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 이하 한중연)은 광복 이후 기독교인의 국가 건설 활동 조명이라는 특집 주제로 한국학 분야의 대표 영문학술지 『Korea Journal』 겨울호를 12월 31일 발간했다.

1945년 광복 이전에도 한국인과 외국인, 개신교와 가톨릭 모두를 통틀어 많은 기독교인이 한반도에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가 건설되기를 열망했다. 하지만 광복 이후 38선 이남의 기독교인들은 소련의 무신론자들에 맞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데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고 애를 썼다.

광복 이후 남북한의 불안정한 정세에서 우파와 좌파,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 그리고 새로운 체제의 협력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고 노력했으며, 그 중 냉전시대 한국 기독교인의 역할 역시 매우 다양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광복 이후 기독교인의 국가 건설 활동 조명이라는 특집 주제로 한국학 분야의 대표 영문학술지 『Korea Journal』 겨울호를 12월 31일 발간했다. [사진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광복 이후 기독교인의 국가 건설 활동 조명이라는 특집 주제로 한국학 분야의 대표 영문학술지 『Korea Journal』 겨울호를 12월 31일 발간했다. [사진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이번 특집은 어떻게 종교가 해방 이후 국가 건설 과정에서 지배적인 이념으로 자리 잡아 갔는지를 조명하며, 이를 정치적이고 신학적인 입장에서 탐구한다. 특히 한국의 냉전이 어떻게 정치와 종교의 대립구조로 나아갔으며, 결국 국가 건설의 투쟁으로까지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기독교 지도자들의 다양한 이념 활동을 다룬다.

먼저 Henry Em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국제학부 교수의 ‘Christianity, the Cold War, and the Construction of the Republic of Korea’는 본 특집의 서론이자 기획의도를 설명하는 개론적인 글로서, 냉전 이후부터 한국의 기독교가 과연 국가 이념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아왔는지 살펴본다.

대전대학교 김건우 교수는 ‘Protestantisms and the Design of South Korea’에서는 1945년 남한에서 개신교 신자의 정치적 입장은 중도에서 중도좌파까지 다양했으며, 특히 일본에서의 신학적 훈련에서 큰 영향을 받은 진보적인 개신교의 계보가 등장했음을 분석한다.

한지은 동아시아학술원 선임연구원은 ‘Bishop Patrick Byrne and the Korean Catholic Church in Cold War Korea’에서는 초대 주한 교황사절이었던 패트릭 번(Patrick J. Byrne) 주교를 중심으로, 바티칸, 미국, 한국 교회와의 관계를 수립하는 데에 반공주의 사명이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검토한다.

미국 이스턴 켄터기 대학교(Eastern Kentucky University)의 엘리자베스 언더우드(Elizabeth Underwood) 교수는 ‘Korean Sovereignty, Liberal Democratic Society, and the Underwoods, 1916–1951’에서 조선에서 태어난 선교사 호러스 호턴 언더우드(Horace Horton Underwood)의 미군정 시기 활동을 조명한다.

이탈리아 카 포스카리 베네치아 대학교(Ca’ Foscari University)의 안종철 교수는 ‘Making Democracy Compatible with Mission: James Earnest Fisher as a Missionary and US Information Officer in Korea, 1919–1948’를 통해 미국의 선교사인 제임스 어니스트 피셔 (James Earnest Fisher)의 교육 활동을 분석한다.

홍콩대학교(University of Hong Kong)의 Paul S. Cha 교수는 ‘To Capture Minds and Wills: Establishing Christian Radio Broadcasting in Cold War South Korea’에서 1954년 설립된 최초의 민간 라디오 방송국이자 기독교 방송국의 전신인 HLKY의 반공 활동을 분석한다.

미국 찰스턴 서던 대학(Charleston Southern University)의 박혜성 교수는 ‘Christian Feminist Helen Kim and Her Compromise in Service to Syngman Rhee’를 통해 이화여자전문학교의 7대 교장이었던 김활란이 여학생들과 동문들을 동원하여 벌였던 기생파티를 분석하며, 김씨의 기독교적 믿음과 여성성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성(性)을 착취하는 구조로까지 나아갔는지를 조명한다.

1961년 창간한 한국학 분야 국내 최초의 영문 학술지 『Korea Journal』은 연 4회 한국학 전 분야의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한 논문을 게재한다. 또한 예술과 인문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용 색인 데이터베이스인 A&HCI(Arts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에 지난 2001년부터 등재되어 전 세계로 원문이 배포되는 전문 학술지다.

『Korea Journal』은 매 호마다 지금 현대 한국사회에서 살펴볼 만한 시의성 있는 주제로 특집호를 발간하며, 2021년에도 매 호 특집호를 발간할 예정이다.

특집호(2020년 겨울호)는 12월 31일부터 한중연 공식 누리집(www.aks.ac.kr)에 공식 게재되었으며, 출판·자료→ Korea Journal로 접속하면 원문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