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을 마무리하고 아이들과 헤어질 때 ‘선생님과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학생의 편지를 받고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아이는 이런 내용을 적었다. 

선생님~^^

... 제 친척, 학원 선생님 등 주변에 많은 어른들이 저에게

제가 꿈꾸는 직업을 포기하라고 많이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많은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꿈도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게 많습니다.

10년 정도 학교생활을 해보니 선생님이라고 다 좋은 선생님은 아니더라고요.

아이들이 꿈을 찾게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선생님이

진정한 선생님인 거 같아요. 선생님은 그런 선생님이십니다.

아이들을 위해 사시는 선생님 같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학생 편지 중에서

학생의 편지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삶의 목적을 좀 더 명확하게 하고 내가 교사의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삶의 방향을 수시로 점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삶의 향기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자각하며 정말 잘 살아야 겠다고 다짐한다.

강명옥 교사
강명옥 교사

어느덧 나의 교직 생활이 30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부터 천직으로 선택한 교사의 길이 아니었기에 나는 늘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사람처럼 불편한 교사의 길을 걸었다. 그 후 나는 교단에 선 지 15년 만에 교직을 천직으로 다시 선택할 수 있었다. 나도 나에게 편지를 준 아이처럼 정말 닮고 싶은 어른을 만난 덕분이었다. 삶의 목적이 성공에서 완성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삶을 목적을 이루기 위한 꿈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스승이었다. 그 후 나는 교단에 선 지 15년 만에 교직을 천직으로 다시 선택할 수 있었다. 

그 만남을 통해 어릴 적 우리 마을 사람들이 보여준 두레와 품앗이 활동, 우리 민족이 위기 때마다 하나로 뭉치는 저력이 우리 민족의 뿌리 정신인 홍익인간 정신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의 정체성을 홍익정신에서 찾고 ‘홍익인간’ 정신이 들어가 있는 교육기본법을 귀하게 여겨 책상 앞에 늘 붙여두고 마음에 새기고 있다.

교육기본법에 규정한 ‘홍익인간 정신’을 나의 중심 철학으로 삼으니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가 명확해졌다. 그리고 아이들이 홍익인간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서는 교사인 나부터 홍익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뇌교육 수련을 통해 알게 되었다. 덕분에 나의 교육관, 인생관은 홍익정신을 바탕으로 리모델링되어 가고 있다.

내게 생기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으며 괴로워하는 대신 나의 내면에서 찾으며 조금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Just Love Myself 할 수 있는 힘을 키웠다. 진심으로 하는 Love Myself가 삶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하고 나니 아이들에게도 Love Myself 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아이들에게 몸과 마음, 영혼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의 기술, 뇌활용 행복교육을 전한다. 그 핵심을 『지구경영, 홍익에서 답을 찾다』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미지 제공=강명옥]
[이미지 제공=강명옥]

"지구에서 우리가 할 일은 홍익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홍익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이 평화로워야 합니다. 내면이 평화롭기 위해서는 영혼이 건강해야 합니다. 영혼이 건강하다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것은 자기 이름이나 지위를 안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알고 있다면 마음이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그 평화로운 상태가 바로 영혼의 건강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두뇌 전체를 통합하여 인간 존재의 이유와 참 행복의 의미, 삶의 근원적 가치를 추구하는 능력으로 영성 지능을 9번째 지능으로 이야기한다. 이제 영성의 문제는 종교라는 틀을 벗어나 교육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영성은 더 이상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간이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영성 지능이 발현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야 한다. 그러나 단순 경쟁에서는 인공지능을 따라갈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시대에 교육은 삶의 목적과 인간 고유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인간의 가치, 자연의 가치, 영성 지능을 깨워줄 수 있는 철학 있는 스승이 되어야 한다.

커다란 나무는 밑동에 이끼가 터를 잡아도 말없이 키워주고 담쟁이가 타고 올라가도 그 자리를 넉넉하게 내어준다. 모든 자연은 공생의 삶을 산다. 자연을 닮은 스승도 공생의 삶을 살아간다. 자연을 닮은 스승은 행복하다. 자연처럼 말없이 사랑을 줄 수 있으려면 교사인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본질적인 질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삶의 목적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교사 자신도 행복한 삶의 기술로 단련하며 자기관리를 꾸준히 해야 내면에서 사랑의 에너지가 샘솟는다.

뇌교육을 통해 스승의 도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우리나라 교육이념인 홍익철학을 나의 교육철학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홍익정신을 실행하는 삶을 살다 보니, 교사의 출발선에서는 갖지 못했던 아주 큰 꿈이 생겼다. ‘지구촌의 모든 교사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지구촌의 모든 아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나와 민족과 지구를 살리기 위해 뇌교육을 전하는 홍익교사가 되겠다’는 꿈. 이 꿈이 나의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한다.

나는 삶의 목적과 방향을 알려준 인생의 스승을 만나고 나와 내 주변에 건강, 행복 평화로운 삶의 기술을 전하는 홍익교사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 먼저 내 안에 있는 사랑을 회복하고 홍익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우리 다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꾸었다. 그리고 나의 변화를 통해 그 꿈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하다는 것도 믿는다. 아이들에게도 홍익의 꿈을 품게 하고 그것을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한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인 홍익정신을 전하는 홍익교사라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내가 더 많이 행복해지고 더 당당하게 내 안의 본성을 밝혀 밝게 빛나는 대한민국 교사가 되고 싶다.

이 땅의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자연을 닮은 홍익정신을 펼 수 있는 철학 있는 스승으로 성장하고 싶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