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남들보다 1년 늦게 고3을 보낸 이채원 양(21)은 첫 시험에서 성적이 낮아 “아무래도 재수를 해야겠네. 올해 대학은 어렵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7개월 만에 전교 2등으로 전국 1.2%안에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던 경찰이 되기 위해 경성대학교 경찰행정학과에 장학생으로 수시 합격했다.

수험생증후군에 시달리던 이채원 양은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가슴 뛰는 꿈을 찾아 올해 목표한 경성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사진=본인 제공]
수험생증후군에 시달리던 이채원 양은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가슴 뛰는 꿈을 찾아 올해 목표한 경성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사진=본인 제공]

1년 만에 놀랍도록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채원 양은 “제 가슴이 원하는 꿈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에서 체득한 B.O.S(Brain Operating System:뇌활용) 5법칙을 책상 위에 두고 매일 따라 읽으며, 제가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자 제 인생의 주인이란 걸 상기했어요. 규칙적으로 체력관리도 열심히 하고요.”라고 했다.

이채원 양은 재작년 고3을 시작하기 전 학교를 자퇴하고 1년 간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Dream Year(꿈을 찾는 1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고등학교 1학년 말쯤 평소 좋아하던 미술로 진로를 선택한 채원 양은 2학년 때 학교에서 하는 모든 분야의 대회에 나갔다. 소논문, 영어논문, 글짓기, 독서퀴즈, 토론대회 등에 나갔고 동아리 활동을 하며 생활기록부에 대학진학에 도움이 되는 스펙을 가득 채워나갔다.

대회가 겹치기도 하고 시험과 병행해야 할 때도 있어 밤을 새워 과제를 해내기도 했다. 어느새 점점 지치고 힘들어졌다. “미술을 늦게 시작한 편이라 남들보다 뒤떨어진 것같아 자꾸 비교하다보니 자존감이 떨어졌어요. 부모님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기 때문에 그만큼 해내야 하는데 대학입시에 적합한 그림만 그리다보니 더 이상 그림 그리는 게 행복하지 않았어요.”

의욕은 넘치지만 몸은 따라주지 않았고 번 아웃을 겪으며 마음까지 피폐해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그때 어머니 최정안 씨가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네 꿈을 위해 1년을 투자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6기 졸업생 이채원 양과 어머니.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다니며 채원 양은 자신을 계속 지지해주는 어머니와 매우 친해졌다.[사진=본인 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6기 졸업생 이채원 양과 어머니 최정안 씨.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다니며 채원 양은 자신을 계속 지지해주는 어머니와 매우 친해졌다.[사진=본인 제공]

채원 양은 “사실 중학교 졸업 때부터 벤자민학교를 가고 싶어 인성영재캠프에도 여러 번 참가하고 면접도 봤어요. 아버지 반대로 가지 못했는데 2년이 지나 결국 입학하게 되었네요. 오빠가 벤자민학교 3기로 입학해 밝고 따뜻하고 자신감이 넘쳐 당당해진 모습이 큰 자극이 되었죠.”

채원 양은 벤자민학교에 입학을 하고 8월까지 그동안 해왔던 미술공부에 몰두했다. 벤자민학교 전북학습관에서 웹툰 작가인 호연작가를 만나 꾸준히 멘토링을 받았다. “저를 위해 아낌없이 조언해주셔서 좋았어요. 그런데 학기 초 자꾸 ‘내가 여기 있는 게 맞나?’라는 고민이 들더군요. 친구들은 여러 도전을 하는데 저는 그림만이 제 길이라고 고집하고 있었죠.”

매월 권역별 워크숍과 분기별로 중앙워크숍에 참가하며 전국에 있는 친구들과 멘토들, 선생님을 많이 만나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변화하기 시작했다.

“예전 학교에서는 같은 반 친구들 중에도 친한 몇 명하고만 사귀었어요. 아무리 친해도 서로 성적을 의식하고 경쟁하게 되죠. 벤자민학교에서는 17살~19살 고등학교 전 학년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어 공동 프로젝트도 하고, 각자 프로젝트를 할 때는 서로 응원해요. 비교하는 게 아니니까 경쟁할 필요가 없죠. 게다가 멘토님과 선생님은 고민과 진로에 대해 상담을 많이 해주셨어요.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쌓는 의미와 가치를 강연해주셨을 때 제 꿈을 미술에 한정할 필요가 없고 또 다른 꿈을 찾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채원 양은 전북학습관 친구들과 3박4일 일정으로 떠난 금강자전거 종주를 시작으로 마라톤대회 출전 등 다양한 도전을 했다. [사진=본인 제공]
이채원 양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친구들과 3박4일 일정으로 떠난 금강자전거 종주를 시작으로 마라톤대회 출전 등 다양한 도전을 했다. [사진=본인 제공]

첫 도전으로 벤자민학교 여러 학습관 친구들과 3박 4일 일정으로 금강 자전거 종주를 떠났다. 체력이 워낙 약해서 첫날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제 키에 맞지 않는 자전거가 잘 나가지 않아 낑낑거리며 작은 오르막길에도 눈물이 났어요. 둘째 날 포기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자전거도 바꿔 타주며 계속 저를 배려해주던 친구들 때문에 도저히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오늘 숙소까지만 가고 포기해야지’, ‘다음 쉬는 구간까지만 가보자’ 하며 미약한 마음이지만 조금씩 내다보니 제 자신이 강해진 것 같아요.”

3일 째는 적응할 만 했다. 숙소에서 친구들과 물놀이도 하면서 즐거웠고 마지막 날에는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 조금만 더’라며 자신을 격려했다. “완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왠지 벅차서 엉엉 울었어요. 친구들 덕에 마냥 힘들지 않았고 그 경험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이후 채원 양은 본격적으로 체력을 기르기 시작했다. 푸시 업부터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12단계로 진행하며 근력과 심력, 뇌력을 키우는 벤자민 12단을 해나갔고,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했다. 푸시업, 플랭크 등 매일 정한 운동량을 채웠다.

전주청소년경찰학교 견학을 간 이채원 양(오른쪽 위). [사진=본인제공]
전주청소년경찰학교 견학을 통해 가슴 뛰는 꿈을 찾은 이채원 양(오른쪽 위). [사진=본인제공]

그러다 전북학습관 나대한 선생님의 제안으로 전주청소년경찰학교 견학을 갔다. 큰 기대가 없었는데 현직 경찰의 안내로 경찰이 하는 일과 경찰관이 되는 법 강연과 함께 사격훈련, 수갑과 경찰봉 사용 등 실습을 했을 때 채원이의 가슴이 격렬하게 뛰었다.

“경찰을 하면 제가 행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은 들었어요. 하지만 그동안 해온 미술과는 결이 너무나 다르잖아요. 큰 체격과 달리 체력이 약한 제가 경찰을 꿈꾸는 게 어리석게만 느껴져 몇 달을 아무에게도 이야기 못하고 혼자 고민했어요. 며칠, 몇 달이 지나도 경찰을 떠올렸을 때 두근거림이 가시지 않아 경찰에 대해 여러 가지로 알아보았어요. 그리고 엄마에게 제 마음을 터놓았죠. 엄마는 제가 후회하지 않을 만큼 원하는 꿈이라면 하라고 적극 지지해주셨어요.”

채원 양에게 경찰이란 꿈은 어떤 의미이고 어떤 경찰이 되고 싶을까? “어릴 때 범죄에 노출된 적이 있어 그 트라우마가 남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되고 싶은 경찰관이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정할 수 있어요. 저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많은 폭력이 가해지는 사회를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모든 아이들과 청소년이 폭력이나 범죄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한 해를 마치며 지난 1년 간 성장스토리를 발표하고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인 벤자민인성영재페스티벌. [사진=본인 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한 해를 마치며 지난 1년 간 성장스토리를 발표하고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인 벤자민인성영재페스티벌. [사진=본인 제공]

벤자민학교 졸업 후 지난해 고3으로 복학한 후 오랜만에 시작한 공부가 쉽진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19 상황이라 원격학습 상황이 많았다. “특히 수학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아서 첫 시험에서 7등급이 나오더군요. 선생님께 ‘중학교 수학부터 다시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허락해주셨어요.”

채원이는 중3 수학부터 하루에 정한 양을 차곡차곡 풀어가서 고등학교 진도까지 따라갔다. “제가 올해 안에 합격을 하겠다는 목표와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 목표점수가 명확했기 때문에 오로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B.O.S법칙 중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 되라’는 법칙이 저를 단단하게 해주었죠. 전에는 상황이 안 좋으면 바로 포기하는 편이었는데 그 포기로 인해 가장 손해를 받는 것이 나라는 걸 명확하게 알았어요. 복학한 후에는 제가 공부할 환경을 나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결심했어요. 오늘 해야 할 공부양과 운동량을 저에게 맞게 잘 조절해서 계획을 세우고 꼭 지켜나갔어요.

그리고 공부하는 공간을 정리했죠. 꾸준히 하다 보니 집뿐 아니라 학교 교실, 학원 어디에 있든 내 공간처럼 공부할 수 있었어요. 제 나름 해석해보면 그 법칙은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말라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도 제가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었죠.”

채원이는 분명한 동기가 있고, 운동을 병행해 나가면서 에너지를 관리해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전에는 욕심 때문에 여러 일정이 겹쳐도 무조건 한다고 달려들었는데 지금은 계획을 잘 세워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다 해낼 수 있어요. 벤자민학교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제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거든요.”

이채원 양은 꿈을 찾는 도전에 함께 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전북학습관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사진=본인 제공]
이채원 양은 "낯가림이 심하고 남 앞에 나서기 싫어하던 제가 자신감 넘치게 변화하는데 함께 해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본인 제공]

인터뷰를 마치며 이채원 양은 후배들, 또래 청소년에게 “제 가치관은 ‘후회하지 말자’입니다. 10대인 청소년은 불완전한 선택을 하기도 해요. 최고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그 선택의 주인은 본인이잖아요. 후회하기보다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어떻게 자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지 집중하다보면 거기서 얻는 게 있어요. 모든 선택을 옳은 선택으로 바꿀 수 있는 힘과 자신감을 갖기를 바랍니다. 저는 세상 모든 청소년이 행복했으면 해요. 최선을 다해 행복하세요.”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