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일본사이의 바다를 라틴어로 ‘동해(Mare Orientale)’라고 표기한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 소장 미국 해군장교 펠란(J.R.Phelan) 제작의 ‘조선전도’ 사본이 공개되었다.

미국 해군 펠란 조선전도. '동해'라는 표기와 함께 동쪽에 울릉도와 우산도(독도)가 표기되어 있다. [사진=동북아역사재단]
미국 해군 펠란 조선전도. '동해'라는 표기와 함께 동쪽에 울릉도와 우산도(독도)가 표기되어 있다. [사진=동북아역사재단]

1866년 제너럴셔먼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펠란은 조선의 수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그 이전 김대건 신부가 그린 지도 ‘조선전도’를 모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 지도에는 울릉도와 함께 우산도(독도)가 표시되어 19세기 한반도의 영역에 독도가 포함되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당시 일본해가 아닌 동해로 불린 기록을 담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이영호)은 한반도뿐 아니라 독도와 동해 표기의 변천 양상을 살필 수 있는 서양 고지도 150점을 수록한 《서양 고지도 속의 한반도, 동해 그리고 독도》가 발간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009년부터 동해표기 및 독도 관련 동서양 고지도를 200여 점 이상 수집하고, 관련연구를 진행했고, 2020년에는 재단 및 해외도서관 소장 동해표기 및 독도 관련 서양 고지도를 정리, 연구한 기획 연구 사업의 결과물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이 발간한 《서양 고지도 속의 한반도, 동해 그리고 독도》. [사진=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재단이 발간한 《서양 고지도 속의 한반도, 동해 그리고 독도》. [사진=동북아역사재단]

제1부 ‘서양 고지도에 나타난 한반도와 동해·독도’편에서는 2020년에 동북아역사재단 김종근 연구위원이 최초로 발굴한 동해(Mare Orientale)와 독도(우산도, Ousan)가 표기된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라틴어본 조선전도」 및 미국 해군 펠란이 제작한 「조선전도」가 수록되는 등 최신 성과가 포함 되었다.

또한, 고지도 전문가인 정인철 교수, 오상학 교수, 김종근 연구위원이 작성한 논고로 이루어진 제2부 ‘서구에서 제작된 한반도와 동해·독도 관련 지도의 역사’를 통해 한반도와 주변 수역에 대한 역사지리학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자에는 서양 고지도상에서 동해 수역은 중국해, 동해, 동양해, 한국해, 일본 북해, 타타르해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고, 시대 변화에 따라 불리는 형태가 바뀌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지도들이 수록되었다. 이를 통해 현재 한민족이 사용하고 있는 동해(EAST SEA)가 지도상에 표기되어야 할 정당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해군 펠란이 그린 '조선전도' 속 울릉도와 우산도(독도). [사진=동북아역사재단]
미국 해군 펠란이 그린 '조선전도' 속 울릉도와 우산도(독도). [사진=동북아역사재단]

이 책자에는 독도(우산도)가 18세기 이래 다양한 서양 고지도상에 ‘찬찬타오(Tchian-chan-tao)’ 및 ‘우산(Ousan)’이라는 이름으로 기재된 고지도가 다수 수록되었다. 우선 ‘찬찬타오(Tchian-chan-tao)’라는 명칭은 우산도(于山島)의 오기(誤記)인 천산도(千山島)를 중국식으로 발음한 지명이다. 18세기 초에 프랑스의 지도제작자 당빌이 청나라에서 작성한 「황여전람도」를 번역하여 「조선왕국도」를 제작하면서 처음으로 서양에 알려진 지명이고 이후 서양 지도에 널리 기재된 바 있다.

‘우산(Ousan)’이라는 명칭은 19세기에 김대건 신부가 제작한 「조선전도」에 기재된 이후 「라틴어본 조선전도」 및 미국 해군 장교 펠란이 제작한 「조선전도」에도 기재되었다. 이러한 사례가 수록된 이 책자의 발간을 통해 독도 영유권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