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하나인 지구와 우리의 삶
우주와 하나인 지구와 우리의 삶
  • 고병진 홍익교원연합 회장
  • k-spirit@naver.com
  • 승인 2020.1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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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병진 홍익교원연합 회장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람들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각자 자신의 세상을 꿈꾸고 만들면서 더 큰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얼마 전 가수 나훈아의 ‘테스형’ 가사에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라는 구절에 듣는 사람마다 각자의 세상과 인식하는 전체의 세상의 모습을 떠올리며 울림이 있었을 것이다.

고병진 홍익교원연합회장
고병진 홍익교원연합회장

‘세상’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생명체가 살고 있는 지구’,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사회’,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곳’, ‘사람들의 마음’ 등이 있다. 이 모든 의미를 담아 보면 ‘세상이란 우리가 생명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인간은 물리적 존재이면서 의미적 존재이다. 자기 존재의 가치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다. 자신에게 진지하게 한번 물어보자.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언제 태어났는지. 나는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던 어린 시절 내가 보는 세상은 산으로 둘러싸인 좁은 공간이었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산과 들로 마음껏 뛰어다니며 놀 수 있었고, 하늘을 보며 해, 달, 별의 움직임과 흘러가는 구름 그리고 비와 눈이 내리며 산과 들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고 느끼고 마음껏 상상할 수 있었다.

도시에서의 고등학교 시절 나는 도시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말이면 도망치듯 시골로 간 기억이 생생하다. 산업화로 인해 도시화가 가속되던 시기였기에 매연과 악취에 숨이 막혔고, 소독 냄새나는 물을 마시는 게 엄청난 고통이었다. 회색빛의 우중충한 하늘은 상상의 통로마저 막혀 있다가 주말에 시골의 밤하늘을 보며 광활한 우주를 궁금해하고 좋은 세상을 상상하며 회복하기도 하였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세상이 빠르게 다양한 모습으로 변했음을 실감한다.

가장 큰 세상을 표현하는 단어는 ‘우주’이다. 현대 우주과학은 관측기술과 정보처리기술의 발달로 우주의 신비를 하나씩 벗겨 내다가 21세기에 들어 빅뱅 우주론으로 완성되었다. 빅뱅 우주론에 의하면 약 137억 년 전 대폭발로 빛의 우주가 탄생하였으며 이후 팽창하는 과정에 점차 온도가 낮아지면서 쿼크, 전자와 같은 기본입자들이 만들어졌다. 이 기본 입자들로부터 지구와 생명체를 비롯한 우주를 이루는 모든 물질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 통합과학 교과서에는 빅뱅 우주론에 근거하여 ‘물질의 규칙성, 시스템과 상호작용, 변화와 다양성, 환경과 에너지’라는 단원이 있다. 이 단원에 첨단 과학의 기원과 원리, 활용 측면과 과학 발달로 이룬 현재의 인류 문명의 폐해로 발생하는 환경과 에너지 문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 융합 과학 핵심 역량을 기르는 재미있는 탐구 내용들이 담겨 있다. 통합과학은 고1 교육과정에 필수 교양과목으로 이수하게 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 인재 육성의 기본 방향의 일면을 볼 수 있다.

통합과학 교과서 내용 한 부분을 더 소개하면, ‘물질의 규칙성과 결합’ 단원의 <생각 열기> 제시문으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자신의 책에서 ‘만약 당신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과파이를 만들려고 한다면 먼저 우주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있다. 사과파이를 만들기 위해 우주가 필요하다고 한 까닭은 무엇일까?”

<활동하기>로 “사과파이의 재료는 사과, 밀가루, 설탕, 버터, 달걀 등의 재료이다. 사과파이를 포함한 모든 물질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칼 세이건의 말이 뜻하는 것을 원소의 탄생과 관련지어 풀이해 보자.” 라고 안내한다.

이 문제에 정답은 없다. 모둠활동을 통해 자료를 찾고 토론하며 모둠별 결론을 도출하여 발표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이 지식 습득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찾고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 탐구능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의 역량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주에 대한 인식체계는 그동안 과학의 수준에 따라 변해왔다. 우주의 모습은 과학자 집단의 탐구를 통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2세기),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지동설(16세기)에 이어 대폭발로 팽창하는 빅뱅 우주론(21세기)으로 합리적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지구촌에 살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지식정보를 통해 알고는 있지만 생활 속에서의 인식은 천동설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 과학은 빅뱅 우주, 기본입자, 별의 진화, 태양계, 화학적 진화, 생물의 진화의 배후에 들어있는 기본 원리들을 통하여 우리 자신과 지구와 지구 생명체의 존재 이유를 밝히고 활용하려고 하였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삶의 풍요와 편리함은 우주와 생명의 탐구에 기반한 첨단 과학기술의 문명적 성과이지만 이에 반해 우주와 생명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통해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라는 인문학적 질문에 대한 통합적 성찰은 등한시한 면이 있다.

우리는 137억 년 전 대폭발(빅뱅)로부터 시작된 온전한 하나이다. 우주의 근원을 알지 못한 분리 의식에 기반한 사고체계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을 분리하게 만든 결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인류는 양극화 문제와 기후변화, 환경오염, 종교간 갈등, 국가 간의 군사적 대립과 무역 분쟁 등 수많은 고통을 겪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협받고 있다.

인류가 만든 모든 문제의 해결 방법은 인간 뇌의 통합적 운영체제의 회복에 있다.

“하늘과 땅과 사람(생명)은 본래 하나에서 비롯되어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근본은 변함이 없다.”, “우리의 본성은 밝은 빛”, “널리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라”는 우리 조상님들의 가르침에 경이를 느낀다. 이것이 바로 인간성 회복을 위한 가르침이자 방법임을 깨닫고 ‘작은 나’에서 큰 하나인 ‘우리’라는 통합 의식의 사고체계를 회복하자. 지구촌의 밝은 미래에 관심 있는 모든 이에게 먼저 고등학교 「통합과학」 교과서의 독서를 권하고 싶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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