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국사國師 해린(984~1070)의 승탑으로, 화려한 조각과 뛰어난 장엄장식을 보유한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가 5년여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제 모습을 되찾았다.

(시계방향으로) 양화 보존처리 완료된 모습, 탑신석 수지처리면 미세보정, 탑신석 보존처리완료, 옥개석 보존처리된 모습. [사진=문화재청]
(시계방향으로) 양화 보존처리 완료된 모습, 탑신석 수지처리면 미세보정, 탑신석 보존처리완료, 옥개석 보존처리된 모습. [사진=문화재청]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지에 세워졌던 지광국사탑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본 오사카로 반출되는 등 십여 차례 해체해 옮겼고, 6.25 한국전쟁 중 폭격을 받는 등 근현대 우리 민족이 겪은 수난을 함께했다.

다수의 균열과 함께 특히 1957년 시멘트와 철근 등을 활용한 모르타르로 복원한 부위에서 손상이 확인되고 지붕돌(屋蓋石옥개석)과 상륜부는 구조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추가 훼손 우려까지 제기되었다. 이에 2015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면 해체해 보존처리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2016년 석탑을 완전 해체 후 보전처리를 진행하며 해체 부재들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모르타르는 걷어냈다. 결실되어 없어진 부재는 신석재로 제작하고 파손부재를 접착했다.

이 과정에서 부득이 새로 구해야 하는 신석재는 탑 조성 당시 사용된 석재와 가장 유사한 재질로 구하고자 전국 주요 산지를 조사한 결과 지광국사탑이 있던 원주에서 채석되었다.

수많은 고난을 겪은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과정을 답은 보고서. [사진=문화재청]
수많은 고난을 겪은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과정을 답은 보고서. [사진=문화재청]

또한 일제강점기 유리건판과 실측도면을 참고해 결실부분의 도상을 복원하고 전통기술과 도구로 가공하여 접합했다. 이외에도 추후 탑이 복원될 때 사용될 무기질 결합재 연구 등에서도 학문적 성과를 도출했다. 무기질 결합재는 모르타르와 같은 백화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복원할 때 부재 간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보존처리 중 전체 29개 부재 중 19개에 대해 부분적으로 신석재를 사용했고, 옥개석과 양화, 보륜 등 상륜부 부재는 절반 정도 신석재로 복원해 구조적 안정성도 확보했다.

탑신석 사리공에서 발견된 옥개석 파손부재 조각과 법천사지에서 발굴된 하층기단갑석 조각을 과학적 조사와 고증을 거쳐 원래 위치에 복원했다. 특히 1957년 수리 당시 잘못 복원된 옥개석의 방위와 추녀 위치를 바로잡는 등 과학적‧인문학적 융복합 연구를 통해 지광국사탑의 잃어버렸던 본래 모습을 최대한 되찾으려 노력했다.

이번에 발간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Ⅲ> 보고서에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사업내용과 연구, 복원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http://www.nrich.go.kr,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 공개하여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