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원은 신광철 한국학연구소장을 초빙, “한옥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 홍익을 보다”을 주제로 11월 11일(수) 오후 7시 30분부터 제205회 국민강좌를 개최했다.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국학원은 신광철 한국학연구소장을 초빙, “한옥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 홍익을 보다”을 주제로 11월 11일(수) 오후 7시 30분부터 제205회 국민강좌를 개최했다.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사단법인 국학원(원장 권나은)은 신광철 한국학연구소장을 초빙, “한옥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 홍익을 보다”을 주제로 11월 11일(수) 오후 7시 30분부터 제205회 국민강좌를 개최했다. 이 강좌는 국학원 유튜브 채널을 통하여 중계됐다.

신광철 한국학연구소장은 “한국인을 알아야 한국이 보인다. 한옥을 알아야 한국인의 집이 보인다. 한국인의 정신과 철학 사상이 그대로 다 다 녹아 들어가 있는 것이 한옥이라고 할 수 있다.”며 먼저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문화를 비교해 설명했다.

신 소장은 “중국 문화는 황제의 문화, 황제는 힘, 권력으로 통치를 한다. 힘의 원리로 백성을 통치하는 것이 중국 정치이다. 그것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과장과 과시이다. 그래서 중국 문화는 크고 높고 웅장하고 화려하다. 인간을 위축하게 하는 문화이다. 만리장성, 자금성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하고, “일본의 문화는 무사의 문화이다. 무사로 상징되는 것이고 칼은 두렵다. 칼의 문화는 정형, 틀이다. 정형의 문화는 규격화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국, 중국과 일본의 문화 특징.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한국, 중국과 일본의 문화 특징.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그는 “한국은 극단의 문화, 양쪽 문화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황제, 일본은 무사, 한국은 대인의 문화와 선비의 문화를 같이 가지고 있다. 이 선비의 문화는, 책, 붓으로 얘기할 수 있다.”며 “이 책과 붓은 정신을 얘기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정신을 자신의 정체성으로서 문화로서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다. 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 극단을 알고 있다. 양극단을 알고 있어 한국의 미는 대칭미와 자연미이다. 여기에서 바로 우리는 한옥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미의 특징.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한국미의 특징.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이어 신 소장은 불국사의 담, 본체 건물, 석가탑과 다보탑 등을 건축물을 예로 들어 한국미의 비대칭성을 소개했다.

궁궐로 창덕궁을 들어 신 소장은 “자금성을 본 우리나라 사람들이 창덕궁은 자금성의 화장실 정도밖에 안 된다고 자조적인 이야기를 한 것을 여러 번 들었다”며 “자금성은 다시 지을 수 있지만, 창덕궁은 다시 똑같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금성은 인위적으로 똑같은 모양을 지금 고대로 만들면 되지만 창덕궁은 자연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미, 창덕궁.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한국미, 창덕궁.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그는 우리 한옥은 비대칭 건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옥은 좌우가 대칭이 되는 건물이 없다. 종묘, 부석사 건물 등도 비대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칭 속에서 자연스러움과 완성을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건축물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옥은 두 개의 문화가 만났다. 하나는 난방문화, 또 하나는 북방 문화이다. 남방문화는 마루, 북방 문화는 온돌로 대표된다.”며 “한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온돌인데, 에너지 효율이 좋다. 한옥은 불 때는 공간과 난방 공간이 완전 분리되어 있어 위생적이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한옥, 남방문화와 북방문화의 만남.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한옥, 남방문화와 북방문화의 만남.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한옥은 춥고 어둡고 불편하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신 소장은 “한옥은 현대 건축물과 비교했을 땐 분명히 춥고 어둡고 불편하다.”면서 “그럼 자금성 지금 현대 건축과 비교하면 춥고 어둡고 불편하지 않을까, 베르사유 궁전은 죽고 어둡고 불편하지 않을까? 당연히 춥고 어둡고 불편하다. 지금 현대 건축물과 비교해서 모두 같은 상황에 있는 것이 고대 건축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소장은 “한옥이 춥다고 얘기하는데 세계에서 보일러가 발명되기 전에 가장 따뜻한 집이 한옥이었다. 한옥이 어둡다고 하는데, 전등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가장 밝은 집이 한옥이었다. 창호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금성이나 베르사유 궁전의 창문을 닫으면 어두워진다. 창문을 열면 바람이 그대로 들어온다”고 한옥의 장점을 소개했다.

한국인의 대인 기질이 반영된 마당.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한국인의 대인 기질이 반영된 마당.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신 소장은 “한옥은 지금 입장에서 상당히 불편했지만 과거의 농사짓는 건축물로서 농경 국가의 건축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건축물이다. 마당이라는 공간이 있는 것도 당연히 농사짓는데 필요했고 통과의례로서도 필요한 공간이었다. 그것이 우리 건축물의 대표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옥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정신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마당이다. 마당은 대인의 기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는 “대인은 큰뜻 큰 마음 세상을 전체를 다 받아들이는 사람을 이야기하는데, 한옥에서는 그것이 마당이다. 그래서 집은 작게 만들고 마당은 넓게 만든다. 또 방은 작게 만들고 문과 창은 크게 만든다. 또한 담은 낮춰서 자연을 끌어들여 만든다. 세계에서도 마당에 아무것도 심지 않고 비워두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한옥에서 대인 기질을 반영하여 개방과 소통을 아주 중요시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들어걸개 문이라고 했다.

들어걸개문.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들어걸개문.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들어걸개 문은 분합문이라고 하는데, 네 개의 문으로 만들어져 있어 두 장씩 접을 수 있고, 두 장씩 접은 문을 포개면 하나가 된다. 네 개의 문이 하나로 접히면 이것을 들어 올려 상부의 걸쇠에 건다고 해서 들어걸개 문이라한다.

신 소장은 “들어걸개 문은 세계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고 한옥을 밝은 집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들어걸게 문이다. 우리가 자연을 받아들이는 것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들어걸개 문이다”라고 말했다.

신 소장은 ‘안쏠림’을 바로 잡으려는 기법을 소개했다. ‘안쏠림’은 기둥을 수직으로 세우면 가운데에서 바깥쪼긍로 갈수록 기둥 위쪽이 벌어져 보인다. 이를 바로잡으려는 방법이다. 이 또한 착시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인데 바깥쪽의 기둥을 살짝 안쪽으로 기울게 세운다. 이를 ‘안쏠림’ 또는 ‘오금법’이라 한다. 또 ‘앙곡’이라는 기법이 있는데 이는 처마선부터 추녀까지 전체적으로 완만한 곡선을 주어 양 끝, 곧 추녀 부분이 처져 보이는 현상을 바로잡으려는 방법이다.

그렝이기법.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그렝이기법.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이러한 점을 들어 신 소장은 “과학에 인본을 들여놓았다”고 말했다.

한옥만의 미로 덤벙주초를 든 신 소장은 “덤벙주초는 생긴 그대로의 자연석을 초석으로 쓴다고 하여 덤벙주초라 한다. 건축물을 지을 때 완전히 수평을 만든 다음에 건축물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는 그 지형에 있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건축물을 수평으로 올린다. 그러다보니 덤벙주초도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덤벙주초.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덤벙주초. [사진=국학원 유튜브 갈무리]

 

한국의 미를 가장 대표적으로 잘 나타내는 것을 신 소장은 도랑주기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랑주기법은 우리나라 건축에서만 있는 아주 독특한 기법이다. 도랑주기법은 기둥을 세울 때 열 개의 기둥 중에서 한두 개는 다르게 만들어낸다. 구례 화엄사 구층암에 있는 모과나무가 그 예이다. 나무를 가지만 치고 껍데기만 벗겨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라며 “이 도랑주기법을 저는 가장 한국적인 한옥을 만들어내는 그 정신의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강연을 마치며 그는 “청량산의 청량사에 가서 아, 참 한옥이 아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다시 한 번 경탄했다”며 “이 비대칭미, 산과 자연과 계곡과 전혀 엉뚱하게 서로 독립적으로 있지만 전체가 기가 막히게 어울어져 있다 이 비대칭미가 한국미의 절정이라고 생각한다. 한옥은 비대칭미와 자연미와 단순미 삼박자가 만들어내는 위대한 건축물이다. 한옥, 한국인이 만들어내서 더욱 빛나고 한국의 정신이 들어가서 더욱 빛나는 건축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