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유로, 내 아이라는 이유로 나오는 대로 하는 말이 가족, 아이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된다면, 가족과 아이가 바뀌어야 할까 내가 바뀌어야 할까? 바꾼다면 어떻게 바꾸어야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까?

칙 무어만의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  표지. [사진제공=한문화]
칙 무어만의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 표지. [사진제공=한문화]

칙 무어만의《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이상춘·이준형 옮김, 한문화)는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와 좀 더 효과적이고 평화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똑똑한 부모를 위한 대화의 기술》개정판이다.

저자 칙 무어만은 35년 동안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말할 때의 작은 차이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한 교육연구가다. 30만 명이 넘는 부모와 교사를 상대로 당당하고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교육하는 2000가지 비결을 소개해온 영감 넘치는 강연자이기도 하다. 또한 부모로서 할아버지로서, 자기 자녀들뿐 아니라 큰 딸을 잃은 후에는 두 손자까지 직접 길러냈다. 그 소중한 경험을 수많은 세미나와 워크숍을 통해서 부모들과 나눠왔으며, 그 사례들을 이 책에 소개한다.

칙 무어만의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이상춘·이준형 옮김, 한문화)는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와 좀 더 효과적이고 평화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법을 제시한다. [이미지=K스피릿]
칙 무어만의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이상춘·이준형 옮김, 한문화)는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와 좀 더 효과적이고 평화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법을 제시한다. [이미지=K스피릿]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는 11개 장으로 구성하였다. 11개 장은 1장 선택과 책임을 가르치는 말, 2장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말, 3장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을 키우는 말, 4장 아이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말, 5장 칭찬하는 말, 꾸짖는 말, 6장 아이에게 독이 되는 말, 7장 가족간의 친밀감을 높이는 말, 8장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말, 9장 아이와의 갈등을 키우는 말, 10장 반항을 잠재우고 갈등을 해소하는 말, 11장 그밖에 할수록 좋은 말로 되어 있다.

제목만 보아도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이 이렇게 많은 효과를 가져 온다니, 이제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두려울 지경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실제 상황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그러니 편하게 읽고 대화법을 익혀 두고 생활에 활용하면 될 것이다. 

“부모는 가정교육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 부모가 사용하는 말은 가정 안에서 아이에게 주어진 선택과 통제를 깨닫도록 격려한다. 이 책에 수록된 대화법을 지속적으로 사용한다면, 당신의 아이는 성장하면서 자신의 선택이 자기가 만들어내는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다. 그 결과, 아이는 점차 독립심과 책임감을 기르는 데 필요한 내면의 통제력을 갖추게 된다. 독립심과 책임감이라는 두 가지 덕목은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한 최종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 [이미지=K스피릿]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 [이미지=K스피릿]

 

아이가 삶에 목표의식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대화하면 좋을까?

“네 목표가 뭐니?”라는 질문은 아이가 결과를 예상할 수 있게 만드는 부모의 대화법이다. 아이가 자기 삶에 대해서 비전과 사명과 목표의식을 갖게 만든다. 또한 아이에게 자신을 목표 지향적인 집단의 일부라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따라서 자기 앞에 놓인 풀 더미가 어떤 것이든 무조건 뜯어먹고 보는 목적 없는 방황에 비해 많은 것을 성취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무심코 하는 말 중에서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너만 남겨두고 가버릴 거야, 너는 왜 형처럼 못 하니?, 그냥 장난삼아 한 말이야, 제발 좀 나이에 맞게 행동해, 엄마가 방금 뭐랬어?, 너 자신에게 부끄럽지도 않니?, 우리는 널 낳고 싶지 않았어.” 이런 말들은 아이에게 독이 된다. 그것도 치명적인.

이렇게 부모가 하는 말이 아이에게 치명적인 상처로 남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부모가 아이의 심리 및 성장 발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경고한다.

독이 되는 말을 자주 쓰는 가정이라면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다.

“네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야” “넌 엄마를 질리게 만들어”와 같은 말들은 심각한 처방이 필요한 극적인 상황임을 경고하는 말들이다. 만일 이런 말들이 당신의 삶에 자주 등장한다면 지금 당장 도움을 청하라. 전문적인 카운슬러나 성직자, 학교 상담사를 지금 당장 찾아가라.”

그렇다면 “참 잘했어!”와 같은 말은 어떨까? 저자는 이런 말도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평가하는 칭찬은 칭찬받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기는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이다. 그런 기분은 마치 약물과 같다. 사람을 잠시 기분 좋게 만들지만 더 많은 양을 갈망하게 만든다. 특히 아이는 평가하는 칭찬을 지나치게 ‘복용’하면 중독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이런 칭찬에 길들여지면 아이는 “자신의 중요성과 능력을 증명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자기 가치에 대한 적절한 내면의 기준을 개발하지 못한다. 평가하는 칭찬은 다른 사람의 인식을 통해서 자기 이미지를 만들도록 유도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인정에 의존하게 만든다.”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 [이미지=K스피릿]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 [이미지=K스피릿]

그러니 부모가 사용하는 단어가 아이의 행동이나 작품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태도를 요약하는 것이어야 한다. ‘훌륭하다, 아름답다, 뛰어나다, 대단하다, 환상적이다, 최고다, 굉장하다, 근사하다’와 같은 말들은 평가하는 말이므로 피해야 한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는 부모라 할지라도, 아이를 키우다보면 그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절망적인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말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아이와의 끝도 없는 갈등으로 부모 역시 상처를 받기도 한다. 말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 특히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은 아이의 마음에 뚜렷한 나이테를 남긴다. 그 막강한 위력을 올바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는 아이와의 힘겨루기를 끝내고, 습관처럼 되풀이하던 효과 없는 대화법에서 벗어나 똑같은 잔소리를 무한 반복하느라 지친 부모들에게 특효의 처방전이 되어줄 것이다. 더 넓게는 아이가 아닌 타인과의 대화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내용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