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竹竹(대표자 김낙형)은 <맥베드>를 오는 2월 19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성북구 여행자극장에서 공연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맥베드>는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연출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무대에 올렸다. 그 가운데 극단 竹竹의 <맥베드>는 소극장 무대, 책상과 의자만 놓여있는 어두운 공간에서 촛불과 놋대야 등 다양한 오브제와 배우들의 몸짓을 활용한 박력 있는 연출로 가장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사랑받아 왔다.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이 작품은 2008년 초연 이후 2008 월간 한국연극 선정 공연베스트7 수상, 2008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수상, 2009 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우수작 선정, 2009 제21회 카이로 국제실험연극제 대상 수상 등 국내외적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에서 호평을 받았다.

올해 선보이는 극단 竹竹의 <맥베드>는 기존에 선보였던 공연의 수준을 높여, 한층 더 진일보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텅 빈 무대가 배우들의 숨결로 되살아나 끊임없이 꿈틀대고 채워진다. ‘맥베드’ 그 불멸의 이야기가 오랜 시간 훈련된 배우들의 소리와 몸짓, 동서고금의 감각으로 덧입혀져 또 하나의 굿이 될 수 있음을 관객에게 깊은 울림으로 보여준다.

전투 중에 잠시 몸을 피한 맥베드와 뱅코우는 꿈같은 환영 속에서 맥베드가 왕이 되고 뱅코우의 자손이 그 뒤를 이을 것이라는 반역 같은 예언을 듣게 된다.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예언에 갈등하던 맥베드는 결국 아내 레이디 맥베드와 공모하여 자신의 성에 찾아온 덩컨왕을 살해하고 권좌를 차지한다. 하지만 권좌를 지키기 위해 계속된 살인과 그에 따른 악몽 같은 죄의식에 사로잡혀 맥베드는 갈수록 광폭해진다.

극단 竹竹의 <맥베드>는 인간의 근원적 문제인 욕망과 동시에 치닫는 죄책감을 다루면서 초자연 혹은 대자연의 어디쯤에 인간이 위치하는지, 초자연의 유·무형적 현상들과 인간의 질서는 어떻게 융합되어 세계관을 이루는지 등의 질문을 제시하며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묵직한 통시성까지 목도하게 할 것이다.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연출을 맡은 김낙형 연출가는 “<맥베드>는 인간과 그를 둘러싼 운명 혹은 초자연적인 세계와의 관계를 드러내 인간의 존재론적 숙명뿐만 아니라 선인이든 악인이든 죽음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자기 자신을 운용해야 하는 근원적인 숙명까지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이 점이 서양 고전을 무대에 올리려는 의도에 추진력을 주었다.”고 말했다.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극단 竹竹 '맥베드' 공연 장면. [사진제공=극단 竹竹]

 

또한 그는 “현대의 화두 중 자아와 타자의 관계규명이 그 하나라고 생각되는데, 여기선 타자가 인간에 국한되지 않고 자아를 에워싼 자연, 초자연에 미치고 있다. 그래서 고전을 ‘그냥 잘 만들었다’ 라는 한계적 꼬리표를 달기 이전에 시공을 넘어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극단 竹竹 '맥베드' 포스터. [포스터 제공=극단  竹竹]
극단 竹竹 '맥베드' 포스터. [포스터 제공=극단 竹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