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만발하는 계절, 코로나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55.6%라는 높은 투표율로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21개 시군구의 보궐선거가 마무리되었다. 전 세계가 새로운 문명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우리에게 1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는 이 나라와 민족의 100년 미래를 결정할 중대사로 떠오르고 있다. 보궐선거의 과정과 결과를 바라보며 오늘의 한국 정치가 전에 없던 긴장과 모순의 소용돌이 속에 표류하는 느낌을 받았다.

선거 후 여론조사를 보니 여전히 국민의 선택은 보수와 진보, 정당정치에 치우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촛불 항쟁의 자부심이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현실 정치는 아직 이념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진정한 성찰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는 미래 시대의 글로벌 홍익정치(弘益政治)를 구현할 수 있을까?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

상식이지만 어떠한 지도자를 뽑느냐는 국민에게 달려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국가 지도자의 의식 수준이라고도 할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사람이라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한 표를 던져 이 나라의 일꾼이 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이 나라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나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정치 문화를 바꾸려면 욕망과 권력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는 정치구조를 재편해야만 한다. 나는 그 답을 우리의 건국이념인 ‘홍익(弘益)’정신에서 찾았다. 국민이 원하는 세상은 누구나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는 복지국가(福祉國家)일 것이다. 홍익정신은 가장 이상적인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는 정신이다. 물질적인 재분배와 형식적인 평등에 머무르는 물질문명 시대의 복지는 공여자(供與者)와 수혜자(受惠者)의 인간적인 존엄성을 지켜주지 못한다. 홍익이 기반이 된 복지는 양쪽 모두의 자존감과 양심을 살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앞으로 다가올 정신문명의 시대의 진정한 복지대도(福祉大道)이고, 정치의 나아갈 바이다.

국민 개개인이 홍익인간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은 인성교육으로부터 시작된다. 경쟁이 아닌 공생(共生)의 삶을 선택하고, 물질적 성공보다 정신적 완성을 추구하며, 진정한 나눔을 실천할 때 세상은 바뀔 것이다. 이런 홍익의 가치가 정치라는 큰 돛을 달 때 변화는 손바닥을 뒤집듯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홍익정치를 함께 구현할 지도자의 조건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지도자의 자격 조건에 대해 정의, 통합, 청렴, 공정 등을 거론한다. 시대가 바뀌면 리더십도 달라진다. 나는 우리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대한민국과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대통령이기를 바란다. 나는 홍익대통령을 원한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최고 지도자의 다섯 가지 조건은 도덕성, 역사의식, 철학, 비전, 통일관이다. 먼저 정치지도자의 기본은 정직, 성실, 책임감이다. 이 세 가지가 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공심(公心)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다운 지도자는 내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무엇이 되어도 좋다는 공심과 도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민족의 정체성과 구심을 바로 세우고 시대를 읽는 역사의식이다. 국민의 힘과 긍지는 역사의식에서 나온다. 국민이 자국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해야 자신감과 자부심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뿌리와 정체성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갖지 못한 사람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민족 화해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철학이다.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는 민족의 화해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과 세계 평화를 위해 한반도가 어떻게 기여할 것 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 밝고 강한 정신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비전(vision)이다. 비전은 삶의 의미와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다. 비전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이는 개인 뿐 아니라 국가 에게도 해당된다. 민족적 과제에 대한 절절한 고민과 비전은 국가 지도자에게 필수적 요소이다.

다섯 번째는 민족을 하나로 묶고 비전을 실현할 통일론이다. 통일은 정치적 수단이 아니라 겨레의 마음과 삶을 하나로 잇는 실질적인 내용이어야 한다.

대통령 선거가 1년 남았다.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민(民)이 주인이 된 국민주권 사회이다. 국민은 창조자이고 권력의 신(神)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얼마 전 인간이 정치적 신념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를 뇌과학적으로 설명한 기사를 보았다. 정치적 편향이나 신념은 자신의 정체성을 관장하는 뇌의 감성적 부위를 자극하고, 이는 마치 종교적 신념과도 같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성의 뇌를 작동시켜보자. 정치는 나의 삶을 위한 선택이다. 계획하고 설계하여 내 손으로 창조할 수 있는 것. 민주시민이라면 이 특권을 보다 더 신중하고 자유롭게 활용해야만 한다. 정치는 구체적인 삶이지 종교적인 신념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