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韓流, The Korean Wave)’라는 이름의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은 1990년대 말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다. 오늘날 지구상 여섯 개 대륙 가운데 어느 한 곳도 한류의 물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지역적 확대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다양화 즉 문화·방송·음악·공연·게임·만화·패션·뷰티·음식·광고·관광 등 소비문화와 오락문화의 거의 전 영역에 걸쳐서 한류‘산업’이 세계화하고 있다. 이렇듯 한류는 20여 년의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오늘날 한류가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한류와 이에 대한 역류 현상을 분석한 후 세계 속에서 한국문화의 공고화 방안을 연구한 "한류와 역류 – 문화외교의 가능성과 한계"를 발간하였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한류와 이에 대한 역류 현상을 분석한 후 세계 속에서 한국문화의 공고화 방안을 연구한 "한류와 역류 – 문화외교의 가능성과 한계"를 발간하였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이렇게 날개를 단 듯 뻗어나간 한류가 역류(逆流)에도 부딪히고 있다. 한류가 각 나라의 문화, 민족 감정, 정부 정책 등과 충돌하여 빚어진 현상이다. 물론 한류의 수용과 거부의 사유와 정도는 국가마다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류가 세계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러한 역류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류가 문화 교류 차원으로 격상하기 위해서는 상대국 문화와 정서에 대한 이해를 병행해야 한다. 즉, 외부로의 문화 확산이 문화 제국주의로 인식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문화의 확산은 정부의 정책이나 의식적인 노력이기보다는 우리나라의 경제 선진화와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이를 바라보는 외부인들이 우리 문화에 자연스럽게 친숙하도록 함으로써 그 지속성이 강화된다.

그동안 한류 연구는 K-POP,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로 대표되는 소프트 파워의 강화와 확산에 주목했다. 그런데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의 역류에 부딪히면서 한류의 지속을 위해서는 우리 민주주의의 공고화, 경제 선진화 같은 하드 파워의 뒷받침이 필요함에 주목하였다.

이와 같은 목적과 배경 그리고 문제의식을 갖고 한류와 그 역류현상을 연구한 책이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건곤)이 최근 발간한 『한류와 역류 – 문화외교의 가능성과 한계』(김은기 외 지음, 15,000원)가 그것이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한류와 이에 대한 역류 현상을 분석한 후 세계 속에서 한국문화의 공고화 방안을 모색했다.

"한류와 역류 – 문화외교의 가능성과 한계".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한류와 역류 – 문화외교의 가능성과 한계".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세부적으로 보면 혐한류(嫌韓流) 형태의 역류가 극성기에 달한 일본, 역류가 ‘반감’과 ‘저항’이라는 정서적 차원의 반발을 넘어서 ‘한한령(限韓令)’의 제도적인 제약까지 내포하게 된 중국, ‘문화 코드의 상이성’으로 한류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독일,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케이팝(K-pop)의 탈영토적 지구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영국 등을 중심으로 비교연구를 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외교 정책 속의 문화외교와 한류외교를 살폈다. 이를 통해 한류 재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그 방안을 모색했다.

책의 목차와 연구자는 다음과 같다. △문화의 글로컬라이제이션과 한류(김은기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일본의 한류와 혐한(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중국 반한류의 성격과 정치경제적 파장(김두진 고려대학교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 △영국 내 케이팝의 위상: 코리안 인베이전의 가능성(김두진 고려대학교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 △독일 미디어에 비친 한류: 대중문화 콘텐츠로서의 문제점과 가능성(이군호 충남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한류와 역류: 문화외교의 가능성과 한계(이웅현 한국지정학연구원 원장).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 책의 발간은 한류와 역류의 제반 현상을 이해하고 한류 연구의 체계를 구축해나가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