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성적에 매몰된 고등학생의 절규를 다룬 영화는 1989년 상영되었다. 당시 여주인공이 이제 지천명(50세)를 앞두고 있지만 학교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무한경쟁 속에서 1, 2등 하는 아이들도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청년모험가이자 ‘체인지라이프’라는 자기성장플랫폼 사업을 통해 세상 모두가 각자 나다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최지훈(32세) 씨는 자신이 꿈꾸는 학교를 발견했다고 한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멘토이자 청년 모험가 최지훈 씨. [사진=강나리 기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멘토이자 청년 모험가 최지훈 씨. [사진=강나리 기자]

“스스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수많은 경험을 쌓고 사회문제에 직접 참여도 하면서 명상으로 자기성찰을 하고 독서토론 등으로 인문학 소양을 갖추는 학교, 멘토를 통해 배우고 아르바이트로 경제수업을 하면서 각자 자신의 가치를 알고 꿈을 찾아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키워주는 학교가 제 청소년기에 있었다면 저는 3년 내내 다녔을 겁니다.”

그는 운동선수를 꿈꾸다가 부모님의 전망 없다는 반대에 부딪혀 게임에만 빠져있던 만년 꼴찌였다고 한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상인명구조원과 스키강사, 육군장교지원을 했고 군 제대 후 101가지도전을 해낸 경험을 담은 베스트셀러 《그냥 해!》를 출간한 작가이자 주목받는 동기부여 강사이다. 고등학생 시절의 그를 아는 이들은 그의 변화를 도저히 믿지 못한다.

그가 말하는 꿈의 학교가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설립된 완전자유학년제 고교 대안학교로서 ‘드림이어(Dream Year: 꿈을 찾는 1년)’과정을 운영한다. ‘한국의 미네르바스쿨’로 불리며, 학교 건물, 교과목수업, 교과목 선생님, 시험, 성적표가 없는 5無학교로서 한국자유학년제의 모델로 손꼽힌다.

최지훈 씨는 올해 3월 벤자민학교 초청 특강 ‘너의 10대를 응원할게(강연 기사: 10대 청소년에게 전하는 최지훈 청년멘토의 화상응원)’를 줌(ZOOM)을 통해 진행했다.

올해 3월 코로나 정국에서 10대 청소년을 응원하기 위해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개최한 특강에서 강의하는 최지훈 멘토.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올해 3월 코로나 정국에서 10대 청소년을 응원하기 위해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개최한 특강에서 강의하는 최지훈 멘토.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그가 벤자민학교와 첫 인연이 된 것은 작년 벤자민학교 전북학습관에서 강의를 하면서였다. “페이스북을 통해 전북학습관 나대한 선생님께서 제 책으로 수업을 했다고 하셔서 제가 기회가 되면 전주에 가갔다고 했죠. 그 이후 다른 학습관에서도 강연을 하게 되었고 올 초에는 벤자민학교 중앙에서 초청해서 전국 청소년 대상 온라인 강연을 하게 되었죠.”

그는 특히 기억에 남는 벤자민학교 학생으로 올해 벤자민학교를 졸업하고 학교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김민성 학생(벤자민학교 7기)과 졸업생 임소은(벤자민학교 2기) 학생을 손꼽았다.

최지훈 멘토는 “김민성 군은 열정이 남달랐습니다. 전북학습관 강연 때 처음 만났는데 작년 무전여행을 하면서 울산에 갈 텐데 만날 수 있는지 연락을 주었어요.  보통 강연을하면 극히 소수만이 강연이 끝나고 저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저는 그런 적극적인 청년들의 꿈을 열렬히 응원하기에, 민성군이 울산에서 보자고했을 때 그 열정에 감탄하여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도 다양한 경험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더군요.”라고 했다.

벤자민학교 졸업생 임소은 양은 그가 운영하는 ‘체인지라이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체인지라이프는 작은 실천으로부터 삶의 변화를 시작하는 프로젝트이다. 매일 아침 이불정리와 감사일기, 차 마시기, 5분 명상 4가지를 하고 단체 카톡방에 서로 공유한다. 다른 미션은 저녁에 카페에 성과와 소감을 올린다. 최지훈 씨는 멘토로서 도우며 주마다 줌(ZOOM)미팅을 하고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열어 독려하며 평생 자신이 가져갈 본인만의 습관을 만든다.

자기성장 플랫폼 '체인지 라이프' 최지훈 대표는
자기성장 플랫폼 '체인지라이프' 최지훈 대표는 "100일 프로젝트 기간 동안 매일 이불개기, 차마시기, 감사일기 쓰기, 5분명상 4가지를 아침마다 실행한다."고 했다. 4가지 습관을 기록한 체인지라이프 후드티. [사진=강나리 기자]

“체인지라이프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도록 ‘환경설정’을 하는 것이죠. 현재까지 거쳐 간 사람이 200명 정도입니다. 10~15명 단위로 100일 간 하는데 대부분 해냅니다. 임소은 학생의 경우 좋은 것을 바로바로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멋진 능력을 갖고 있었어요. 자신의 장점인 디자인을 활용해 수익모델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하고 플랫폼을 소개했는데 그걸 해내더군요. 앞으로 굉장히 기대되는 청년입니다.”

최지훈 멘토는 “벤자민학교 과정 중 아르바이트를 통한 경제수업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립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죠. 만약 의식주가 제대로 해결이 안 되는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되면 늘 마음의 여유가 없이 쫒기는 삶을 살게 됩니다. 꿈을 이루는데 부정적일 수밖에 없고 늘 열등감으로 타인과 비교하며 불행이 시작되니까요.”라고 했다.

또한 그는 삶을 변화시키는데 멘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가 본격적으로 101가지 버킷리스트를 통해 변화하게 된 것은 군 제대 후 이동진, 오현호 청년모험가를 찾아가면서 시작되었어요. 그분들도 벤자민학교 멘토들이죠.(하하) 두 분을 만나고 5년이 지나니 저도 그분들처럼 강사로서 서고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선한 영향력의 대물림’이죠.”

그는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어요. 더불어 살아가야 하죠. 멀리가려면 함께 가야 합니다. 즐탁동시猝啄同時라고 해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할 때 어미닭이 바깥에서 마주 쪼아 돕는 역할을 하죠. 알을 깨버리는 게 아니라 금이 갈 정도로만 하죠. 멘토는 그런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롤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저도 새로운 도전을 하려면 두려운데 멘토를 보며 ‘사회가 제시한 틀이나 규정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저렇게 행복하고 자신의 삶을 살면서 충분히 경제적 안정도 누리는 구나’하는 걸 보았으니까요.

지금도 분야별로 멘토가 있습니다. 그 중 체인지라이프의 부대표로 함께하는 신우진 연구소장님은 프로그램 개발자인데 스타트업 청년CEO들을 위해 창업멘토링을 해주며 재능기부를 하시죠. 저보다 15살 많은데 항상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해줍니다. 힘들 때 ‘넌 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 제가 수익모델에 몰두해 방향을 잃으면 체인지 라이프를 세운 본래 목적을 일깨워 주시죠. 정말 소중한 분들입니다.”

최지훈 멘토는 청년과 청소년 대상 강연과 '체인지 라이프'를 통한 멘토링을 하며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최지훈 멘토는 청년과 청소년 대상 강연과 '체인지라이프'를 통한 멘토링을 하며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그는 벤자민학교 학생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로 직접 음료수를 제조해서 길거리에서 팔아보기와 붕어빵 장사 해보기를 꼽았다. “낯선 경험을 해보는 거죠. 2가지를 하려면 유동인구를 파악하고 투자와 수익을 고민해야겠죠. 경영을 배우는 기초가 될 겁니다. 낯선 경험을 통해 자신이 창조할 수 있는 역량을 늘이는 것은 필수가 될 것입니다.”

최지훈 대표는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에 관해 “저는 고비사막레이스에서 걷지 않고 끝까지 달려 19번째로 들어오면서도 삶을 배웠고, 네팔에 고아원 설립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처음 하면서도 삶을 배웠습니다. 육군장교로 복무할 때는 500명이 넘는 관심사병 상담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고문관’이라 했고, 요즘은 ‘격려가 필요한 장병’이라고 부르죠. 어떤 경험의 깊이가 중상(中上)이상이 되면 융합을 이루더군요. 융합이 지혜로 돌아오죠.

명상을 예로 들면, 호흡명상, 싱잉볼 명상 등 5가지를 배우고 인문학에 관심을 두어 역사 등 5가지를 배우면 융합할 경우의 수가 25(5x5)가지가 되죠. 마찬가지로 경영, 음악, 마케팅 등 분야를 확장하면 제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로 커지고, ‘최지훈’이라는 독특한 브랜드가 생깁니다. 미래사회는 한 우물만 파는 시대가 아닙니다. 그래서 다양하고 낯선 경험은 언젠가 다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죠. 쓸데없는 경험은 없고, 잘못 판 우물도 없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제가 필요한 수익을 하나의 직업으로 모두 충당하지 않으려 합니다. 30%는 이 직업에서, 40%는 다른 직업에서, 또 다른 직업으로 20~30% 이런 식이죠. 어느 한 직업에 얽매이지 없고 다른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 전환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천재적인 화가이자 과학자, 기술자고 사상가였어요. 플라톤은 뛰어난 레슬링선수이자 훈장을 받은 군인, 위대한 철학가였죠. 우리나라에는 사상가, 정치가, 화성을 축조한 기술인으로 활약한 정약용 선생이 바로 폴리메스(polymath) 박학다식자였죠. 지금 저는 인문학 분야에 몰두하고 있고, 나만의 음악을 작곡해 버스킹을 해볼 생각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서 ‘종합예술인’이 되는 게 제 현재 목표입니다.(하하) 내년에는 ‘체인지라이프’를 사회적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고요.”

청년 모험가 최지훈 씨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정식 멘토가 되어 위촉장을 받았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청년 모험가 최지훈 씨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정식 멘토가 되어 위촉장을 받았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그가 벤자민학교 학생들의 멘토로서 꼭 권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여러분 인생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버팀목이 되어줄 멘토와 평생 인연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없으면 메일을 보내고 ‘멘토를 해 달라’고 부탁하세요. 그 열정에 감동할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에게 멘토가 있는가 없는가, 어떤 멘토가 있었느냐에 따라 삶이 크게 달라질 겁니다.

둘째는 습관으로 명상과 독서, 기록만큼은 꼭 가져갔으면 합니다. 독서를 통해 문제해결력을 기르고 명상과 심리를 공부하며 나의 내면을 돌아보세요. 그리고 하루하루 기록하며 삶의 의미를 만들어 보세요. 세 번째는 도전으로 혼자서 낯선 지역 여행을 가서 1박 2일, 2박 3일 머물며 사색 일기를 기록하면 뜻 깊을 겁니다. 내 인생은 그 누구도 대신 책임져 주지 않죠. 만약 부모님이 과하게 챙기려 한다면 ‘제 스스로 해보겠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최지훈 멘토는 “저는 가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묻습니다. ‘네가 가진 그 꿈이 정말 네가 원하는 너의 꿈이 맞느냐?’고요. 심리학 용어로 가스라이팅(gaslighting: 심리조정)이라고 하는데 부모님이 제시하고 강요한 꿈을 자기의 꿈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부모님이 갖고 있는 결핍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아이의 결핍이 되는 것이죠. 부모님은 자녀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입니다. 저는 부모님의 가장 큰 미덕은 ‘믿고 기다려 주기’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여러분의 삶을 타인에게 맞춰 살지 마세요. 인생에서 부모님도 사실 타인이죠. 생각 만해도 가슴 뛰는 자신의 꿈을 가지세요.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루어집니다.”라고 조언했다.

최지훈 멘토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에게
최지훈 멘토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에게 "생각 만해도 가슴 뛰는 자신의 꿈을 갖고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격려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최지훈 멘토는 누구나 ‘교육혁신, 교육변화’를 외치면서도 아직 멈춰있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학생과 학생이 경쟁하고, 학교는 학교끼리 경쟁합니다. 선생님 간에도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죠. 야간자습을 시키며 1점 더 올리려고 애를 쓰죠. 저는 점차 의식수준이 높아져 경쟁이 낮아질 줄 알았는데 가면 갈수록 더 심해져요. 이제는 학생들에게 ‘이미 사회시스템이 이렇게 되어 어쩔 수 없다. 너희가 시스템에 순응해야 한다.’고 합니다. 책임질 주체도 사라지고 경쟁이라는 현상만 남은 거죠. 그래서는 누구도 행복하지 못합니다.

벤자민학교처럼 도전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미래 자립하여 자신만의 삶을 설계할 밑거름과 용기를 주는 학교가 우리 사회에 더욱 필요합니다. 저도 청소년을 위해, 미래교육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