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는 것이 많이 싫으면 놓을까?"

이지현 운영이사가 국학활동 초기 ‘사랑의 교실’(경찰청 의뢰)에 뇌교육 인성강사로서 첫 진행을 갔을 때 일이다. 교육장 밖에 있는 어머니에게 심한 말을 쏟아 붓고 들어온 건장한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은 다른 강사의 손을 뿌리치고 진행되는 교육과정을 외면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서 앉아 있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자 손을 잡았죠. 잠시 후 혹시 부담스럽지 않은지 물어보니 아이가 ‘괜찮아요.’라고 대답하는 순간 감사하고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 후 학생은 활동에 조금씩 동참했고 마지막 미래 비전을 세우는 시간 그녀에게 의논하며 진지하게 자신의 꿈을 써내려갔다. 멋진 청바지를 디자인해 판매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지현 씨는 “네 꿈을 더 크게 펼치고 많은 선택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학교공부를 하고 외국어를 배우면 어떻겠느냐.”고 이야기했다. 학생은 귀 기울여 듣고 어떻게 할지 물었다. 교육을 마치고 돌아갈 때 학생은 자그마한 그녀를 번쩍 안아올려 고마움을 표했다. 그녀는 “제게 아이들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갖게 했던 학생”이라며 “뇌교육은 세상에 흩뿌려지는 민들레 씨처럼 꿈을 심는 과정”이라고 했다.

예전 그녀는 매스컴에서도 특정지어 말하는 ‘강남 엄마’였다. “박물관 미술관을 데리고 다니고 매 학년 어떤 학원, 과외선생님을 찾아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며 유능한 현지인 영어 강사를 찾았죠.”  뒤처지지 않게 주변과 교류하기 위해 매일 매일을 바쁘게 보내던 그녀는 “문득 저 자신도 내 아이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제가 이 아이들을 끌고 어디로 가는지 회의가 들었죠.”

지금은 뇌교육, 웃음 치료강사, 국학원 운영이사로 더욱 바쁜 일정에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제가 체크하고 확인하면 아이들이 눈치보고 자신을 못 미더워하고 엄마에게 의존했어요. 이제는 아이들을 믿어주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니 자신의 일을 척척 알아서 해내는 모습이 뿌듯합니다. 함께 있는 순간 눈을 맞추고 마음을 열어 들어주죠. 마음이 통하는 기쁨을 느낍니다.”

그녀가 마음을 많이 쓰는 것은 뇌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웃음치료 강의’이다. 매주 월요일 서울아산병원의 암 병동 환자를 비롯해 유방암 환우 모임인 ‘핑크리본’ ‘수선화’ ‘라일락’ 등에서도 정기적으로 강의한다. “방문할 때 밝고 생동감 넘치는 색상의 블라우스를 많이 입어요. 때로는 유머러스한 장식품을 해서 웃음으로 시작하기도 하죠.”

그녀는 시작 전에 음악을 틀어놓고 ‘어디가 얼마만큼 아픈지’ ‘어떤 마음인지’ 환자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새 낯설음이 사라지고 가슴 속의 서러움, 슬픔을 털어내고 홀가분하게 웃음을 되찾는다. 이제는 환자뿐 아니라 의사, 간호사, 병원 직원들도 참관해 함께 따라 한다. “우리 강사들 가슴에 있는 무한한 책임감과 사랑이 넘쳐 그것이 거름이 되고 홍익인간이 넘쳐나는 이화세계가 꽃필 겁니다.”라는 그녀는 웃음클럽을 활성화해서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서 큰 웃음대회를 하고 싶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