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은 조선을 영구히 식민지화하고자 동양척식회사를 필두로 농업이민정책을 펼쳤다. 전북 정읍시 화호리는 정책 초기 이주지로 선정되어 많은 일본인이 이주해 대규모 농장이 개설되었다.

개간된 많은 농지와 대지의 소유권은 구마모토 리헤이(熊本利平) 등 일본인에게 이전되고 자영농이던 토착민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한 아픈 역사가 있었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Ⅰ》 . [사진=문화재청]
일제에 의해 첫 수탈지가 된 전북 정읍 화호리의 아픈 역사를 담아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Ⅰ》 . [사진=문화재청]

한편, 해방 후에는 구마모토 리헤이 농장 소속 의사였던 이영춘 박사가 열악한 농촌 보건문제를 개선하고자 이곳에 남아 농장 시설물을 활용해 입원실과 내과 등 5과 진료과목을 갖춘 화호중앙병원을 설립해 그 흔적이 남아있다.

문화재청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일제강점기 농촌수탈과 해방 후 농촌 보건의 역사가 남아있는 전북 정읍시 화호리에서 실시한 학술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Ⅰ》을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식민지 화호리의 일본인 지주들과 화호리의 식민지 기억, 경관을 비롯해 △신문기사와 지도, 사진, 공문서 등을 통해 당시 화호리의 역사와 인문지리 고증 △건축물의 현황과 부재 수종조사, 식생조사, 석재 산지조사, 디지털 기록을 시도해 근‧현대 유형자산에 대한 종합적 조사‧연구‧기록 성과를 수록했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교육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화호리에 남은 적산가옥 6동과 해방 후 공간변화 등을 디지털 영상자료로도 제작했다. 이 영상을 보고서의 정보무늬(QR코드)로 삽입해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로 재생해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Ⅰ》는 국공립도서관,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포된다. 또한 문화재청 누리집(http://www.cha.go.kr)과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누리집(http://www.nrich.go.kr/wanju)에 공개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