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조, 박필교, 이연정, 함성주 작가가 “존은 뒤에 가서 죽는다”라는 전시를 10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아트노이드178에서 개최한다.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데이비드 윙의 소설 제목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John Dies at the End)”의 ‘끝’을 ‘뒤’로 다시 해석한 이번 전시는 네 명의 회화작가를 통해 ‘뒤’가 지니는 복합적인 의미망을 성찰한다.

김민조 작가는 ‘뒤’의 시간적 구조를 작가가 속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보여준다. 작가에게 ‘뒤’는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나선형을 이루며 작동하는 공간이다. 같은 자리를 도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어딘가를 지향하고 있는 나선 운동처럼 일상의 사소하고 이름 없는 존재들 역시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무언가를 향해 끊임없이 운동한다.

김민조, 박필교, 이연정, 함성주 작가가 “존은 뒤에 가서 죽는다”라는 전시를 10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아트노이드178에서 개최한다. [포스터=아트노이드178]
김민조, 박필교, 이연정, 함성주 작가가 “존은 뒤에 가서 죽는다”라는 전시를 10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아트노이드178에서 개최한다. [포스터=아트노이드178]

 

 

박필교 작가는 주로 자신의 나체를 소재로 삼는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상태를 냉철한 시선으로 탐구하는 작가는 자신의 뒷모습을 통해 우리가 처한 삶의 모습을 거짓 없이 보여준다. 안전하다고 믿고 따랐던 보호막을 걷어내면 민낯의 살풍경이 생경하게 드러나지만, 그 낯선 상황 속에서 우리는 더욱 우리 자신이 된다.

이연정 작가는 ‘뒤’가 지니는 미래로의 개방성을 작업의 수행적 특성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의 작업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활동이 그러하듯이 생은 멈추지 않고 운동한다. 그런 한에서 모든 ‘뒤’는 그야말로 계속해서 ‘뒤로’ 지연된다. 작가가 길에서 발견한 사물들은 조각난 파편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지 모를 잠재적 사물들이다.

함성주 작가는 의식의 뒤편으로 탈락되고 밀려난 이미지들을 다시금 불러 모은다. 이 재생 과정은 작가의 주관적 감각 운동을 확인하는 일임과 동시에 과거의 퇴적물을 의식의 표층에서 객관적으로 다시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앞서 제작한 작품들을 뜯어서 보관하고 새로운 작업에서 이들을 다시 합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차이가 발생한다. 차이와 반복은 생의 법칙이기도 하다.

김태은 아트노이드178 디텍터는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은 그 이면이고 이후이며,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틈새이다. 의미와 의미 사이의 틈새. 표면과 그 이면 사이로 의미는 항상 미끄러진다. 서로를 감아 돌며 의미를 감추는 단어의 양면성, 그 비껴나가는 의미를 잡아채는 것이 여기 네 작가들이다. 아니, 출발은 같았다. 그러나 세계는, 작가들은 각자의 뒤를 발견했다. 그렇다 존은 뒤에 가서 죽는다. 그렇다고 뭐가 달라지는가.”라고 이번 전시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 “존은 뒤에 가서 죽는다”에서 김민조, 박필교, 이연정, 함성주 작가가 회화의 평면성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특유의 순간성과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과 영화에서 존을 보았던 이들에게는 회화 공간 속에서 존은 어떤 모습일지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 기간 중 휴관일 없이 12시부터 18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아트노이드178(성북구 삼선교로6길 8-5(B1))은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

■전시개요

-전 시 명: 아트노이드178 기획초대전 <존은 뒤에 가서 죽는다>
-초대작가: 김민조 박필교 이연정 함성주
-장 소: 아트노이드178 (서울시 성북구 삼선교로 6길 8-5, B1)
-기 간: 2020. 10. 27. - 11. 10 12:00–18:00 * 전시 기간 중 휴관 없음
-주 관: 아트노이드178
-입 장 료: 무 료
- 문 의: 아트노이드178 (02-742-6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