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만 즐겁다면 행복한 순간은 매우 짧다. 그러나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모든 순간이 행복할 수 있다. 지난해 청소년 뇌교육 최고과정인 일지영재 도전을 해낸 하지연(경남 진주 진명여중1) 학생은 도전과 과정을 즐길 줄 안다. 지난 7일 진주에서 만난 지연이는 얼굴 가득 웃음이 넘치고 자신감으로 빛났다.

하지연 학생(진주 진명여중1)은 뇌교육을 통해 도전과 과정을 즐길 줄 알게 되었다. [사진=강나리 기자]
하지연 학생(진주 진명여중1)은 뇌교육을 통해 도전과 과정을 즐기고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사진=강나리 기자]

예전 지연이는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지만 자기표현이 많지 않은 아이였다. 확실하게 이룰 수 있는 목표만 도전했고 확실한 것만 말했다. 특히 남 앞에 서는 것을 무척 부끄러워했다. “학교에서는 자발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어요. 떠밀려서 할 수 없이 일어서면 무릎이 부들부들 떨려서 제대로 발표할 수가 없었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신감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 BR뇌교육 진주지점에서 뇌교육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운동도 잘하지 못했고 체력이 약했어요. 춤을 출 때는 몸치였거든요. 몸으로 하는 게 다 어려웠어요. 무엇보다 제 생각을 잘 표현하고 당당해지고 싶었어요.”

어머니 강선미(43세, 어린이집 교사) 씨는 “어린이날 뇌파테스트를 하고서 언니 지양이와 지연이에게 HSP수업을 권했어요. 언니 지양이도 사춘기를 겪으며 예민하고 말이 없던 아이가 활달해졌죠.”라고 했다.

이승화 원장은 지연이에게 망설이거나 고민하지 않고 ‘그냥 도전하기’ 연습을 많이 지도했다. 수업시간 앞에 나가서 노래를 하거나 본인의 성장목표를 발표하는 기회를 갖도록 했다.

이 원장은 뇌교육헌장 중 “나는 나의 뇌가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적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선언합니다.”를 크게 낭독하고 지연이에게 “너는 네 뇌를 몇% 믿고 있는 것 같아?”라고 질문했다. 지연이는 “70%정도”라고 답했다.

지연이는 “제가 다른 과제를 못할 때도 있어서 항상 제가 부족하다고 여겼어요. 그런데 원장님께서 ‘네가 100%라고 말하면 그대로 된다.’라고 하셨어요. 자신에게 100%라고 말해주고 응원해주라고요.”라고 했다.

일지영재 하지연 학생과 담당 HSP트레이너인 이승화 원장. [사진=강나리 기자]
일지영재 하지연 학생과 담당 HSP트레이너인 이승화 원장. [사진=강나리 기자]

매일 굴렁쇠, 배꼽힐링, 푸시업 등 단계에 맞는 과제를 하면서 몸의 변화를 체험했다. 하지만 HSP수업과정 중 머리를 대고 물구나무를 서는 4단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낙법을 두려워하던 지연이는 6개월 넘게 연습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낙법이 절로 되었고, 4단을 해냈다. “안되던 게 되니까 정말 신기했어요.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더 열심히 하게 되었어요. 한 번 해내니까 몸이 기억하는 것 같았어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6학년이 된 지연이는 갑자기 바뀐 원격학습 환경에서 자신만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여름방학 때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개최한 뇌교육 HSP캠프에 참가했다.

지연이의 목표는 하루 3번 참가자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었다. “학교에서는 정답을 말해야 할 것 같고 틀리면 창피한 상황이어서 발표를 잘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캠프에서 친구들이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냈어요. 뇌교육 선생님들이 ‘틀려도 못해도 괜찮아. 실수 OK’라고 많이 해주셨죠. 발표할 때 더듬더듬 말해도 친구들이 격려하고 박수와 응원을 많이 해주기 때문에 해 낼 수 있었어요. 첫날 해내고 나니 둘째 날은 더 쉬었어요.”

HSP 캠프에서 지연이는 12.5km 대장정과 절 명상 1,000배 등 각 도전과제를 해냈다. “혼자라면 어렵겠지만 친구들과 같이 도전하니 쉬웠어요. 절 명상을 할 때 힘든 때가 오면 물을 마시고 호흡을 고르고 제게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끝까지 했어요. 캠프에서 바뀐 제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캠프 이후 더 큰 목표로 일지영재에 도전했다. “엄마와 원장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계속 훈련하면서 재미도 있고 성취감도 있어서 제가 스스로 선택하게 되었어요. 저도 성장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지연이는 일지영재 선발과정 중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하늘 천(天)기공 자세로 하는 연단 1시간을 꼽았다. “팔이 아프고 내리고 싶은 마음이 계속 생겼지만 이걸 내리면 제가 원하는 일지영재를 못한다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았어요. 30분부터 참가자들이 다 함께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외치면서 끝까지 해냈어요. 그걸 하고 나니 힘이 생기고 ‘내가 해냈구나. 나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걸 느꼈죠.”

HSP12단 물구나무서서 걷기를 시범보이는 하지연 학생. [사진=강나리 기자]
HSP12단 물구나무서서 걷기를 시범보이는 하지연 학생. [사진=강나리 기자]

그 후 HSP 5단부터 물구나무서서 36걸음을 걷는 12단까지 매일 꾸준하게 연습을 해나갔다. 중도에 고비가 있었고 마음처럼 되지 않아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때 엄마가 ‘일지영재가 꼭 되지 않아도 된다.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해주셨어요. 그게 제게는 도움이 되었어요. 긴장하지 않고 도전과정을 즐기게 되었어요.”

그리고 또 다시 고비가 왔다. “20걸음에서 더 이상 진척이 되지 않아서 마음속에서 ‘하기 싫다. 안되는데 왜 해야 하지?’라는 생각까지 올라왔어요. 그때 원장님이 물구나무서서 300걸음을 걷는 일지영재 선배의 영상을 보여주셨어요. 땀을 흘리면서 끝내 해내는 선배의 모습이 너무나 멋지고 당당해보였어요. 저도 그 멋진 모습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어요.”

그 후 꾸준한 연습 끝에 갑자기 몸의 중심이 잡히고 40걸음으로 모든 과제를 통과할 수 있었다.

지연이의 일상에서 가장 큰 변화는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 것이다. 어머니 강선미 씨는 “늘 말이 없고 물어보면 단답형으로만 대답하던 지연이가 학교나 뇌교육 지점에서 있던 일, 친구와 있던 일을 신나게 이야기하더군요. 아이의 생각과 고민들을 알게 되니 대화가 잘 되고 화기애애해졌어요.”라고 했다.

이승화 원장은 “지연이에게 매일 매일이 새롭고 하고 싶은 자기 이야기가 생긴 거죠. 그것은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뇌교육은 가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어머니 강선미 씨는 뇌교육지도사 과정을 밟았다. “전에는 ‘~해라’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이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아이들이 의견을 말하고 선택하도록 하게 되었죠. 남편도 말투가 바뀌었어요. 8살 막내 지민이도 뇌교육을 하는데 얼마 전에는 수학공부를 하기로 했죠. 아이가 ‘힘들어도 내가 선택했으니까 해야지’라고 하는데 정말 기특하더군요. 아이들이 아빠랑 장난도 많이 하면서 관계도 돈독해졌죠.”

(왼쪽부터) 어머니 강선미 씨, 뇌교육을 하는 막내동생 하지민 양, 하지연 학생. [사진=강나리 기자]
(왼쪽부터) 어머니 강선미 씨, 뇌교육을 하는 막내동생 하지민 양, 하지연 학생. [사진=강나리 기자]

올해 중학생이 된 지연이는 반장선거에 나섰다. 스스로 공약을 준비하고 발표를 했다. “이번에 반장으로 선출되지 못했지만 발표할 때 전혀 떨리지 않았어요. 제가 도전했고 잘 해냈다는 것이 좋아요. 뇌교육을 하고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안 돼. 난 못해’라고 단정 짓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이루어내는 제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교우관계의 폭도 넓어져 예전에 몇몇 친구와만 친했지만, 지금은 반 친구들과 어울려 잘 지낸다. 공부 방식도 달라졌다. “전에는 무작정 공부를 했는데 지금은 시간과 공부 양을 정하고 휴대폰은 거실에 꺼두고 해요. 훨씬 집중이 잘 되고 공부가 재미있어요.”

지연이의 꿈도 더욱 분명해졌다. “막연하게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게 꿈이에요. 꿈이 분명해지니까 연습도 훨씬 잘 되고 신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