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달의 민족!”

이 광고를 처음 보면서 픽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기억나는 것은 방송에서도 기사화된 장면들이다. 수해가 나서 다리가 끊어졌는데도 줄을 메달아 짜장면을 배달해주는 모습, 허리까지 물이 차올라온 물난리 속에서도 음식을 배달해주는 모습들이다. 그렇다. 우리는 배달의 민족이다. 뭔가 그냥 단순히 물건이나 음식을 배달하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찐한 마음이 담겨 전해지는 그런 사랑이 담긴 배달의 민족이다.

 

해마다 개천절이 오면 우리는 다시 한웅과 웅녀, 그리고 단군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러나 개천절은 우리에게 흥분과 기대감을 주는 일이라기보다 그저 치루어야 할 의무적인 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의 일상의 생활 속에서 재미와 기쁨을 주기보다는 의무감과 형식적인 부담으로 치루는, 한마디로 재미없는 행사가 된 느낌이다. 그래서 배달의 민족과 같은 웃음과 함께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배달’이라는 단어가 진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흔히 ‘배달’은 ‘밝달’의 의미로 해석되어져 왔다. ‘밝은 땅’의 의미이다. 땅이 밝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쓰였을까?

『단군교포명서』에는 ‘배달’의 의미를 “천신 할아버지의 광명이 비친 땅”이라는 의미로 전하고 있다.

古語 謂祖曰倍 謂父曰比 指光輝之物曰達 祖父光輝 被 四表土地 倍達 卽祖光

고어에 '할아버지 조(祖)'를 일러 '배(倍)'라 부르고, '어버이 부(父)'를 일러 '비(比)'라고 부르며, 모든 사물의 '광휘(光輝)'를 가리켜 '달(達)'라 하니, '조부의 광휘를 받은 흙으로 덮인 땅'이라 하여 국호를 정한 바 '배달(倍達)'은 곧 '조광(祖光)'을 뜻하는지라.

이렇게 ‘배달’이라는 국명은 ‘천신(天神)으로서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오신 한웅할아버지의 광명이 비친 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단군조 중엽부터 지나인들이 외국의 국명을 사특스럽고 좋지 않은 글자들로만 표기하던 관례에 따라 ‘배달’의 한자의 글을 그 뜻과 음으로 바꾸어 "조선(朝鮮)"으로 쓰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배(倍)’를 의미하는 한자인 할아버지 '조(祖)'를 같은 음(音)의 아침 '조(朝)'자로 바꿔치고 ‘광휘’를 뜻하는 ‘달(達)’을 그 비슷한 뜻을 지닌 빛나는, 또는 고울 '선(鮮)'자로 바꿔쳐서 ‘배달’이 ‘조선’으로 변했다. 그래서 “아침 해가 선명한 땅”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의미만 남게 되었다. 도대체 아침에 밝지 않은 땅이 어디 있을 것인가?

『단군교포명서』에서는 이런 배달의 의미와 함께 '배달목(倍達木)'이라고 하는 것은 “광휘목(光輝木)으로 할아버지의 광명이 비친 신단수 나무”이며, '태백산(太白山)'이라 함은 “할아버지의 광명이 비친 산”이라는 의미이며 (할아버지 배[倍]가 한자로는 함께 통하는 음인 백[白]이 됨), '패강(浿江)'라 함은 “할아버지의 광명이 비친 강”이라는 의미라고 전한다.(압록강의 옛말인 패강의 패[浿]자 역시 할아버지 배[倍]자와 통하는 음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단군왕검은 박달나무 단(檀)의 훈차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배달임검”으로 불리던 것을 한자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 역사는 한웅 시절뿐만 아니라 단군 시절까지도 이어오면서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배달-천신 할아버지의 광명이 비친 땅”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온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승헌 총장은 개천(開天)이란 눈에 안 보이는 하늘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사람의 마음을 욕심과 무지와 어리석음의 어둠속에서 건져내서 하늘의 밝고 광명한 깨달음으로 가르침과 교화를 베풀어 인간의식을 크게 진화시킨 것으로 보았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는 조선의 법궁이었던 경복궁이 있다. 그 경복궁의 정문이 광화문(光化門)이다. 광(光)의 의미를 『서경(書經)』 요전(堯典)에 첫 문장에서 찾고, 화(化)의 의미를 천자문(千字文) 열여덟 번째 문장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光被四表(광피사표)하시며 格于上下(격우상하)하시니라

광명이 사방에 빛추어 모두에게 그 빛이 두루 미치게 한다.

化被草木(화피초목)하고 賴及萬方(뢰급만방)이라.

교화가 풀과 나무에까지 이르고, 어진 덕이 온 세상에 고루 미치게 되었다.

‘조선(朝鮮)’이라는 단어를 ‘배달(倍達)’이라는 원래의 의미와 발음대로 부른다면 우리는 조선 500년, 아니 배달국 5000년의 역사와 의미를 전하고 있는 광화문(光化門)을 만날 수 있다. 천신이신 할아버지의 광명이 사방에 비추고 그 교화가 풀과 나무에까지 이르러 어진 덕이 온 세상에 가득 펼쳐진 세상이 열리는 광화문이다.

광화문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광명한 빛이 된다.

광화문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광명한 하늘이 된다.

광화문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광명한 배달의 민족이 된다.

이제 우리의 아이들에게 배달의 민족을 이야기 하자. 너무나 재미있어서 밤새 듣고 싶은 이야기로 들려주자. 그리하여 그 아이들의 가슴속에서 오랜 할아버지의 꿈이 살아나서 동방의 빛이 다시 한 번 켜지는 그 날을 기대하자. 그 날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