운 작품, 모두 신작으로 오브제인 인조 다이아몬드들이다. 모조 보석이란 뜻으로 '플라스틱다이아몬드' 들은 입체의 단위나 조각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

Yujin Huh, Plastic Diamond 2021 Oil on Canvas 90.9x60.6cm. [사진제공=이길이구갤러리]
Yujin Huh, Plastic Diamond 2021 Oil on Canvas 90.9x60.6cm. [사진제공=이길이구갤러리]

하지만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실성은 기존의 병들과 다를 바 없다. 단지 소재만 바뀌었을 뿐이다. 투명한 플라스틱다이아몬드는 빛 반사되어 시선을 분산시키기도 하고 또한 강력하게 붙잡기도 한다. 반짝이는 속성이 매혹적이다.

허유진의 '플라스틱다이아몬드' 들은 진품 보석이냐 모조 보석이냐는 중요치 않다. 매혹적인 투명함에서 삶과 선택의 순간을 발견한다. 그 조심스러운 투명함에 형형색색 색을 담는다. 색채들은 투명함에 담겨 비로소 빛나고 주변에 그 색을 반사 시켜 서로 같이 유혹적인 빛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그것들은 진품보다 아름답고 더 솔직하길 원하며 변화를 꿈꾼다. 비록 ‘가짜’ 란 명목으로 외면받지만, 결국에는 새롭게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허유진의 신작 작품 속에서 그녀의 손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일루전의 극한을 우리는 경험하게 되는데 진짜가 되고 싶은 가짜들은 정확한 관찰력과 집중을 요하는 작업에서 변화를 통해 또 다른 삶의 모습과 새로운 방향을 찾는다.

​허유진의 가짜 다이아몬드는 참과 거짓, 실재와 상상,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서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미디어가 만들어 내고 있는 가짜 욕망을 소비하는 우리의 모습을 풍자한다. 현대인들은 포토샵으로 원본의 이미지 없이 가공된 이미지를 만들거나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캐릭터화해서 자신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실재가 아닌 가짜의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뮬라크르 시대의 초상이며 가짜 실재들이 진짜 실제 그리고 진짜 현실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짜 혹은 가짜 현실이 진짜 현실을 지배하기도 한다. 그녀는 가짜 이미지 속의 가짜 욕망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미디어에 의하여 끊임없이 생산되는 조장된 이미지를 소유하려는 욕망을 넘어 무의식적으로 욕망에 지배당하며 살아가는 모습,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광고, 이미지, 소비사회 문제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전시개요

- 전시제목: 허유진 개인전 'Plastic Diamond 플라스틱다이아몬드'

-전시기간 : 2021. 6. 1 - 6. 19.

전시 관람 시간: 화요일 부터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휴관) 오전 10시 - 저녁 7시
Opening Hours: Tuesdays-Saturdays: 10am-7pm (closed on Sundays & Mondays)

-전시기획 : 이길이구 갤러리
Exhibition Organized by 2GIL29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