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이 10월 15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정형민 감독과 이춘숙 할머니가 참석한 파이널 씨네토크를 성료했다. [사진=(주)영화사 진진]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이 10월 15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정형민 감독과 이춘숙 할머니가 참석한 파이널 씨네토크를 성료했다. [사진=(주)영화사 진진]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이 10월 15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정형민 감독과 이춘숙 할머니가 참석한 파이널 씨네토크를 성료했다.

이날 씨네토크의 진행을 맡은 허희 평론가는 <카일라스 가는 길>의 시작에 관한 질문으로 토크를 시작했다.

허희 평론가는 “이춘숙 할머님은 이제까지 해외여행을 가보신 적 없고, 아들, 정형민 감독이 제안하는 관광도 거절했었는데 순례는 먼저 떠나자고 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정형민 감독은 “2014년 히말라야에 다녀와서 그곳에서 600년이 넘은 사찰을 보게 된 이야기를 어머님께 말씀드리니 어머니가 그 곳에는 한번 가보고 싶구나, 말씀하셔서 함께 순례를 떠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고령인 어머니의 건강에 우려가 없었는지 물었다.

정 감독은 “어머니가 손수 농사도 짓고 톱질을 하고 장작도 구해오시는 분이라 건강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며 “2016년 겨울, 영화에 담긴 카일라스 순례를 떠날 때에도 어머니가 여전히 체력이 변함이 없으셔서 마지막 순례라고 생각하고 샤머니즘의 발상지이자 성스러운 호수인 시베라이의 바이칼 호수를 시작으로 한 카일라스 순례길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허희 평론가는 영화에 2014년, 2017년 순례의 기록이 혼재되어 있는 반면 관객이 유추할 수 있는 설명이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정 감독은 “2014년에 첫 히말라야와 무스탕 순례를 담은 <무스탕 가는 길>이라는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에서 상영했으나 관객에게 소개할 시간도 없이 2017년 순례를 떠났다. 이 땅의 여행자들과 순례자들에게 영화를 바치고 싶었다. 있는 그대로 만들고 싶었고, 극화하고 싶지 않아서 영화가 불친절하다”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묻는 질문에 정 감독은 “길 위에서 여행하는 홍콩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여자 분이 어머니에게 ‘고마워 할머니’라고 말해주는 장면이 좋았다”며 길 위의 만남들에서 얻은 영감과 감동을 전했다.

한편 극중에서 이춘숙 할머니가 외국인 여행자들과 만나 한국어로 대화를 하는데 소통이 되는 것에 대해 “길에서 만난 친구들은 굉장히 마음이 열려있었다. 순수한 마음과 열린 마음으로 하니까 어머니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단상에 함께 올라온 이춘숙 할머니는 “나는 3개월 동안을 아들의 손을 잡고 걸었으니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할망구다”며 “‘내가 좋아하는 그 산에서 낙오하지 않고 기도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여러분도 젊은 시절에 하고자 하는 일 다 이루시고 백세 시대이니 모두 100살까지 사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허희 평론가는 “<카일라스 가는 길>에서 강조점은 ‘카일라스’가 아니라 ‘가는 길’에 찍히는 듯하다’며 ‘부처님의 자비와 예수님의 사랑을 언행으로 실천한 이춘숙 할머님을 보면 ‘본질로서의 종교적인 것’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라면서 씨네토크를 마무리했다.

<카일라스 가는 길>은 여든넷 이춘숙 할머니가 카일라스 순례를 통해 살아왔던 시간을 돌아보고 길 위의 자연과 오지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험을 담은 로드무비. 고령에도 지치지 않고 모험가의 마음으로 순례를 떠나는 이춘숙 할머니의 모습은 많은 관객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했다.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은 전국 영화관과 IPTV에서 만날 수 있다.